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시민들, 건널목 돌며 '박근혜 하야' 외쳐

▲ 26일 저녁 창원 한서병원 앞 광장과 사거리에서 시민과 대학생들이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하는 손팻말을 들고 선전전을 벌였다. ⓒ 윤성효

시민과 대학생들이 거리에서 "박근혜 대통령 하야"를 외쳤다. 창원지역 시민 50여 명은 26일 저녁 한서병원 앞 광장에 마련된 고 백남기 농민 분향소 앞에서 집회와 선전전을 벌였다.

이들은 "최순실 꼭두각시, 박근혜는 하야하라" "이게 나라냐. 박근혜 하야" "아바타 대통령" "대통령 최순실 나와라" "살인정권 물러가라"는 손팻말을 들고 있었다.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가 터진 뒤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더 커지고 있다. '민중총궐기 경남준비위'는 백남기 농민 분향소 앞을 '분노광장'이라 부르며, 매일 저녁 선전전을 벌이고 있다.

이들이 이곳에서 선전전을 벌이기는 이날까지 15일째다. 시민들은 사거리 신호등이 파란불일 때 건널목 중간에 서서 손팻말을 들어 보이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들은 이같은 행동을 90분가량 벌였다.

이천기 전 경남도의원은 "처음에 우리는 고 백남기 농민을 살려내라거나 살인정권 규탄하는 내용으로 선전전을 벌였다"며 "그런데 엊그제부터 국면이 바뀌어 대통령 하야를 요구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정희 경남민주행동 위원장은 "지금은 보수언론도 최순실 국정농단을 비판하고 진실을 파헤치고 있다"며 "오늘 어르신 몇 분늘 만났더니 한결같이 '이게 나라냐'고 하시더라. 온 국민이 분노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나라가 제대로 가도록 국민이 나서야 한다"며 "최순실 국정 농단은 상상을 초월한다. 외교적으로 중요한 일까지 개입했다. 국정을 가지고 완전히 장난을 친 것"이라 말했다.

그는 "이 시점에서 내각은 총사퇴해야 하고, 청와대 비서진은 모두 물러나야 한다"며 "그리고 어제 대통령의 사과는 사과라기보다 국민을 우롱한 것이다. 우리는 대통령이 물러날 때까지 투쟁할 것"이라 말했다.

▲ 26일 저녁 창원 한서병원 앞 광장과 사거리에서 시민과 대학생들이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하는 손팻말을 들고 선전전을 벌였다. ⓒ 윤성효

국정농단 박근혜 하야 비상시국회의, 10월 31일

박근혜 대통령 하야를 요구하는 목소리는 멈춤이 없다. 김영만 민주주의경남연대 상임의장과 안승욱 전 경남대 교수 등 원로인사들은 26일 오전 경남도의회 브리핑실에서 박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민주주의 경남연대'는 오는 31일 오후 6시 경남도의회 대회의실에서 "국정농단 박근혜 퇴진 경남비상시국회의"를 열 예정이다.

경남연대는 "최순실이 대통령에 앞서 국정을 보고 받았고, 국가정책을 결정하였으며, 청와대와 정부 인사에 개입한 것이 밝혀졌다"라며 "이러첨 한 나라를 통제받지 않는 섭정권력에다 갖다바친 것은 어떤 정치 후진국에서도 일어나지 않는 일이고, 보도 듣도 못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지금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완전히 허물어졌고, 국민은 분노로 들끓고 있다. 하여 국민의 분노를 모아 박근혜를 퇴진시키고 민주주의를 바로 세우기 위해 각계각층이 한 자리에 모여 지혜와 힘을 모으려고 한다"고 밝혔다.

또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각 사업장에 '최순실 국정농단 선전사업'을 벌이기로 했다. 이들은 "민주주의 짓밟은 썩은 정권 몰아내자. 최순실이 대통령인 나라. 박근혜 정권 끝장내자"는 내용의 펼침막을 내걸기로 했다.

또 노동자, 대학생들은 27일부터 매일 오전 7~8시 사이 창원대로에서 박근혜 대통령 하야를 요구하는 선전전을 벌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