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잘못된 사실관계로 공공부문 총파업에 참여한 철도노조 등을 비난한 조선일보(10/6)
민주언론시민연합
성과연봉제를 반대하는 공공부문 파업이 진행되는 사이, 동아일보와 조선일보는 노골적으로 귀족노조가 자신들의 밥그릇을 지키기 위한 투쟁에 나섰다는 지적을 지면에 실어왔다. 그런데 이 중 조선일보의 경우 공공부문 파업에 참여한 철도노조를 깎아내리기 위해 아예 사실관계가 '틀린' 기사를 내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문제가 된 기사는 지난 3일의 <고임금 투톱 만 남은 춘투(秋鬪)>(10/3, 1면, 손장훈·홍준기 기자, https://goo.gl/snaWHC)와 <착취와 쟁취 … 1980년대식 투쟁 매달리는 귀족노조>(10/3, 3면, 손장훈·홍준기 기자, https://goo.gl/bYZ5Vb)이다. 먼저 <고임금 투톱 만 남은 춘투>는 "현대자동차노조와 철도노조…. 각각 민간과 공공 부문에서 '파업 대표 선수'들만 남았"으며 "함께 파업을 벌였던 금융노조와 다른 공공 부문 노조(공공노련·공공연맹·보건의료산업노조)는 '높은 임금을 받으면서도 자기 밥그릇만 챙긴다'는 국민의 따가운 눈총에 짧게는 하루, 길게는 나흘 정도 만에 파업을 접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김영훈 철도노조위원장이 미디어오늘에 기고한 <조선일보 철도노조 기사, 숫자부터 임금까지 다 틀렸다>(10/6, https://goo.gl/BWWMcW)에 따르면,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에 따르면 지난달 29일까지 14개 사업장 6만1810명이 파업에 참가했고 10월4일에는 10개 노조 4만4000명이 파업에 참가"했다. 해당 파업에는 '파업을 접었다'고 조선일보에 소개된 "국민건강보험 조합원은 1만1000명, 국민연금 조합원은 4000명"이 포함됐다. 조선일보는 기사에서 "공공 부문 평균보다 높은 임금을 받는" "철도노조(6700만원)는 외부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들의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그러나 공공운수노조는 철도공사 직원 평균 임금이 5900만원 수준이라며 이는 "전체 공공기관(2015년) 평균 6400만원, 공기업 평균 7500만원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반박했다.
<착취와 쟁취…1980년대식 투쟁 매달리는 귀족노조>에서는 익명의 노동전문가의 발언을 빌려 "현대차노조와 철도노조만 끝까지 남아 버티는 건 지도부가 자리를 보전하기 위한 측면도 있다"고 소개했다. "위원장 자리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파업 등 강한 수단을 통해 회사 측으로부터 더 많은 것을 얻어내려고 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그러나 미디어오늘 기고문에서 밝혔듯, 김영훈 위원장은 "이미 수차례 밝힌 바와 같이 위원장 선거 출마는커녕 더 하라고 해도 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 역시 완전히 왜곡된 내용을 보도한 것이다. 이 같은 문제적 보도는 공공운수노조의 지적 그대로 "총파업 2주차를 맞아 장기화되고 확대되는 파업을 축소, 왜곡하려는 정치적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것이며, 단순히 '관점의 차이' 정도로 치부할 수 없는 심각한 왜곡보도라 할 수 있다.
■ 민언련 오늘의 비추 신문 보도들 · 동아일보 <낭떠러지에 걸린 대한민국의 국운> (10/6, 35면, 박제균 논설위원, https://goo.gl/KOij8n)동아일보 박제균 논설위원은 "최근에는 '미국의 북핵 선제타격이 임박했다'는 괴담"이 돌고 있지만 사실상 "북핵 선제타격을 괴담으로만 치부해버리기는 어려운 상황"이라 우려를 표했다. 이어 그는 익명의 외교안보 핵심 당국자의 "미국 조야(朝野)는 (사드 배치와 관련해) 한국인들이 들고 일어나서 시위하는 데 배신감까지 느낀다. 미군의 안전을 보장하기 어렵다고 판단되면 미국의 선택은 두 가지다. 선제타격, 아니면 미군 철수다"라는 목소리를 소개하기도 했다. 이론 주장을 단순히 전달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박 위원은 "국운이 벼랑 끝에 걸려 있음에도 내부를 돌아보면 기가 막힌다"며 국내 정치인, 그것도 주로 야당 정치인들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유력한 대선주자인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이런 대북제재 국면에 북한에 쌀을 지원하자고 김을" 빼고 있으며 "박원순 서울시장은 시위 진압용 경찰 살수차에 물을 공급하지 않겠다는 황당한 얘기도 했"을 뿐 아니라 "안철수 국민의당 의원의 지지율을 꾸어 빚으로 정치를 시작한 사람이 지지율이 안 오르니 별소리를 다 한다"는 식이다.
반면 여권의 인물 혹은 여당에 대한 지적은 없으며 박근혜 정부에 대해서도 "4년 다 되도록 국회와 싸운 기억밖에 나질 않는다"는 지적 정도만을 내놓고 있을 뿐이다. 나라가 망하는 것을 걱정하는 마음은 잘 알겠지만, 정말 냉정하게 생각해보자. 박근혜 정부의 대북 정책이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오히려 북한의 핵실험이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대북제재 국면에 반하는 주장을 했다고 비판하는 것이 정말 합리적인 지적인가? 민심이 흉흉하고 국운이 쇠했다는 말이 도는 이유를 짚으면서 언급한다는 것이 고작 시위 진압용 경찰 살수차에 물을 공급하지 않겠다는 박 시장의 발언인가? 기본적으로 "대통령 주변에는 눈을 흐리는 내시만 보이고, 심지어 '내시'를 자처한 사람도 있"다면, 가장 욕을 먹어야 할 사람은 박근혜 대통령 아닌가? 진짜 비판하고 지적해야 할 대상도 제대로 찾지 못한 이런 칼럼이야 말로 국운을 쇠하게 하는 것은 아닐까?
■ 민언련 오늘의 진상 신문 보도들
· 조선일보 <더민주의 영문 논평은 외신에 政爭 알리기?>(10/6, 5면, 김아진 기자, https://goo.gl/dQ1uLr)조선일보가 더불어민주당의 영문 논평 서비스에 딴지를 걸고 나섰다. "'국제사회와의 소통과 수권정당의 면모 부각'이라는 당초 명분과 달리 '정쟁 알리기'로 이용하는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문제 삼은 더민주의 논평 주제는 "경찰 물대포를 맞은 뒤 숨진 농민 백남기씨 문제"와 "'우리의 남는 쌀을 인도적 차원에서 북한에 지원하자'는 내용"이었다. 추미애 대표의 한국방송기자클럽 토론회 발언을 번역해 배포한 문서에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문제를 언급한 부분을 '주요 발언'으로 발췌"했다며 비판했다. 기사 말미에는 "여권에서는 '더민주의 외신 논평은 아직도 독재 시절을 연상케 할 정도로 정부 비판만 하고 있다'며 '외신을 상대로 한 누워서 침 뱉기'라는 발언을 덧붙였다. 이 주장대로라면 외국에 '망신이 될 만한 이슈'는 전부 숨겨야 한다는 것인데. 정부 비판 주장을 감춰야 한다는 이런 주장이야 말로 '독재 시절'을 연상케 한다.
■ 민언련 오늘의 좋은 신문 보도· 한겨레 <단독/'문화계 황태자' 차은택 후배가 미르 사무실 계약> (10/6, 1면, 김의겸‧류이근‧박수지 기자, https://goo.gl/aPvIoU) 등 8건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 미르재단, K스포츠재단 등에 대한 각종 의혹을 연일 단독 보도하고 있는 한겨레가 이번엔 "'미르 재단'의 사무실을 빌리며 계약을 맺은 이는 차은택(47) 광고감독의 가까운 후배"임을 밝혀냈다. 한겨레에 따르면 "차 감독은 하는 행사마다 박근혜 대통령이 참석해 '문화계의 황태자'로 불리고 있으며, 박 대통령의 비선실세로 꼽히는 최순실(60)씨와도 각별한 사이로 알려져 있"다. "최순실씨가 케이(K)스포츠 재단 이사장에 자신이 다니던 스포츠마사지센터 원장을 앉힌 데 이어, 차 감독이 미르 재단에 개입한 게 분명"해 진 것이다. 과연 청와대는 언제까지 해명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묵살할까?
■ 민언련 오늘의 강추 신문 보도들· 경향신문 <권력에 아니다 말 못하는 나라, 그래서 우린 길에 나섰다> (10/6, 8면, 김종목·박광연·이유진·최민지·허진무 기자, https://goo.gl/HqXJ54)경향신문 특별 취재팀은 "노동자가, 농민이, 장애인이 잔뜩 달궈진 거리로 나와 끝 모를 싸움을 이어"가고 있는 서울 장기 농성장 13곳을 찾아 이들에게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 제1조의 의미를 물었다. 어떤 대답이 나왔을까?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인가?'라는 이 질문은 우리 스스로에게도 던져볼만 하다.
· 경향신문 <오민규의 노동과 삶/노동조합법이 아니라 파업금지법> (10/6, 36면, 오민규 비정규직노조연대회의 정책위원, https://goo.gl/dWmvqo)최근 정부는 철도노조의 파업에 대해 불법 낙인을 찍고 철도노조가 성과연봉제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공권력을 발동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오민규 비정규직노조연대회의 정책위원은 경향신문 칼럼을 통해 고령자고용촉진법과 개정 근로기준법의 부칙, 현행 노동조합법 등을 설명하며 노동부가 "오로지 사용자의 이익을 위해서만 움직이는 집단"으로 기능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문을 제기하고 나섰다. 이어 오 위원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누구나 쉽게 노동조합을 만들고 가입할 수 있도록, 그리고 노동조합이 최저임금 1만원 등 미조직·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이해를 대변하며 전 사회적 요구를 내걸고 싸울 수 있도록 법·제도를 개선"하는 사회적 대토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런 주장은 귀족노조인 대기업노조가 비정규직의 고통을 대변하지 못하고 있다고 목소리 높여 지적하는 조중동에서는 왜 나오지 않는 것일까?
· 경향신문 1면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