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부대 소대원들과 함께 부대 울타리 옆에서(뒷열 왼쪽에서 두 번째 기자. 1971. 3.)
박도
전역식1971년 6월 30일 오전 10시 정각, 26사단 연병장에서 학훈단(학군단) 제7기 전역식이 거행됐다. 2년 전 우리 동기생들이 입소할 때는 80여 명이었는데, 그새 두 친구가 희생(전사)했고, 한 친구는 불명예 전역, 두 친구가 장기복무지원을 해서 그날 70여 명이 전역했다.
11시 정각, 사단 군악대의 올드랭 사인 연주를 들으며 전입 때처럼 더플백을 메고 사단 정문을 벗어났다. 정문 앞에는 몇 친구들은 가족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동아대 출신 최 중위의 아내가 아이를 업고 트렁크를 곁에 둔 채 기다리고 있었다.
"야, 최 중위! 넌 입대할 때는 혼자 하고, 제대할 때는 셋이 하는구나.""어쩌다 본께 그래 됐다."그는 씩 웃고는 아내 등에 업힌 아이에게 뽀뽀를 했다. 막 도착한 의정부행 시외버스에 올랐다. 버스는 흙먼지를 일으키며 군부대와 멀어졌다. 임관에서 전역까지 24개월이 후딱 지난 듯했다. 곰곰 되새기자 사연도 많았고,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안대수 대대장, 강철 중대장, 김학수 일병, 신천식 중대장, 박한진 소위, 박영삼 중사, 안 하사, 유 하사, 임 영규 상병, 이두식 이병, ….
멀어져가는 부대를 뒤돌아보는데 내 눈에서는 눈물이 글썽였다. 아찔한 고비도 많았지만 용케 잘 견디거나 피했기에 무사히 군 복무를 마칠 수 있었다. 나는 내 손으로 소대장 부임 후 어깨에 늘 달고 있었던 초록색 견장을 뗐다. 의정부에서 서울행 버스를 탔다.
안녕! 푸른 제복 시절이여….
(다음 회로 '제Ⅰ부 초록색 견장'은 끝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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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 은퇴 후 강원 산골에서 지내고 있다. 저서; 소설<허형식 장군><전쟁과 사랑> <용서>. 산문 <항일유적답사기><영웅 안중근>, <대한민국 대통령> 사진집<지울 수 없는 이미지><한국전쟁 Ⅱ><일제강점기><개화기와 대한제국><미군정3년사>, 어린이도서 <대한민국의 시작은 임시정부입니다><김구, 독립운동의 끝은 통일><청년 안중근> 등.
오마이뉴스 전국부 기자입니다. 조용한 걸 좋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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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대 지휘권을 넘겼다... 권력의 습성을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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