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올 "박근혜 무릎 꿇을 수 있도록 행진 멈추지 말자"도올 김용옥 선생이 지난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모이자! 분노하자! #내려와라 박근혜 2차 범국민대회'에 참석해 "박근혜가 여러분들한테 무릎 꿇을 수 있도록 행진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며 "단군 이래 없었던 새로운 역사를 써가야 한다"고 발언하고 있다.
유성호
결론적으로 요약하면 이들 인사의 조언은 '하야 주장은 성급하며 신중치 못한 태도'라고 정리하고 있습니다. 특히 잘못된 국내 정치로 인해 정치적 위기가 초래되면 그때마다 국민적 불만을 잠재우는 데 활용되는 '휴전선 대치 국면' 운운 발언을 이 자리에 참석한 한 분이 또 되풀이하는 것을 보니 딱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반면 우리 시대의 석학으로 존경받고 있는 도올 김용옥 선생의 경우 매우 명확한 입장을 밝히고 있습니다. 앞서 남재희 전 장관의 발언처럼 도올 선생은 현 정국에 대해 '혁명적 상황'이라고 단언하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도올 선생은 <한겨레> 기고 등을 통해 '박근혜의 하야만이 현 정국 해법의 유일한 길'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우리 시대 존경받는 위치에 있는 분들이 다양한 해법을 주문하고 있는 상황에서 과연 누구의 말을 따라야 할지 야권의 대통령 후보군의 입장은 어렵기 그지없을 듯싶습니다. 하지만 답은 늘 쉬운 곳에 있습니다.
우리나라 정치사에서 하야는 앞서 두 번 있었습니다. 그중에 한 번은 이승만의 부정선거에 항의하는 4.19 민주혁명입니다. 이로 인해 12년 장기집권의 이승만 대통령이 하야합니다.
그리고 두 번째는 1980년 전두환의 위협으로 당시 통일주체국민회의 투표를 통해 체육관 대통령이었던 최규하가 자진 하야하여 전두환에게 대통령 자리를 넘겨준 행위가 또 한 번이었습니다.
최규하의 하야는 국민의 뜻이 아니라 전두환의 뜻이었으니 굳이 언급할 일 없고, 이승만의 하야에 대해 이야기해보겠습니다.
부정부패로 인해 국민이 '이대로는 안 된다'며 일어설 때마다 늘 현재 상태를 유지하고 싶어 하는 자들이 꺼내는 논리가 '안보 위기론'입니다. 하지만 이승만 독재를 무너뜨린 4.19 민주혁명이 일어난 해는 1960년이었습니다. 1953년 7월 27일 한국 전쟁이 휴전한 후 불과 7년밖에 지나지 않은 때입니다.
하지만 그때도 이승만의 부정선거만은 안 된다며 국민은 이승만 독재에 불같이 일어났습니다. 그렇게 해도, 전쟁이 휴전된 지 7년밖에 안 된 그때도 아무 일이 없었습니다.
이처럼 필요할 때마다 안보 위기론을 설파하는 자들이, 정작 5.16 군사 쿠데타를 할 때, 1979년 12. 12 군사 반란을 일으킬 때, 그리고 1980년 5월 광주에서 국민을 학살할 때는 휴전선의 군인을 빼내어 권력 찬탈에 이용했습니다. 이렇게 해도 안보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반증입니다.
그런데 왜 잘못된 권력을 국민이 비판하고 교체해야 한다는 할 때는 안보 위기를 운운할까요? 더 이상 이런 거짓에 속아서는 안 됩니다.
또한 대통령이 하야하면 경제가 더욱 어려워지고, 그렇게 되면 국민이 고통스럽게 된다며 '악어의 눈물 같은' 소리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마찬가지입니다. 4.19 민주혁명이 일어난 그때가 지금보다 더 살기 좋았나요? 하지만 그 당시 국민은 권력의 부정은 안 된다며 이승만 정부의 즉각적인 하야를 요구했습니다.
우리가 어떻게 만든 민주주의입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