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의 눈을 가질 수 있으면 좋겠어요"

[인터뷰] <제3의 눈> 전시회 조경은 기획자

등록 2016.11.07 10:34수정 2016.11.07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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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의 눈> 조경은 기획자
<제3의 눈>조경은 기획자김준희

<제3의 눈> 전시장 온 그라운드
<제3의 눈>전시장 온 그라운드김준희

작은 미로에 들어서는 것 같았다. 경복궁 옆에 위치한 전시장 '온 그라운드(On Ground)'에서는 다소 독특한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일반적으로 말하는 '화이트 큐브(White Cube)'가 아닌 칸막이와 커튼을 통해 여러 개의 공간으로 나뉘어진 전시장이다. 잘못하면 길을 잃을 수 있다. 이곳에서 <제3의 눈>이라는 이름의 전시가 열리고 있다.

전시장 안에서는 지성은, 유소영, 한다정, 송주관 등 네 명의 작가의 작품 여섯 점이 전시되고 있다. 독특한 것은 흔히 말하는 평면미술이 아닌 설치미술과 미디어아트로 이루어져 있다는 점이다.


이 전시는 서울시립미술관의 시민큐레이터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것이다. 기획자는 현재 대학교에 재학 중인 조경은(24)씨. 전시회의 오픈 다음날이었던 지난 3일 전시장에서 조경은 기획자를 만나보았다.

"처음에 기획을 할 때, 제가 할 수 있는 전시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제가 재미있어하고 제 친구들이 좋아할 수 있는 그런 전시를 해보고 싶었어요. 그러다 보니까 '나한테 예술은 어떤 의미지?'라는 생각을 하게 되더라구요."

조 기획자에게 예술은 '일상적인 것을 낯선 것, 비일상적인 것으로 만드는 것'이다. 그러면 보는 사람은 그 안에서 상상력을 펼칠 수 있을테니까. 여기에서 착안한 키워드가 <제3의 눈>이다.

"예술을 바라볼 때, 제 눈은 두 개지만 또 다른 눈으로 예술을 바라볼 수 있으니까요. 저는 그런 생각으로 그동안 전시장을 많이 다녔거든요. 예를 들어서 컵을 바라볼 때, 이건 일상적인 컵이지만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면 많은 의미들이 생겨나거든요. 그리고 전시장이라는 공간 자체가 평소와는 다른 많은 생각들을 하게 해주는 것 같아요. 그런 의미에서 만든 제목이에요."

흔히 보기 쉽지 않은 설치미술


<제 3의 눈> 유소영 작가
<제 3의 눈>유소영 작가김준희

<제3의 눈> 퍼포먼스 중인 지성은 작가
<제3의 눈>퍼포먼스 중인 지성은 작가김준희

조 기획자는 약간 독특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대학교에서 미술을 전공하는 것이 아니라 '영문통번역과'에 재학 중이면서 동시에 '광고홍보학'을 복수전공하고 있다.

"예전부터 미술작품들을 좋아했고 큐레이터 일을 하고 싶었어요. 그러면서 유럽 배낭여행을 갔거든요. 거기서 여러 예술작품들을 보니까 완전히 다른 세상인 거예요. '내가 너무 좁은 세상에서 살았구나'라는 생각도 들고, 유럽 친구들과 소통하려면 영어를 공부해야겠다고 느꼈어요. 그래서 영어통번역을 전공하게 되었어요"


전시장 안에는 일반적으로 접하기 쉽지 않은 설치미술들이 전시되어 있다. 그중에서 유소영 작가는 <미디엄>이라는 작품을 통해서 시리아 내전을 상징하고 있다. 우유가 담긴 수조에 체스 게임의 영상이 프로젝션 되고 있다. 시리아 내전으로 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받고 있는데 우리는 마치 그 내전을 체스 게임처럼 담담하게 바라보고 있다는 것. 지금은 체스판이 보여지지만 전시회가 끝날 때 쯤이면 체스판이 아닌 시리아 내전의 영상이 보여질 것이라고 한다.

기획자가 원하는 '제3의 눈'

<제3의 눈> 한다정 작가
<제3의 눈>한다정 작가김준희

 <제3의 눈>
<제3의 눈>김준희

이외에도 다양한 작품들을 볼 수 있다. 송주관 작가는 사람이 움직이는 위치에 따라서 순간과 순간의 모습을 영상으로 보여주는 <찰나의 파편들>이라는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한다정 작가는 유리를 통해서 보여지는 굴절과 움직임을 통해서 사람들이 자신만의 그림을 보기를 바란다.

지성은 작가는 관객이 배우의 상대역이 되어서 연기 연습을 하는 퍼포먼스를 보이고 있다. 이 장면은 영상으로 기록돼서 전시 마지막 날 관객들에게 보여진다. 공통점은 모든 작가들이 '보는 것'에 초점을 둔 작품을 전시하고 있는 것. 이번 전시회는 11월 12일까지 열린다. 조경은 기획자는 관객들에게 이런 말을 전한다.

"관객분들이 오셔서 이곳을 일종의 놀이터로 생각하면 좋겠어요. 갤러리에 가면 빨리 둘러보고 나와야 된다는 생각 같은게 있는데, 여기 오시면 충분히 즐기고 가시면 좋겠어요. 이곳이 초록빛낙원, 어린 시절로 돌아갈 수 있는 그런 낙원이 될 수 있으면 하고 바라요, 그리고 제가 의도했던 제3의 눈을 가지고 돌아가시면 좋겠어요."
덧붙이는 글 온 그라운드 : 서울시 종로구 창성동 122-12번지 03043
전시기간 중 휴관일 없음
#제3의 눈 #조경은 #온그라운드 #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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