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여 해변을 따라가는 명품길

[늘 푸른 섬 대청도 이야기 ②] 농여 해안-미아동 해안

등록 2016.08.29 14:01수정 2016.08.29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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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농여 해안에서 잡은 게
농여 해안에서 잡은 게이상기

게를 잡는 어부를 찾아 무엇을 잡았는지 들여다본다. 얼핏 보기에도 게가 네댓 종류는 되는 것 같다. 모래사장에 듬성듬성 바위도 보이고, 저 멀리 커다란 농바위도 보인다. 우리는 그곳 농바위(弄女)까지 이어지는 모래사장을 걸어갈 것이다. 조수가 썰물이어서 다행히 농여 트레일이 가능하다.

우리는 저녁 7시가 넘어 일몰을 보기 위해 다시 농여 해안을 찾았는데, 그때는 밀물이어서 해안에 바닷물이 찰랑거리고 있었다. 석양은 물에 비칠 때 아름다움이 더한 법, 그래서 우리는 멋진 일몰을 즐길 수 있었다. 대청도의 일몰시간은 오후 7시 30분이다. 그래서 우리는 7시 20분부터 10분간 계속되는 석양을 보았다. 저녁 어스름이 내리자, 군인들이 해안 순찰을 돌기 시작한다.


 농바위
농바위이상기

농바위에 접근하면서 보니 바위에 특이한 결이 있다. 바위 위쪽으로 긴 구멍이 있고, 아래위로 물결무늬의 줄이 이어진다. 마치 나무 화석처럼 보인다. 이것은 퇴적 또는 충적의 흔적이다. 그러한 퇴적암이 압력을 받아 단단해졌고, 그것이 단층과 습곡운동 결과 수평에서 수직으로 세워졌을 가능성이 높다. 함께 한 사람들이 자세히 들여다보지만 과학적으로 명쾌하게 설명할 수가 없다.

하긴 우리가 과학답사를 온 것도 아니고, 그냥 멋과 아름다움을 즐기면 되는 것이다. 우리는 다음 행선지인 코끼리 바위로 향한다. 코끼리 바위는 해식작용으로 바위에 구멍이 뚫려 코끼리 형상으로 보이게 된다. 백령도 두무진에도 코끼리 바위가 있다. 이처럼 코끼리 바위는 해안 절벽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그렇지만 이곳의 코끼리 바위는 그렇게 특별하지는 않다.

 바위섬: 오른쪽 뒤로 백령도가 보인다.
바위섬: 오른쪽 뒤로 백령도가 보인다.이상기

이곳 농여 해안에서도 백령도가 잘 보인다. 농여 해변에서 백령도까지는 직선거리로 8㎞ 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 물이 빠진 백사장에는 게와 조개들이 만들어낸 모래집이 수 없이 펼쳐져 있다. 그 너머로 바위섬이 보인다. 이 섬은 썰물 때는 육지와 연결되고 밀물 때는 바위섬으로 변한다. 섬의 상단부에는 바닷물이 닿지 않기 때문인지 나무와 식물이 자라고 있다.

코끼리 바위를 지나면 미아동 해변

 코끼리 바위
코끼리 바위이상기

코끼리 바위를 지나면 해안선이 안쪽으로 들어온 미아동 해변이 펼쳐진다. 미아동 해변은 농여 해변만큼 크지도 않고, 볼거리도 적은 편이다. 다만 트럭이 들어온 흔적이 보인다. 이 트럭은 짐 운반용으로도 쓰이고, 관광객을 실어 나르는 용도로도 쓰이는 것 같다. 이것은 차가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해변 바닥이 단단하다는 얘기다. 


미아동 해변에서는 미처 빠지지 못한 물에서 어패류를 찾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거 몇 마리 잡는다고 무엇을 해 먹을 수 있는 것도 아니어서 그대로 내버려 둔다. 이제 길은 달개비 같은 식물이 번성한 갯가로 이어진다. 우리는 지나온 길을 되돌아본다. 바위섬과 코끼리 바위가 다른 모습으로 보인다.

 미아동 해변
미아동 해변이상기

이곳 미아동 해변에는 군 훈련장이 있다. 산 쪽으로 완만하게 올라가는 공간에 사격장, 유격장, 훈련장이 들어서 있다. 외나무 다리, 담벽 넘기, 가스지대 같은 표지판이 보인다. 바다를 내려다보면서 하는 훈련이라면 힘이 덜 들 것 같다. 훈련장 옆으로 난 길을 따라 우리는 양지동으로 향하는 고개를 넘는다. 양지동은 내동의 중심마을이다.


고개 너머 양지동의 학교들

 대청초등학교
대청초등학교이상기

내동의 옛 이름은 안골이다. 그것은 마을이 사방 산으로 둘러싸인 안쪽에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내동은 동서로 길게 발달해 있는데, 그것은 서남쪽 삼각산(343m)에서 발원한 하천이 안골을 지나 서쪽에서 동쪽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마을이 커지자 서쪽을 서내동, 동쪽을 동내동, 가운데 언덕에 남향하고 있는 곳을 양지동이라 부르게 되었다.

내동에는 학교와 종교시설이 있어, 대청도의 정신적인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다. 학교로는 대청초등학교와 대청중고등학교가 있다. 대청초등학교는 1923년 5월 대청보통학교로 문을 열었다. 1950년대 후반부터 학생수가 늘어나면서 분교가 독립학교로 떨어져 나갔다. 1953년 9월 소청국민학교, 1959년 12월 선진포국민학교, 1967년 사탄국민학교가 독립해 나갔다.

 대청중고등학교
대청중고등학교이상기

대청초등학교의 전성기는 1970년대였다. 80년대 들어 학생수가 줄면서 1993년 사탄분교가 대청초등학교에 통합되었다. 이어 1996년 선진포 분교, 1997년 소청분교의 통합이 이루어졌다. 그래서 대청면에는 대청초등학교가 유일하게 되었다. 그러나 이것도 잠시 1999년에는 대청초등학교가 중고등학교와 통합, 대청초중고등학교가 되었다.

대청중고등학교는 1976년 3월 백령중학교 대청분교로 개교했다. 1978년 3월 대청중학교로 독립했고, 1979년 3월에는 대청고등학교가 개교해 대청중고등학교가 되었다. 현재 대청초등학교 학생수는 42명이고 대청중고등학교 학생수는 46명이다. 그러므로 한 학년의 학생수는 7~8명 수준이다.

내동에 있는 천주교와 개신교 교회들

 내동 천주교회
내동 천주교회이상기

대청도는 기독교가 번성한 곳이다. 내동과 선진동에 두 개의 개신교 교회가 있고, 마찬가지로 두 개의 천주교 교회가 있기 때문이다. 선진동 개신교회는 1930년 설립되었고, 내동 개신교회는 1955년 설립되었다. 이들 교회는 목사와 전도사에 의해 운영되고, 등록된 교인수는 100명 내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천주교는 서해 5도에 일찍 들어왔다. 그것은 중국으로부터 한반도로 들어오는 항로상에 이들 섬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최초의 천주교 신부인 김대건 신부도 소청도, 대청도, 백령도, 순위도를 지나다 등산첨사(登山僉使)에게 잡혀 순교하고 말았다. 이런 연유로 1961년 김대건 신부 동상이 소청도 예동의 당산(堂山)에 세워지기도 했다.

 내동 중심지
내동 중심지이상기

대청도에 천주교회가 세워진 것은 1959년이다. 선진동 천주교회가 처음 세워졌고, 그 후 내동 천주교회가 세워졌다. 그리고 소청도에도 공소가 생겨 대청면에는 세 개의 천주교회 건물이 있다. 우리는 이제 내동에 있는 마트로 가, 먹고 마실 것을 구입한다. 날씨가 더워 시원한 것을 찾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이곳은 우리 같은 관광객뿐 아니라 군인들도 찾고 있었다.

우리는 이제 다음 행선지인 지두리 해안으로 이동한다. 지두리 해안은 해수욕장으로 유명하다. 길이에 비해 상대적으로 폭이 넓고 수심이 낮은 편이다. 또 무료 탈의실 및 샤워시설이 갖추어져, 지역 주민뿐 아니라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다고 한다. 나중에 확인한 사실이지만 지두리 해수욕장에는 어린이들이 많았다.

 매바위 전망대
매바위 전망대이상기

지두리 해안으로 가기 전 우리는 고개 너머에 있는 매바위 전망대에서 잠시 쉬어간다. 매바위 전망대에서는 모래울 해안으로부터 서풍받이 수리봉에 이르는 해안 절경이 한 눈에 들어온다. 모래울 해수욕장은 모래와 송림이 어우러진 해수욕장으로 대청도에서 가장 인기 있는 관광지다. 서풍받이는 절벽과 기암괴석이 어우러진 명승으로, 최근 트레킹의 명소로 각광받고 있다. 우리는 이곳을 내일 두 시간 정도 걸어서 답사할 예정이다.
#농여 해안 #미아동 해안 #농바위 #태청초중고등학교 #내동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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