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전 국회의원이 강연하기 위해 10일 저녁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을 찾아 정영훈 위원장과 인사를 나누었다.
윤성효
남북관계는? 통일은?
어머니 이야기를 한 정청래 전 의원은 "일제와 전쟁, 가난을 경험했던 우리 부모들은 나라를 빼앗기지 않는 나라, 전쟁이 없는 나라, 먹고 사는 나라, 민주주의 나라, 통일된 나라를 꿈꾸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어머니가 꿈꾸는 세상의 핵심은 통일이라 생각한다"며 "<동의보감>에 보면 '통하면 아프지 않고, 통하지 않으면 아프다'는 말이 있다. 몸에 기와 혈이 통하지 않으면 아프듯이, 한반도에서는 통하지 않으면서 합병증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분단의 문제가 대한민국의 모든 허리병이다. 그 병을 고치지 않고서는 온전한 대한민국, 민주주의로 가는 길은 어렵다"며 "민주주의 반대가 '독재'인데, 그동안 우리 사회에서는 민주주의 반대가 '종북'이 되어버렸다. 민주주의 하는 사람한테 종북 올가미를 씌우는 게 60년 동안 계속되어 왔다"고 덧붙였다.
정 전 의원은 "분단 체제 장벽을 낮추는 게 대한민국 민주주의이고, 우리의 삶을 위해 그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남북 관계가 악화되면 우리 경제에 손실이 온다고 했다.
"작년 8월 비무장지대에서 목함지뢰 사건이 벌어졌다. 당시 남북 긴장이 제일 높았다. 당시 하루 동안 우리나라에서 빠져나간 돈이 34조 원이다. 내년 국가 예산이 400조 원인데, 1/10 정도 빠져나갔던 것이다. 국민들이 열심히 일해 저축하면 뭐하나. 이명박정부 때는 연평도 포격이 텔레비전으로 생중계되었는데 당시 8조 원이 빠져 나갔다."정 전 의원은 "남북관계를 잘 가져가는 것은 북한이 예뻐서가 아니라, 남북이 으르렁대면 우리가 손해이기에, 북한을 잘 달래야 한다는 것"이라며 "따지고 보면, 5000년 역사 속에 시간의 개념으로 보면 지금 분단은 찰나다. 그래서 우리가 통일을 지향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과 잘 지내는 것이 우리를 백배 이롭게 하는 것"이라며 "북한과 전쟁하면 아무도 살아날 수 없다"고 했다.
"전쟁이 나서 남과 북이 1대1 손해라면, 우리가 100배 손해다. 죽어도 우리가 더 많이 죽는다. 남북관계는 제일 중요한 게 '생명의 문제'이고, 그 다음이 '잘 먹고 잘 사는 문제'다. 대통령이 다른 것은 못해도 남북관계만 잘해도 성공한 정권이라 할 수 있다. 남북관계는 대한민국 국민의 삶에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치기에 그렇다."정 전 의원은 "평화를 위한 길은 따로 없고 평화가 곧 길이다. 평화로 전쟁을 막을 수는 있어도, 전쟁으로 평화를 살 수는 없다. 가장 좋은 전쟁보다 가장 나쁜 평화가 좋다"고 강조했다.
정권교체는? 최순실 게이트는?정권교체를 강조했다. 정 전 의원은 "정권교체를 해야 하는 이유는 수백 수천 가지다"라며 "이명박, 박근혜 정권은 의지와 능력도 없는데, 우리가 잘할 수 있고 의지가 있다면 남북관계다"고 말했다.
그는 "냉전의 시대에도 이후락(박정희정권 때)은 북한에 갔다"며 "그런데 박근혜정권은 남북간에 핫라인이 없다. 다 끊어졌다. 남북관계가 완전히 파탄 난 정권이다"라고 말했다.
또 그는 "최순실 게이트보다 훨씬 더 파탄 난 게 남북관계다"라며 "그래서 박근혜정권은 퇴진해야 한다. 이렇게 가다가 전쟁이 실제 나면 큰일이다. 민주정부에서 애지중지 키워온 금강산관광과 개성공단이 모두 박살났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이 '자유대한의 품으로 오라'고 했던 발언을 지적했다. 정 전 의원은 "북한이 망하면 내려오라는 것이다. 무식한 이야기다. 북이 망하면 난민이 발생한다. 그들이 어디 가서 살겠나. 한강에 텐트를 칠 것이다. 북한 인구가 2500만 명인데, 그 가운데 1/10만 내려온다고 해도 250만 명이다. 그들이 한강에 텐트를 친다면 대한민국 경제는 멈추는 것이고 우리는 암담해진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 사람들이 많이 넘어오면 우리한테 좋다고 하는 게 대통령으로서 할 소리가 아니다"며 "김영삼 전 대통령은 남북 철도를 깔면 인민군이 내려온다고 했는데, 무식한 소리다"라고 했다.
트럼프 당선은? 우리는?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관련한 이야기도 했다. 정 전 의원은 "트럼프 당선은 우리에게 재앙이다"며 "한반도의 평화를 위한 운명은 조지 W. 부시 때보다 더 힘들어질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그는 "이 사람이 어떤 카드를 내걸지 모른다. 가장 안 좋은 것이 무엇을 모른다는 것이다. 알 수 없는 대통령이 무섭다. 최악의 상황이 될 수 있다"며 "미국과 세계가 쇼크에 빠졌다. 우리는 더 큰 멘붕에 빠졌다. 미국 민주당이 원망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언론이 아무리 힐러리를 응원해도 이번 판은 안 되는 것이었다"며 "트럼프 당선은 일단 재앙이다. 그래서 우리라도 남북관계를 잘 가져갈 수 있는 대통령을 만들어야 한다. 그래서 정권교체를 해야 한다"고 했다.
정 전 의원은 "한 누리꾼은 '한미 질량보존의법칙'을 말하더라"며 "미국에서 민주당이 집권하면 우리는 새누리당, 미국 공화당이면 한국은 민주당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우리가 잘 해서 정권을 되찾아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