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구매자만 처벌하고, 신고자 보호장치는 강화해야"

'여수여종업원 사망사건' 제보자가 준 교훈... 법 개정 절실

등록 2016.10.02 11:30수정 2016.10.02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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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지난 9월 28일 광주광역시의회 5층 회의실에서 열린  ‘여수 유흥주점 여성 사망사건을 통해서 본 성산업 착취구조와 여성인권 실태 및 대응방안 모색을 위한 토론회’

지난 9월 28일 광주광역시의회 5층 회의실에서 열린 ‘여수 유흥주점 여성 사망사건을 통해서 본 성산업 착취구조와 여성인권 실태 및 대응방안 모색을 위한 토론회’ ⓒ 오병종


성매매 근절을 위해서는 "성구매자만을 처벌하는 방향으로 법률이 개정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또 다시 제기됐다.

이러한 주장은 여수유흥주점여성사망사건 공동대책위원회와 광주지방 여성변호사회가 공동으로 주관한 토론회에서 나왔다. (관련기사  '여수 여종업원 사망 사건' 업주에 징역 2년6월 선고)

지난 9월 28일 광주광역시의회 5층 회의실에서 '성매매방지법 시행 12주년' 기념행사의 일환으로 '여수 유흥주점 여성 사망사건을 통해서 본 성산업 착취구조와 여성인권 실태 및 대응방안 모색을 위한 토론회'가 열렸다.

토론회에서 이소아 변호사는 "성매매 자체가 곧 폭력이며 이러한 강제된 성관계를 일으킨 장본인인 고객만을 처벌받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주장은 처음이 아니다. 19대 국회에서 성구매자만을 처벌하는 내용의 성매매처벌법 전면개정안이 남인순 의원 안으로 2013년도에 제안되었으나 회기만료로 자동폐기된 바 있다.

토론회에서는 제보(신고)자에 대한 안전보장과 경제적 지위 보장도 강화되어야한다고 지적했다.

광주 언니네 상담소 김희영 소장은 "여수사망사건은 성산업 착취 구조 속에서 여성이 처한 현실과 인권유린의 실태를 그대로 보여주었다"고 발표했다. 특히 그는 "제보 여성들이 수사에 협조하면서 생계와 인권이 위협받는 상황에 노출되었다"며, 이를 보호하려면 "수사를 도와준 피해여성들의 안전과 인권을 보장해주고 지원도 확대하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a  2015년 12월 23일 광주지검 순천지청 앞에서 모여 '여수사망사건'의 철저한 수사 촉구를 하는 여성단체 회원들.

2015년 12월 23일 광주지검 순천지청 앞에서 모여 '여수사망사건'의 철저한 수사 촉구를 하는 여성단체 회원들. ⓒ 오병종


해당 사건을 직접 변호하기도 했던 이 변호사도 '여수사망사건'에서 9명의 제보여성들이 "생계의 위험을 무릎 쓰고 업주의 온갖 협박과 이간질에도 불구하고 용감하게 증언해주었음에도 법적으로 보호가 미흡했다"고 지적했다.

피해자이면서 경찰 수사를 도와준 조력자인데도 이들은 제대로 된 신변보호조치가 취해지지 못했고 신고포상금 제도의 혜택조차 누리지 못해, 이러한 실태는 시정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현행 성매매처벌법에서 신고포상의 범위를 '성매매 목적의 인신매매 범죄자를 신고한 사람'으로 좁게 규정하고 있어 이번 제보자들은 포상금 혜택을 보지 못했다. 이 조항을 '성매매처벌법상 형사처벌 대상이 되는 모든 범죄에 대한 신고자'로 범위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개정되면 혜택을 받게 된다.

신고포상금의 혜택은 신고자의 경제적 불안을 해소해주고, 외부영향을 받지 않고 증언을 하게 된다. 이는 범죄의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 데 기여할 뿐 아니라 범죄를 근절하려는 형사소송법의 이념에도 부합한다. 때문에 신고자에 대한 법적 보호장치가 필요하다고 이날 토론자들은 공통적으로 주장했다.

a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질의를 하고 있다.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질의를 하고 있다. ⓒ 오병종


변호과정에서 겪었던 어려움도 발표한 이 변호사는 "신고자는 법정증언을 하게 되는데, 수사 및 재판 과정에서도 법적 보호장치가 절실했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여수 유흥주점 종업원 사망사건은 지난해 11월 20일 발생했다. 사망한 종업원 동료 9명의 제보가 없었으면 묻힐 사건이었다. 경찰의 조사와 재판과정에서 여수 유흥주점 여성 사망사건 공동대책위원회와 광주여성변호사회가 제보자들을 도왔다. 지난 6월 피의자에 대한 형사 1심 선고가 끝났으나 "양형이 부당하다"며 검찰이 항소했으며, 피해자 가족들은 업주들에 대한 민사소송도 제기한 상태다.

덧붙이는 글 <여수넷통>에도 송고합니다.
#여수여종업원 사망사건 #여수유흥주점 사망사건 #여수 사망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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