"이청연 교육감 구속되나" 인천 교육계 '술렁'

진보진영 "거취 표명해야", 교사들 "혁신 정책 무산 우려"

등록 2016.08.25 16:04수정 2016.08.25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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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수정 : 25일 오후 7시 31분]

이청연 인천시교육감이 취임 2년만에 최대 위기에 처했다.

3억원에 달하는 선거 빚을 건설업자에게 대납하게 했다는 의혹(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을 받고 있는 이청연 인천시교육감이 결국 구속 위기에 처한 탓이다.

도덕성을 강조해 온 진보 교육감이기에 3억원 뇌물 사건은 연루 더욱 뼈 아프다.

검찰은 지난 24일 이청연 교육감을 소환해 14시간동안 강도높은 조사를 마쳤고,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계는 이청연 교육감이 구속기소돼 직무정지를 당할지, 아니면 행정력이 떨어지더라도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을지를 놓고 걱정하고 있는 상황이다.

"교육감도 알고 있었다" 진술 확보한 검찰


이번 사건의 핵심은 이청연 교육감이 '선거 빚 3억원 대납' 사실을 알고 있었느냐 여부다.

특히 검찰은 이미 구속된 3명의 피의자에게서 이청연 교육감에게 보고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지검 특수부는 이 교육감의 측근 한 명으로부터 "당시 이 교육감에게 (3억원과 관련된 내용을) 보고했다. 교육감도 알았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25일 밝혔다.

이는 이 교육감이 3억원 뇌물수수에 공모한 혐의를 입증하는 중요한 단서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시공권 대가로 3억원 뇌물 조성 뒤 선거 빚 변제 

앞서 검찰은 최근 시공업체로부터 3억원을 받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로 인천시교육청 전 행정국장 박모씨(59·3급)씨와 이모씨(62)씨 등 이 교육감 측근 2명을 포함해 모두 3명을 구속기소했다.

이들은 지난해 인천의 한 학교법인 소속 고등학교 2곳의 신축·이전공사 시공권을 넘겨주는 대가로 건설업체 이사(57)로부터 총 3억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2014년 6월 교육감 선거 당시 이 교육감 쪽에 선거 자금을 빌려준 사업가가 빌려준 돈을 상환할 것을 요구하자 시공권 대가로 받은 3억원으로 갚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사업가는 경기도 부천에서 식당을 운영하며, 이 교육감과 같은 동향 인사인 것으로 전해졌다.

진보진영은 '반발' 인천교육계는 '우려'

이 교육감의 3억원 뇌물 사건 연루 사실이 알려지면서 인천지역 진보진영과 교육계는 난감해하고 있다.

인천지역 시민사회단체 등 진보진영은 2013년 12월18일 '2014 교육자치 인천시민모임'을 발족한 뒤 이 교육감을 단일후보로 선출하는 등 이청연 교육감의 선거운동을 도왔다.

진보진영의 압도적인 지지로 당선된 이 교육감이기에 실망감은 극에 달한 상태다.

실제로 정의당 인천시당은 이날 논평을 내고 "민주·진보 단일후보로 당선된 이 교육감이 비리에 연루됐다는 의혹은 인천교육의 변화를 바랐던 많은 시민들을 허탈하게 하고 있다"며 "이 같은 의혹이 사실이라면 시민에게 사과하고 스스로 거취를 표명하라"며 사실상 사퇴를 요구했다.

교육청 직원들과 일선 교사들도 검찰의 수사 결과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이청연 교육감이 구속기소돼 직무가 정지될 경우, 그동안 이 교육감이 추진해온던 인천형 혁신학교와 무상급식 등의 추진에 동력을 잃을까하는 우려 때문이다.

일선학교의 한 교사는 "현재 혁신학교 정책이 이제 막 첫발을 내딛었는데 교육감의 직무가 정지되면 동력이 떨어지는 것은 불보듯 뻔 한 일 아니겠냐"면서 "구속기소가 될 지 관심이 크다"고 말했다.

교육청의 한 직원도 "나근형 교육감의 비리 악몽이 되살아날까 두려다"며 "인천 교육청의 수장들이 잇따라 비위에 연루돼 씁쓸하기만하다"고 고개를 떨궜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인천지역 1인미디어 '미디어인사이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이청연교육감 #3억원 뇌물 #진보진영 진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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