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웹툰 <뷰티풀 군바리>에서 남성 군인들은 여군인 주인공에게 환호한다
<뷰티풀 군바리> 6화 장면 갈무리
대표적인 예로 군대의 이야기를 해보자. 훈련소에 있던 시절, 아침 구보를 하고 있었다. 구보를 하던 우리는 한 여군이 운동복을 입고 구보를 하고 있는 것을 목격했다. 여군을 보고 우리가 밝은 표정을 짓자 군 간부는 우리에게 이렇게 소리쳤다.
"몸매 좋지? 엉덩이 보고 싶으면 더 빨리 달려!"우리의 사기를 돋으려는 의도였을까? 군 간부는 성희롱적인 발언을 아무렇지 않게 했다. 간부의 말을 여군은 듣지 못했지만 들었다고 해도 과연 제대로 대응할 수 있었을까? 이것뿐만이 아니었다. 훈련병의 여자 친구 사진을 보고 몸매를 평가하거나 성 경험을 물어보는 등 군 간부의 만행은 지속됐다.
같은 훈련병들도 다르지 않았다. 한 훈련병은 자신의 여자 친구를 이야기하며 "벗겨보니 몸매가 좋아서 마음에 들었다"라는 말을 하기도 했다. 성 경험은 마치 영웅담처럼 전해졌고 그동안 이야기 속의 여성들은 지속적으로 성적으로 대상화되고 소비됐다.
훈련을 마치고 부대에 전입한 날, 나는 성 경험이 없다는 이유로 놀림을 당하기도 했다. 또한, 내 주변의 여성들은 선임들에 의해서 얼굴과 몸매 평가를 당하는 일을 겪어야 했다. 어떤 선임은 강제로 아는 여자를 소개시켜달라고 하기도 했다.
이는 나에 대한 단순한 놀림이 아니었다. 내 주변의 여성들은 나를 안다는 이유로 모르는 누군가에게 성적으로 대상화 되었고 마치 예비 애인처럼 여겨졌다. 그녀들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모르는 누군가의 전화를 받고 웃어 줘야 하기도 했다.
군대를 전역하고 대학에 복학하고도 마찬가지였다. 남자들끼리 모여 술자리가 벌어지는 날에는 신입생들의 외모를 평가하고 찜하는 일들이 발생했다. 마치 경쟁하듯 서로에게 대상을 예고했고 적극적으로 집적거렸다. 상대방에 대한 배려는 존재하지 않았다.
어느 술자리에서는 나이가 많은 남학생이 여학생들에게 아무렇지 않게 성희롱적인 발언을 하기도 했다. 그 남학생은 고학번이었기 때문에 여학생들은 속으로만 분노했고, 억지로 웃어넘겼다.
더 이상 지켜보아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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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였던 나는 수많은 여성들이 대상화되는 것을 지켜보았다. 많은 술자리에 함께 했고, 묵묵히 있었으니 방관자나 마찬가지다. 나는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못했다. 불편하다 말하면 이상한 사람이 될까 무서웠다.
이번 연세대 카카오톡 성희롱 사건을 보고 한 누리꾼은 이런 댓글을 남겼다.
"사적인 공간에서 이야기 하는 것도 논란이 되면 어떻게 하냐. 이야기 할 수도 있는 것 아니냐?"이 의견은 특정 누리꾼만의 생각이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실제로 사적인 자리에서 여성을 대상화하고 이야기 하는 것에 대해서 별다른 문제를 느끼지 못한다. 불편하다고 이야기 하는 것을, 문제를 제기하는 것을 오히려 이상하다고 생각한다.
문제는 사적인 공간에서 이야기를 했다는 것이 아니다. 사적인 공간이든, 공적인 공간이든 남성들이 여성을 대상화하는 동안 성 왜곡이 발생하고 퍼져나간다는 것이다. 또한, 그 자리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여성들에게 전해지면서 실질적인 피해를 유발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동안 방관자로서 살아왔던 나는 마지막 고백으로 같은 남성들에게 말하고 싶다. 여성들에 대한 성적 대상화를 멈추자. 그녀들도 동등한 사람임을 인정하자. 사적인 공간에서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는 것을 훈계하고 싶지는 않지만 여성들에 대한 성적 대상화는 흥미로운 이야기가 아니라 남에게 수치심을 줄 수 있는 잘못된 행동이다. 본능이라는 이름으로 자신의 잘못된 문화를 남에게 강요하지 마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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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시민저널리즘부 박정훈 기자입니다.
sometimes8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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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이란 이유로, 군대 선임 '예비 애인' 된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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