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시대의 북한경제-사금융과 돈주>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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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TRA(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출신으로 <한겨레> 기자를 거쳐 학자로 변신한,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가 지난 달 출간한 <김정은 시대의 북한 경제>는 이 '돈주'들을 중심으로 현재의 북한 경제를 설명하고 있다.
초기 돈주는 중국과의 무역을 장악했던 조선화교(북한 거주 중국 국적인)와 일본에서 송금을 받았던 귀국자(재일교포)들로, 2006년 기준으로 미화 1만달러(평양 이남은 5천달러 이상) 이상 소유자들을 말했다. 그 뒤 2003년 종합시장이 합법화되면서 돈을 번 북한 토착 주민 돈주들도 등장했다.
북한에 있는 전체 돈주의 규모를 정확히 알기는 어려우나, 북한의 대표적인 시장이 있는 평안남도 평성시에만 현금으로 10만 달러 이상을 가진 돈주가 20~30명 가량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북한 신흥부유세력들이 '붉은 자본가' 될 가능성은?임 교수는 이 돈주들이 "사적 재산을 토대로 (자체 자본이 부족한) 국유기업과 연계를 맺으며 북한의 건설, 제조업, 서비스업 활성화를 주도하고 있다"면서 "지난 4년간 김정은 정권의 '우리식 경제관리방법'은 사금융을 더욱 확장시켰고, 돈주들을 경제발전의 원동력으로 성장하게 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돈주나 사금융은 체제 전환이나 경제 개발의 초기 단계에 있는 국가들에서 발생하는 필연적 현상으로, 북한에서도 시장경제 체제에서 볼 수 있는 기업적 영리를 목적으로 생산, 판매, 서비스 같은 사업이 조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면서 "사금융과 돈주의 영역이 확대됨으로써 북한 주민들의 정체성은 수령에서 돈으로 이동했다"고까지 주장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들이 '붉은 자본가' 그룹이 돼서 북한의 체제변화까지 이끌어낼 수 있을까.
임 교수는 이에 대해 "돈주 등 사금융 주체들이 철저히 권력층에 종속돼 있기 때문에 사금융 확산이 북한 체제 안정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매우 낮아 보인다"고 전망한다.
하지만 동시에 그는 "분명한 사실은 북한 정권의 의도가 어떠하든 간에 북한 경제의 시장화와 사유화가 사실상 진전되고 있다는 점"이라며 "단언컨대 비즈니스는 한반도의 평화정착과 북한의 긍정적 변화를 이끄는 중요한 수단이 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현재 상황과 비춰보면, 결국 북한 핵과 SLBM에만 초점을 맞추면서 북한 내부의 변화를 무시하는 제재일변도 정책으로는 북한의 긍정적 변화를 끌어낼 수 없다는 얘기다.
김정은 시대의 북한 경제 - 사금융과 돈주
임을출 지음,
한울(한울아카데미),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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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주민들 정체성, 수령에서 돈으로 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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