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통신사에서 지난 2011년 10월 선보인 삼성 태블릿PC 갤럭시탭8.9(왼쪽)와 갤럭시탭10.1
김시연
JTBC는 이 태블릿을 2012년 12월 대선을 6개월 정도 앞둔 시점에서 당시 마레이컴퍼니 대표였던 김한수 현 청와대 선임행정관이 개통했다고 밝혔다. 김 행정관은 박근혜 대통령 당선 직후인 2013년 1월 초 이 회사를 그만두고 인수위를 거쳐 현재 청와대 미래수석실 선임행정관(뉴미디어담당관)으로 근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태블릿 연락처에 김한수로 추정되는 '김팀장'과 '박근혜'가 있었고, 이메일 아이디도 'greatpark1819'를 써 김한수 행정관 본인보다는 박근혜 캠프 관련 인물이 쓴 것으로 추정했다.
JTBC는 이 태블릿을 실질적으로 쓴 사람이 최순실씨라는 정황 증거로, 사용자 ID가 '연이'인 점을 들었다. 최씨가 친근한 사람의 애칭으로 이름 끝자를 부르는 버릇이 있는데, 딸 정유라의 개명 전 이름이 정유연이었다는 것이다. 대통령의 각종 연설문과 회의 원고를 직접 수정한 PC 아이디로 '유연'이란 이름이 발견된 것과 일맥상통한다고 덧붙였다.
결정적으로 JTBC는 태블릿에 보관된 사진들 가운데 최순실씨로 추정되는 사진 2장을 공개했는데 한 장은 셀카였고 나머지 한 장은 누군가 찍어준 사진이었다. 적어도 최순실씨 본인이나 가까운 사람이 사용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는 대목이다.
앞서 JTBC는 지난 24일 태블릿 입수 경위를 밝히면서 "PC가 있었던 곳이 최순실씨 사무실 중 한 곳이었다. 최씨가 이 PC를 자주 사용한다는 증언도 확보했다. 최씨의 PC라고 추정할만한 개인적인 정황도 충분히 나타나 있었다"고 밝혔다.
JTBC는 당시 "(최씨 사무공간 가운데) 한 곳에서 최씨 측이 건물 관리인에게 처분해달라고 하면서 두고 간 짐들이 있었다"면서 "양해를 구해서 그 짐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최씨의 PC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그런데 검찰까지 끼어들면서 혼란을 키웠다. JTBC에서 넘겨받은 태블릿을 분석한 검찰 관계자는 지난 26일 기자들을 만나 "최순실씨가 갖고 다니던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JTBC 취재진이 독일 현지에서 최순실씨 집 쓰레기통에 버려진 것을 확보해 국내로 보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애초 JTBC에서 밝힌 입수 경위와는 달랐다.
하지만 이 검찰 관계자는 27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선 "그렇게(독일서 입수한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최순실은) 쓴 적 없다고 한다"면서, 독일에서 사용한 흔적이 있어서 그렇게 말했느냐는 질문엔 "꼭 그런 건 아니다. 최근에 사용된 건 아닌 것 같다"라고 한발 물러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