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에서 간판을 그렸던 김형욱씨가 이번 전시를 위해 특별히 그렸다.
김영숙
인천은 영화 촬영지로만이 아니라 영화 소비 도시로도 명성을 얻었다. 한 때 시내에 영화관이 20~30개가 있어 서울을 제외하고 극장 밀집도가 전국에서 가장 높았던 도시였다. 동인천역 주변에 영화관들이 모여 있었는 데, '경동 시네마거리'로 불리기도 했다. 별다른 오락거리가 없던 시대에 영화는 시민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3부는 인천에 있던 극장을 주제로 구성했다. 인영극장의 후신인 동인천극장의 간판과 매상 등을 기록한 관련 서류와 미림극장의 영사기사였던 조점용씨가 소장하고 있던 필름과 영사기 등이 전시돼있다. 애관극장 등에서 영화 간판을 그렸던 김기봉씨의 자료들과 영화관에서 발행한 티켓과 할인권, 홍보물인 영화카드 등도 있다.
또한 당시 영화관 주변의 다방, 음식점, 주점 등의 흔적도 볼 수 있다. 특히 1970년대 극장에서 영화 상영 직전에 틀었던 광고 필름도 볼 수 있다. 이 필름은 조점용씨가 40년 가까이 보관하고 있었다.
"3부는 극장과 관련한 것들을 전시했습니다. 극장에서 일했던 사람이나 관객들과 관계있는 것들을 다루기도 했고요. 그 많던 극장 중에 안타깝게 현재는 애관이나 미림극장만 남아 있어요. 1999년 멀티플랙스 영화관이 들어오고 극장문화가 달라졌어요. 이번 전시회에서 인천의 모습을 보여주지만 우리의 보편적 정서와 상황을 같이 보여주기도 합니다. 예전에 극장에서 일했던 간판을 그렸던 분, 영사기사, 극장주 등을 섭외해 그들의 작품도 전시했어요."3부에는 극장이 전성기였던 때 인천지역의 극장 분포를 표시한 지도도 볼 수 있다. 전시실에는 인천의 극장을 주제로 다큐멘터리 작업을 하고 있는 윤기형 감독의 영상이 흐른다.
인천 출신의 윤기형 감독은 동구 송현동에서 태어나 결혼하기 전까지 쭉 인천에 살았기에 동인천역 주변의 거리가 익숙하고 추억이 많다. '애관(愛觀)'이라는 제목의 다큐멘터리를 내년에 발표할 예정이다.
프랑스 영화감독 장 뤽 고다르는 '20세기란 영화 없이는 사유될 수 없는 시대'라고 말했다. 이번 전시는 '근대도시 인천을 영화로 사유해보면 어떨까?' 하는 질문으로 시작했다. 영화와 함께 한 역사 100년과 그 경험을 바탕으로 인천이 가진 시대적 보편성과 지역성을 이해하고자 했고, 그 경험의 재현과 기억으로 불러온 인천은 '어느 날 영화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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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영화관 20-30개, '시네마시티' 인천을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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