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름달 민간정원에서 펼쳐진 공연, 이런 느낌!

등록 2016.10.17 14:11수정 2016.10.17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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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쇄원 달빛공연장인 제월당으로 오르는 계단 ⓒ 임무택


자연의 풍치를 그대로 살리면서 곳곳에 인공을 가하여 행복한 공간을 연출한 소쇄원은 우리나나라 대표적인 원림으로 한국 민간정원의 원형을 간직하고 있다. 자연에 대한 인간의 경외와 순응, 도가적 삶을 영위한 조선시대 선비들의 만남과 교류의 장으로서 경관의 아름다움이 가장 탁월하게 드러난 문화유산이다.

풍류정원 달빛공연에 앞서 소쇄원 주인이었던 양산보가 손님을 맞이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 임무택


양산보가 손님을 맞이하면서 시 한수를 읊고 있는 퍼포먼스 ⓒ 임무택


소쇄원을 조영한 분은 양산보(1503~1557)이며 15세 되던 해에 아버지를 따라 서울로 올라가 조광조의 문하생이 되었다. 기묘사화가 일어나 조광조가 능주로 유배되자 낙향하여 창암촌으로 되돌아와 소쇄원을 짓기 시작하여 40세 때 완성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보름달이 휘영청 밝은 밤에 한량무를 추고 있는 모습 ⓒ 임무택


소쇄원 제월당 앞에서 풍류남도의 상징인 심청가 중에서 한대목을 열창하고 있는 모습 ⓒ 임무택


양산보가 원림의 이름을 소쇄원이라 하고 사랑채와 서재가 붙은 집을 '제월당', 계곡 가까이 세운 누정을 '광풍각'이라 한 것은 송나라 때 명필인 황정견이 주무숙의 인물됨을 "흉회쇄락 여광풍제월"(胸懷灑落 如光風霽月), 뜻을 새기자면 "가슴에 품은 뜻의 맑고 맑음이 마치 비 갠 뒤 해가 뜨며 부는 청량한 바람과도 같고 맑은 날의 달빛과도 같네"라고 한 데에서 따온 것이라 한다.

전통국악창작그룹인 [앙상블 시나위]의 공연장면 ⓒ 임무택


소쇄원의 48가지 아름다움을 노래한 하서 김인후도 소쇄원에 비추는 달빛에 대한 예찬이 많아서일까? '풍류정원 달빛공연'이라는 타이틀이 너무 자연스럽고 소쇄원에서 보름달이 뜨는 달밤에 이뤄지는 춤사위와 가야금 연주는 행복하게 어우러지면서 마치 내가 조선시대 선비인 양 착각하게 만들어 주는 것 같다.

공연속으로 빠져 든 관중들 ⓒ 임무택


9월 24일에는 가야금 명인 황병기의 창작곡 '소쇄원의 사계'에 대한 감흥을 춤사위로 승화시킨 국근섭님의 감성무와 남성적이고 역동적인 것이 특징이며 선비의 기품과 자태를 강조한 한승철님의 한량무가 펼쳐졌다. 10월 15일 전통국악창작그룹인 '앙상블 시나위'의 연주는 참석한 관중들을 매료시켜 보름달 밤을 더욱 황홀하게 해주었다.

소쇄원 대봉대 앞 ⓒ 임무택


#소쇄원 #남도풍류 #달빛공연 #민간정원 #담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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