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진주에서 발행되고 있는 <뉴스경남>은 25일자 1면에 권성덕 회장의 아들 결혼식을 '알림'란으로 실어 놓았다.
윤성효
언론사 회장의 아들 결혼식을 1면에 공지한 신문이 있다. 경남 진주에서 발행되는 <뉴스경남>은 25일 1면에 '알림'으로 회장 아들의 결혼식을 실어 놓았다.
신문 오른쪽 상단에 '알림'이라 해서 "본지 권성덕 회장의 자 홍준(본지 경영부장)의 결혼식을 알려드립니다"라 쓰고, 날짜와 시간, 장소까지 구체적으로 밝혀 놓았다.
대개 신문사의 경우, 해당 신문의 편집국 취재기자의 부서 이동이나 공공기관, 기업 등의 인사이동, 부고 소식 등은 '동정'란 등에 싣기도 한다.
하지만 신문사 회장 아들의 결혼식 소식을 1면 상단에 싣는 경우는 보기 드물다. 그로 인해 언론 윤리를 저버렸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강창덕 경남민주언론시민연합 이사는 "회장의 아들 결혼식을 그것도 1면에 게재한 것은 지면의 사유화다"며 "언론은 공적 기능을 담당해야 한다. 지면의 사유화는 언론의 공적 기능을 심각하게 훼손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그는 "결혼식은 지극히 개인적이고 집안의 사적인 일인데, 공적 기능을 하는 지면을 통해 알린다는 것은 독자들한테 공개적으로 결혼식에 참석해 축하해 달라는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주완 경남도민일보 이사는 블로그에 올린 글을 통해 "황당한 결혼식 알림을 봤다. 신문 1면 기사란에 <알림>으로 박스까지 쳐서 커다랗게 내보낸 것"이라며 "그것도 아직 한 달이나 남은 결혼식이니 앞으로 또 몇 번이나 저렇게 내보낼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김 이사는 "내가 지금까지 27년 동안 기자 생활을 해왔지만, 1면에 저런 식으로 회장 아들의 결혼식을 알리는 언론사는 본 적이 없다. 아마도 전 세계 언론역사상 전무후무한 일일 것"이라며 "내용을 보니 회장의 아들은 그 신문사의 경영부장으로 재직 중인 모양인데, 참으로 볼썽사나운 형태가 아닐 수 없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권성덕 회장은 전화통화에서 "나는 사주는 아니다. 주식 16%만 갖고 있다"며 "독자한테 결혼식을 알리는 게 무엇이 잘못이냐. 아들 결혼식을 독자들한테 알렸을 뿐"이라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언론 윤리에 결혼식을 알리면 안된다는 게 있는지 모르겠다"며 "좋은 행사를 이상하게 하면 안된다. 같은 언론인으로서 좋은 모양새가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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