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의 눈>전시장 온 그라운드
김준희
작은 미로에 들어서는 것 같았다. 경복궁 옆에 위치한 전시장 '온 그라운드(On Ground)'에서는 다소 독특한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일반적으로 말하는 '화이트 큐브(White Cube)'가 아닌 칸막이와 커튼을 통해 여러 개의 공간으로 나뉘어진 전시장이다. 잘못하면 길을 잃을 수 있다. 이곳에서 <제3의 눈>이라는 이름의 전시가 열리고 있다.
전시장 안에서는 지성은, 유소영, 한다정, 송주관 등 네 명의 작가의 작품 여섯 점이 전시되고 있다. 독특한 것은 흔히 말하는 평면미술이 아닌 설치미술과 미디어아트로 이루어져 있다는 점이다.
이 전시는 서울시립미술관의 시민큐레이터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것이다. 기획자는 현재 대학교에 재학 중인 조경은(24)씨. 전시회의 오픈 다음날이었던 지난 3일 전시장에서 조경은 기획자를 만나보았다.
"처음에 기획을 할 때, 제가 할 수 있는 전시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제가 재미있어하고 제 친구들이 좋아할 수 있는 그런 전시를 해보고 싶었어요. 그러다 보니까 '나한테 예술은 어떤 의미지?'라는 생각을 하게 되더라구요."조 기획자에게 예술은 '일상적인 것을 낯선 것, 비일상적인 것으로 만드는 것'이다. 그러면 보는 사람은 그 안에서 상상력을 펼칠 수 있을테니까. 여기에서 착안한 키워드가 <제3의 눈>이다.
"예술을 바라볼 때, 제 눈은 두 개지만 또 다른 눈으로 예술을 바라볼 수 있으니까요. 저는 그런 생각으로 그동안 전시장을 많이 다녔거든요. 예를 들어서 컵을 바라볼 때, 이건 일상적인 컵이지만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면 많은 의미들이 생겨나거든요. 그리고 전시장이라는 공간 자체가 평소와는 다른 많은 생각들을 하게 해주는 것 같아요. 그런 의미에서 만든 제목이에요."흔히 보기 쉽지 않은 설치미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