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포털 '바이두' "박근혜 하야 머지 않아"

사드 도입 결정 후 박 대통령 조롱 글 올려... 중국어권에 부정적 인식 확산 우려

등록 2016.09.18 14:11수정 2016.09.18 14:11
120
원고료로 응원
a

한국을 사면초가로 풀이한 18일 톱기사 중국의 보복이 시작되어 한국은 사면초가에 빠졌다는 톱기사 ⓒ 바이두 톱


'한국이 대국으로 부르는 곳이 이미 보복을 시작했다. 한국은 이미 사면초가인지 모른다'(9월 18일),
'박근혜는 이미 마음을 주체하지 못하고 미친 듯이 행동하고 있다. 중국에게 어두운 수를 쓰고 있다'(9월 16일),

'삼성도 한국 해운산업 몰락에 긴장하고 있다. 박근혜는 붕괴하는 한국에서 무엇을 할 것인가'(9월 15일)


위 기사는 중국 최대 검색엔진 바이두(百度) 핸드폰 버전의 메인 페이지에 최근 올라간 톱기사나 두 번째로 올라간 기사들이다. 지난 7월 8일 한국 정부가 사드(THAAD: 고고도 미사일 방어 시스템) 배치를 공식 발표한 이후 이런 형태의 기사가 나오기 시작했고, 8월 이후에는 박근혜 대통령을 조롱하는 내용의 사진과 기사가 지속적으로 톱 기사로 배치되고 있다. 이 기사들은 대한민국 국민이 보기에 낯 부끄러울 정도로 박근혜 대통령을 비하하거나 한국 정치 전반을 조롱하는 내용들로 이뤄져 있다.

바이두 핸드폰 앱(百度手機)은 우리나라의 '네이버'나 '다음'을 합친 정도의 위력을 가지고 있다. 중국의 검색시장 점유율 80%인 바이두의 스마트폰 메인 앱은 8억 명이 넘는 중국 스마트폰 사용자 대부분이 이용하고 해외 이용자 상당수도 들여다보는 검색 포털이다.

문제는 이런 조롱 섞인 기사 내용이 지나치게 편파적이라는 데 있다. 18일 톱에 오른 기사 <'한국이 대국으로 부르는 곳이 이미 보복을 시작했다. 한국은 이미 사면초가인지 모른다>는 지난 15일 작성된 것이다. 예무난(叶慕南)이라는 국제 문제 전문가가 쓴 이 글은 우선 14일 진행된 한국내 반 사드 시위를 소개하고, 한중 간에 갈등이 첨예화되어 중국 관광객이 전월 대비 3.7% 감소했다는 등 소식을 전한다. 또 미국 대선이나 한국 대선을 앞두고 지나치게 급하게 일(사드)을 추진해 중국과 갈등을 빚고 있다는 태도로 보도한다.

이런 관점은 다른 기사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난다. 사드 정국을 한진해운 파산이나 삼성 갤럭시 노트7 배터리사태, 기아차의 중국 시장 점유율 감소 등과 연계하며 한국 경제가 무너지고 있다는 내용을 노골적으로 드러낸다. 수출의 26%를 중국에 의존하는 한국이 지나치게 중국을 무시하고 있다는 관점을 드러낸 것이다.

궁극적으로 더 큰 문제는 이 기사들이 중국이나 중국어권 전역에서 한국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확산시킬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아니나 다를까. 이 기사에 누리꾼들은 '중국 힘내라', '한미의 중국에 대한 악심이 이미 충분하다. 한미는 한반도 통일을 원하지 않는다. 중러는 손잡고 한미의 망동을 대처하자. 중러가 북한을 포기할 수 없다' 등의 댓글을 달고 있다.


도를 넘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 조롱 글

a

18일 새벽에 올라온 박근혜 하야 기사 18일 0시에 올라온 기사는 박근혜 대통령 하야를 이야기하고 있다. 내정간섭 수준의 심각한 기사다 ⓒ 바이두


문제는 관련 기사들의 내용이 갈수록 도를 넘고 있다는 점이다. 18일 정오 바이두 핸드폰 판 톱에는 위에 언급된 예무난 평론가가 쓴 기사가 올라와 있다. '한국 연예인 제한 조치가 발효되는 등 중국 압력이 강해지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나가떨어질 수 있다'(限韩令发威, 中国强力施压,朴槿惠或被迫下台)라는 제목의 기사다.

이날 오전 7시에 업데이트 되어 4시간만에 10만 구독자를 넘긴 이 기사는 중국의 시각을 보여주면서 한국 대통령을 무시하는 듯한 태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낸다. 예 평론가는 사드로 인해 중국도자기협회 회원 12만명의 한국 방문 취소, '함부로 애틋하게'의 중국 무대인사 취소, 한류 연예인의 중국 공연 취소를 전하며, 금한령(限韩令)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피력한다.

관련 댓글도 예 평론가가 쓴 글과 맥을 같이 하고 있다. '금한령 내린지 반달이 넘었는데, 인터넷에 한국 드라마가 보인다', '이게 민주국가냐, 국민이 싫어하면 집정자는 내려와야 한다. 무슨 천왕 국가 같다' 같은 댓글들이 달리고 있다.

18일 오전 0시 5분에는 같은 포털에 '박근혜 하야 머지 않았다. 한국 경제는 20년이나 퇴보했다'는 글이 올라와 정오까지 조회수 13만6000여 회를 기록했다.

눈여겨 봐야 할 건, 이런 상황이 단순히 한 포털사의 입장이 아니라는 데 있다. 바이두는 중국 최대 검색엔진으로 '중국의 구글'로 불린다. 이 회사의 CEO인 리옌홍은 시진핑 주석의 방한 시 경제사절단의 가장 앞줄에 이름을 올린 유명인사다. 이런 회사가 박근혜 대통령을 노골적으로 비판하는 것은 중국 정부의 비호나 지시가 없으면 불가능하다.

결과적으로 이런 기사는 중국어 사용권에서 우리나라 국격을 떨어트리는 부작용을 낳는 것은 물론이고, 한국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심어 관광, 제조업, 한류 등에 부정적 작용을 할 것이다. 사드 배치에 대해 중국 정부가 아직까지 공식적인 보복조치를 자제하고 있지만, 실질적인 보복조치가 실행될 경우 그 폭발력은 더 커질 수 있어 우려된다.

a

사드로 인한 한국 연예산업의 금한령을 전한 기사 사드로 인해 금한령이 발동하고 있고, 앞으로 수위가 강해질 거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 바이두


덧붙이는 글 관련 내용은 매주 화요일 오전 8시30분 방송되는 국민라디오 민동기의 뉴스바 '달콤한 중국'을 통해서도 이야기 됩니다.
#중국 #바이두 #박근혜 #금한령
댓글120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디케이아이테크놀로지 상무. 저서 <삶이 고달프면 헤세를 만나라>, <신중년이 온다>, <노마드 라이프>, <달콤한 중국> 등 17권 출간

AD

AD

AD

인기기사

  1. 1 한국 떠나는 과학자의 탄식 "늦었어요, 망했습니다"
  2. 2 조국혁신당 2호 영입인재, 구글 출신 이해민
  3. 3 더 과감해진 'SNL 코리아'의 '입틀막' 패러디... 누리꾼 "환영"
  4. 4 영화 '파묘'보다 더 기겁할만한 일제의 만행들
  5. 5 "대학은 가는데, 문제는..." 현직교사가 본 '가난한 아이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