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최순실 게이트'3개월간 진행 일지
육근성
첫 번째 '촛불'로 얻은 성과국정농단 의혹은 더 커지고 깊어졌다. 그러자 '회심의 카드'를 들고 나온다. '임기 내 개헌' 입장을 천명(10월24일)했다. '개헌'이라는 블랙홀에 자신과 최순실이 연루된 모든 의혹이 빨려 들어가길 바랐을 것이다. 하지만 엄청난 쓰나미가 '개헌 블랙홀'을 밀어냈다. JTBC가 '최순실 PC' 속 파일을 공개한 것이다.
다음 날 드디어 박 대통령이 카메라 앞에 선다. 무언가 '찔끔' 던져주기 위해서였다. 그 무언가는 '1분 30초'짜리 사과문. '최순실'이라는 이름이 대통령 입에서 처음 나온 순간이었다. 그러면서도 '최순실은 연설문이나 홍보문의 표현을 도와줬을 뿐'이라고 강하게 선을 그었다.
10월 29일, 전국적으로 촛불이 켜졌다. 국민들이 '대통령 하야'를 외치기 시작했다. '촛불'의 위력은 최순실의 귀국과 검찰소환이라는 결과를 끌어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은 '수만 개의 촛불 정도에는 끄떡없다'는 태도를 취했다. 기습적인 개각 발표를 들고 나왔다. 야당 출신 인사를 총리에 지명하면 '최순실 사태'가 진정될 것으로 판단했던 모양이다.
'김병준 카드'는 먹혀들지 않았다. 그만큼 국민들의 분노가 컸다. 물 한 동이로 사막을 적셔보려는 박 대통령의 꼼수를 국민들이 단박에 간파했기 때문이었다. 급기야 박 대통령 지지율이 5%까지 추락했다.
박 대통령이 다시 카메라 앞에 섰다. 또 '찔끔' 던져주는 제스처를 취했다. "필요하다면 검찰 조사와 특검의 수사에도 응하겠다"고 말했다. 권력을 내려놓겠다는 말도, 총리 지명 철회에 대한 언급도 하지 않았다. 국민들은 더욱 분노했다. 갈증으로 목이 타 들어가는 사람을 물 한 방울로서 달래려 했으니 먹힐 턱이 있겠나.
두 번째 전국 촛불집회가 열렸다. 거리로 나와 '대통령 퇴진'을 외친 시민의 수는 30만 명. 광화문 광장에만 20만 명이 운집했다. 수십 만 국민의 함성이 청와대를 뒤흔들었다. 이쯤 되니 대통령도 겁이 났던 모양이다.
박 대통령이 야3당 대표와 회동을 하겠다고 나섰다. 이때부터 한광옥 비서실장은 야3당 대표를 쫓아다니기 시작했고, 마침내 박 대통령이 국회를 직접 찾아 국회의장을 만났다. 그런데 이 자리에서 박 대통령이 꺼내놓은 건 역시 '찔끔'이었다.
여전히 '국정은 내가' 더 큰 '촛불'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