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국민의례 거부한 미 풋볼선수 옹호

"소신 표출하려 헌법상 기본권 행사한 것" 캐퍼닉 지지

등록 2016.09.06 07:44수정 2016.09.06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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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프로풋볼(NFL) 선수의 국민의례 거부에 대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의견을 보도하는 CNN 뉴스 갈무리. ⓒ CNN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최근 국민의례를 거부해 논란을 일으킨 미국프로풋볼(NFL) 선수를 옹호했다.

AP, CNN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5일(현지시각) 오바마 대통령은 중국 항저우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기자회견에서 NFL 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스의 쿼터백 콜린 캐퍼닉의 국민의례 거부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오바마 대통령은 "많은 스포츠 스타들이 오래 전부터 그런 행동을 해왔던 역사가 있다"라며 "캐퍼닉은 자신의 소신을 표출하기 위한 '헌법상 기본권'(constitutional right)을 행사한 것"이라고 밝혔다.

오바마 "소신 표출하는 국민의례 거부는 기본권"

흑인 아버지와 백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캐퍼닉은 지난 26일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NFL 시범경기에서 미국 국가가 연주될 때 혼자 일어서지 않고 벤치에 앉아있었다.

캐퍼닉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흑인과 유색 인종을 억압하는 국가가 자랑스럽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일어서지 않았다"라며 "나로서는 이것이 축구보다 더 중요하다"라고 국민의례를 거부한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국가가 아닌) 억압받는 사람들을 위해 일어서야 한다"라며 "거리에 죽은 사람들이 넘쳐나지만, 그들은 살인을 저지르고 휴가를 떠난다"라며 최근 흑백 갈등의 원인으로 떠오른 흑인 용의자에 대한 경찰의 과잉 진압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캐퍼닉의 국민의례 거부가 논란이 되자 샌프란시스코 구단은 성명을 통해 "국가를 찬양하지만, 종교와 표현의 자유 관점에서 그것은 개인의 선택에 달린 것"이라며 선수를 지지한다는 뜻을 밝혔다.

대다수 팬들은 캐퍼닉을 지지하는 뜻으로 그의 이름이 새겨진 유니폼을 구입했다. 영화 <어벤저스>에서 헐크를 연기한 할리우드 스타이자 오바마 대통령의 열렬한 지지자로 유명한 마크 러팔로도 트위터를 통해 "캐퍼닉의 진정성을 의심하지 않는다"라고 옹호했다.

캐퍼닉 "국민의례, 또 거부할 것" 선언

미국프로풋볼(NFL) 선수 콜린 캐퍼닉의 국민의례 거부를 지지하는 할리우드 배우 마크 러팔로의 트위터 갈무리. ⓒ 트위터


하지만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를 비롯해 보수 성향 시민들은 캐퍼닉을 비난하며 논란이 뜨거워지고 있다. 특히 트럼프는 캐퍼닉을 향해 "자신과 잘 맞는 나라를 찾아서 떠나면 된다"라고 독설을 쏟아내기도 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제복을 입은 군인과 나라를 위해 희생한 사람들은 국가가 연주되고, 성조기가 펄럭이는 국민의례가 특별하기 때문에 캐퍼닉의 행동이 불편하게 생각될 수도 있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캐퍼닉이 미국 사회가 반드시 논의해야 할 타당성 있는 주제를 걱정하고 있다는 것을 의심하지 않는다"라며 "다른 젊은이들도 논쟁을 방관하지만 말고 직접 참여하며 고민하기를 바란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논란의 중심으로 떠오른 캐퍼닉은 오는 12일 열리는 NFL 정규리그 개막전에서도 국민의례를 거부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버락 오바마 #콜린 캐퍼닉 #국민의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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