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들의 훈장학부모들이 나서 정년퇴임 기념 문집앨범을 훈장 대신 만들어 전달했다.
김형태
정부의 훈장 대신 받은 학부모들의 진정 어린 감사패 받아김광철 교사의 이런 노력들은 많은 학부모와 어린이들에게 울림이 되었다. 학부모·학생들은 그의 정년퇴임에 맞춰 감사한 마음을 전하는 패와 함께, '한 번 스승은 영원한 스승입니다'라는 앨범 문집을 제작해서 선물로 증정했다.
이 선물을 받고 김광철 교사는 "한국사 국정화 반대 시국선언을 했다는 이유로 33년이 지나면 누구나 주는 훈장을 현 정부가 저는 제외시켰나 봐요"라며 "학부모님들이 저도 모르게 학급과 초록동아리 카페 등에 올라있는 사진과 시 등을 모으고, 이런 저런 추억을 담아 만들어준 앨범 문집과, 깜짝 정년퇴임 축하 이벤트가 정말로 값진 훈장"이라며 기뻐했다.
김광철 선생님 정년퇴임 기념 문집에 실린 글 중 한 편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선생님 저 진혁이 수빈이 엄마 서승희입니다. 교직 41년간의 생활에서 마지막 교편을 잡은 곳이 우리 신은초였고, 이제 곧 8월말이면 정년퇴임을 하시잖아요? 그간의 소소한 감동과 감사함을 전하고자 펜을 들었어요.(중간 생략) "초중고, 대학, 대학원까지 근20년 학생신분일 때 배운 것보다 신은초 학부모로 6년간 있으면서 선생님을 만나 배운 것이 향후 제 여생의 제일 큰 영향을 끼치신 것 같아요. 삶에서 무엇이 중요하고 어떤 생각들을 하고 살아야 하는지 고민하게끔 해주셨습니다.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지속가능한 미래를 열어가는 따뜻한 공동체교육을 위해서 계속 애써주세요. 선생님, 웃으실 때의 모습을 언제나 기억하겠습니다. 선생님의 열정과 추진력, 실천력을 본받아 할 수 있는 한 따라하겠습니다. 선생님! 존경합니다. 사랑합니다.김광철 교사는 "어쩌면 나는 엄청나게 복을 많이 받은 선생이다. 교감도 교장의 길도 마다하고 오직 41년 5개월을 평교사로 근무를 하면서 내 정년을 맞이해서 아쉽다고 눈물의 송별식을 해 주는 학부모님과 선생님들이 어디에 있겠는가?"라고 반문한 뒤, "마지막 해에는 1년을 채울 수 없어 담임을 안 맡고 교과를 맡았기 때문에 더 더욱 축하받을 일이 없는데 말이다. 온 세상을 다 가진 것처럼 사랑을 받은 것이다. 정말로 눈물나게 고마운 일이 아닐 수 없다"고 어린아이처럼 감격해했다.
한편 지난 9월 3일 토요일에는 '탈핵희망 서울길 순례'를 하고 나서 김광철 교사를 평소 따르던 전교조, 환경과생명을지키는교사모임, 초록교육연대, 혁신학교 운동을 하는 사람 등 100여 명이 모여 정년퇴임 축하의 자리를 만들었다. 이 자리에선 그의 참교육과 교육혁신, 생태, 환경, 탈핵 운동의 정신을 기리기도 하였다.
'평교사는 아름답다라'는 말을 우직하게 실천한 교사 지난 8월 31일자로 혁신학교인 서울신은초등학교에서 정년퇴임을 한 김광철 교사는 41년 5개월간 교직에 몸담으면서 우리나라 교육 발전을 위해 많은 발자취를 남겼다. 그는 1975년 서울교육대학교를 졸업한 이후 서울의 문창초등학교 등 10개 학교에서 평교사로 근무를 하면서 교육민주화를 위해 많은 노력을 해 왔다.
1987년 이후 교사협의회 운동이 한창일 때는 서울 강서남부지역 초등교사협의회 사무국장 활동을 하면서 학교인사위원회 제도를 도입했다. 이를 통해 학내 불공정한 학급 담임 배정이나 보직교사 선임, 학교 업무 분장의 공정성 확보하는 등의 노력으로 많은 성과를 내어 학교 민주화에 앞장 섰다.
1990년 전교조 서울초등지회 부지회장을 하면서, 당시 강경대군의 시위 도중 경찰의 진압봉에 맞아 사망하는 사건이 일어나자 이에 항의하며 전국 6400여 명 교사들이 '노태우 정권 퇴진'을 외치며 벌인 시국선언을 주도하였다고 하여 해임 처분을 받고 교단에서 쫓겨났다. 그후 그는 전교조 서울초등지회장을 역임하고, 전교조 본부의 초등 참실위원장, 부위원장 등을 역임한 후 1998년부터 전교조 전국초등위원장으로서 전교조 합법화 운동에 앞장섰다.
뿐만 아니라 초등교사들의 수업 시수가 중등에 비하여 너무 많아 초등교육의 질 저하가 교육계의 현안이 됐을 때, 이를 해결하기 위하여 노력했다. 또 학교 현장에서 어린이들이 지나친 학습 부담을 줄이고 재미있게 공부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많은 연구 성과들을 내놓았고, 신나는 어린이날 운동을 전국적으로 확산시키는 등의 참교육 운동에도 앞장섰다.
2000년 전교조가 합법화된 뒤엔 교육부와의 단체교섭 때 초등대표로 참가하기도 했다. 이때 초등교사들이 중등교사들에 비해 육성회수당 등 적게 받는 것을 주요 교섭 항목에 넣었다. 그 이후 이행 투쟁을 통하여 초중등 교사 간의 보수, 수당 차별을 해소하는 성과를 이루는 데 공로를 세웠다.
그런가 하면 참교육 운동의 내용과 질적 향상을 위하여 1992년부터 서울초등환경동호회를 시작으로 '환경과생명을지키는전국교사모임' 결성에 앞장섰다. '환경과생명을지키는전국교사모임' 회장을 할 때는 새만금 물막이 공사 반대 운동, 천성산터널 반대 운동, 골프장 반대 운동 등 생태, 환경 보전과 교육 운동에 앞장섰다. 노무현 정부에서는 '지속가능발전위원회'의 전문위원으로 참가하여 '지속가능발전 교육' 확산에도 앞장섰다.
이런 활동을 하는 동안, 서울문래초등학교에 근무를 할 때는 에코붓다와 함께 빈 그릇 운동 확산에 노력했고, 서울에서 최초로 공립학교에서 '친환경급식' 제도를 도입하는데 앞장 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