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언론시민연합
민주언론시민연합
조선일보는 100만 촛불집회 이후인 14일자 보도 <시민들, 환자 발생하자 길 터주고 집회 뒤엔 쓰레기 수거>(11/14 https://goo.gl/FP4zw9)에서 이번 평화집회를 작년 민중총궐기와 비교하면서 작년 집회가 폭력시위였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기자는 우선 작년 민중총궐기에 대해서 "시위대의 쇠파이프와 경찰의 물대포가 맞서는 무법천지였다. 청와대로 행진을 시도한 일부 시위대가 차벽을 무너뜨리기 위해 경찰 버스를 밧줄로 묶어 당겼고, 복면을 쓴 채 쇠파이프를 휘두르며 보도블록을 깨서 집어던졌다. 이 과정에서 농민 고 백남기씨가 경찰의 물대포를 맞고 쓰러져 의식 불명 상태에 빠진 지 317일 만에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고 묘사했습니다.
이어 12일 집회에 대해서 "평화적으로 진행됐다. 차벽을 넘어뜨리려는 시도도 없었고, 쇠파이프도 등장하지 않았다. 경찰도 방패로 몸을 가릴 뿐 최대한 시위대를 자극하지 않았다. 살수차가 시위대를 향해 물대포를 쏘지도 않았다"로 설명했습니다. 기사는 작년 민중총궐기 당시 경찰이 집회 자체를 봉쇄하는 수준의 차벽을 치고 직사살수를 하는 등 선제적 과잉방어를 했음은 언급조차 않습니다.
특히 고 백남기 농민이 보도블록을 깨서 집어던지는 폭력시위 과정에서 경찰의 물대포를 맞고 쓰러진 것인 양 대충 묘사하고 있습니다. 백남기 농민의 생명을 앗아간 것은 '과격 시위대'가 아닌, 직사살수를 쏴 사람을 죽인 경찰, 다시 말해서 명백한 국가폭력입니다. 아직도 반성하지 않고 경찰 편이나 들고 있는 조선일보의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기사입니다.
2. 오늘의 유감 보도 ② 전교조 출신 교사의 청소년 동원 의혹 반복적으로 제기하는 동아 조선12일 촛불집회를 앞두고 동아일보와 조선일보는 별다른 근거도 없이 또다시 전교조 출신 교사들의 '청소년 동원' 의혹을 반복적으로 제기했습니다. 동아일보 <세번째 '분노의 주말'… 경기교육청, 중고생 참여 독려 논란>(11/12 https://goo.gl/nkmozU)은 기사의 첫 문장부터 "12일 민중총궐기 집회에는 1,2차 집회와 달리 노동단체 등이 대규모로 참가할 예정이어서 과연 평화 시위 기조가 유지될지"입니다. 마치 '노동단체'가 집회에서 평화를 깨는 주범이라도 된다는 식의 표현이지요.
여기에 이어 동아일보는 '학생의 의사표현 행위 자체를 이유로 경고나 징계를 지양하라'는 경기도교육청의 '상식적'인 공문을 향해 "사실상 집회 참여를 독려하는 것"이라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청소년들의 집회 참여를 위해 버스 대절을 준비하고 있는 청소년 단체에 대해서는 전교조 출신이 주도하고 있다며 "학생들을 집회에 동원"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물론 단체 관계자들의 '출신성분' 외에 이 같은 주장을 뒷받침할 근거는 어디에도 등장하지 않습니다. 이건 이미 11일 조선일보에 등장했던 의혹제기를 반복하고 있는 것이기도 합니다.
조선일보도 <사설/암담한 상황에 빛 같은 시민 의식, 오늘 집회도 밝혀야>(11/12 https://goo.gl/L5wiVE)에서 "전교조 조직이 지방 학생들을 서울로 동원하겠다고 하고 있는 것도 걱정" "선생님들이 학생들을 시위에 단체 동원하는 듯한 행태는 교육적 처사라고 할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조선일보 스스로 '듯한 행태'라 표현하고 있듯, 이 같은 주장은 근거가 없을 뿐 아니라 해당 모금을 추진한 청소년들을 모욕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3. 오늘의 유감 보도 ③ 민주노총의 조직동안, 폭력의 악순환 타령 그만해라 조선일보는 위에서 지적한 <사설/암담한 상황에 빛 같은 시민 의식, 오늘 집회도 밝혀야>(11/12 https://goo.gl/L5wiVE)에서 아예 "민노총 등에서 조직 동원을 시도하고 있는 사실" "'폭력의 악순환'을 기획하거나 노리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은 우리 모두가 알고 있다"는 식의 그야말로 망상에 가까운 주장을 쏟아냅니다. "소수 전문 시위꾼이 쇠파이프를 휘두르거나 하면 경찰은 이에 대처할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이는 실제 집회의 양상과는 무관하게, '일반 시민'과 '민노총 및 각종 노동단체' '전문 시위꾼'을 구분하려는 시도일 뿐입니다. 조선일보의 주장과는 달리 그 소속이 어디이건, 어떤 행동을 하건 집회에 나온 사람들은 모두 시민입니다. 노조나 시민단체 소속 시민이 '폭력의 악순환을 기획'할거라는 주장은 조중동과 정부여당, 그리고 경찰이 만든 합작품일 뿐, 실제 폭력을 부르는 것은 집회를 막는 차벽과 과잉대응, 선제적 진압이었습니다. 국민의 집회의 자유를 허용하면 국민은 폭력을 일삼지 않는다는 것을 이번 집회는 분명히 보여줬습니다.
2. 오늘의 유감 보도 ④ 서울시 양대 지하철 노사의 혁신 추진안 합의가 짜증나는 동아11일 서울시와 두 지하철 노․사․정 대표로 구성된 '노사정협의체'가 7차례에 걸친 논의 끝에 양공사 통합 혁신 추진에 잠정 합의했습니다. 강제 구조조정을 하지 않는 대신 4단계에 걸쳐 중복인력 등을 감축하고, 대신 그에 따른 인건비 절감액을 안전투자 재원과 직원 처우개선에 사용키로 한 것이죠. 이는 노사정이 충분한 대화를 통해 합의를 이끌어낸 사례로, 사측이 대화를 거부해 파업이 장기화되고 있는 코레일 등의 사업장에 귀감이 될 만한 것입니다.
그런데 동아일보는 이 합의가 영 마음에 들지 않았던 모양입니다. 무려 단독보도인 <노조 손만 들어준 '지하철 통합'>(11/14 https://goo.gl/y2qByk)에서 동아일보는 서울시와 양 공사 노사가 합의한 '지하철 통합 관련 노사정 협의서(안)'와 '부속 협의서(안)'에 노조에 유리한 조항이 대거 반영됐다는 이유만으로 서울시가 "통합 성사만을 위해 일방적으로 노조에 '퍼 주기 식' 합의를 했다"는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협의안에 대한 세부적 지적은 거의 트집잡기 수준입니다. 먼저 동아일보는 '인위적 구조조정을 하지 않기 위해 신규채용을 줄이는 것은 "오히려 청년 일자리만 줄일 것"이라 비판했습니다. 이는 결국 청년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기존 직원들을 강제로 정리 해고해야 한다는 주장이나 다름 없는 것인데요. 그런 결론이 서울시와 양 공사 노사가 내놓은 합의보다 더 합리적인 것인지는 의문입니다.
이 비판 뒤에 "청년들이 원하는 건 수당이 아닌 양질의 일자리"라는 서울시의회 교통위원회 소속 의원의 발언을 인용한 것도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청년수당 문제와 이번 합의는 엄연히 다른 문제인데다가 청년의 일자리 부족 문제는 단순히 서울시가 협상의 기술을 살리지 못해 발생한 문제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어 동아일보는 교섭 대상으로 명시된 서울메트로 1노조와 도시철도공사 통합노조가 민노총 산하라 지적하며 "통합 후 노조의 목소리가 지나치게 커질 것"이라는 우려를 쏟아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통합 공사에 과반수 노조가 없을 시' 이미 노동자 다수가 속해있는 개별 노조와 협상을 하겠다는 것이 대체 왜 문제가 되는지 도무지 알 수 없습니다. "안전 분야 인력을 추가로 늘리겠다는 선언적 내용만 있을 뿐 구체적인 내용이 담겨있지 않다"는 등의 지적도 섣불러 보입니다. 이미 협의안에 인건비 절감액의 45%를 안전투자 재원으로 사용한다는 내용이 담겨있는 데다가, 서울시가 안전 분야 인력 증원 문제에 대해서는 "추가 논의 과정을 지켜보겠다"고 밝혔기 때문입니다.
기사 말미 동아일보는 "지하철 양 공사 통합은 적자 구조 해결 등을 위한 수단"이어야 한다는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의 발언을 인용했는데요. 지하철은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지는 공공재인 만큼, 양 공사 통합안은 단순히 '더 많은 수익을 낸다'는 목표에 매몰되어서는 안 됩니다. 게다가 기존 노동자들의 희생만을 강조하는 '구조조정안'을 고집하면서 분열이 장기화되면 이에 따른 사회적 비용이 발생할 수밖에 없습니다. 어쨌거나 노사정이 기나긴 대화를 거쳐 각자 만족할 만한 결론을 내놨다는데 '동아일보 스타일' 혹은 '박근혜 정부 스타일'대로 협의를 마무리 하지 않았다고 핏대를 올리는 건 솔직히 너무 '답정너' 아닌가요?
3. 오늘의 유감 보도 ⑤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찬성에도 논리는 필요한 거 아닌가요? 정부가 어수선한 시국을 틈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 조선일보는 <사설/응당 해야 할 한·일 군사 정보 공유도 부담되는 현실>(11/12 https://goo.gl/813eiQ)을 통해 "러시아·중국과 하는데 일본과는 하면 안 된다는 것은 이 문제를 구체적으로 알기 어려운 대중의 반일 정서에 영합하는 것"이라 지적하며 야권을 향해 "반대를 해도 논리적이고 합리적이어야 한다"고 비아냥댔습니다. "북핵 미사일의 실전 배치가 임박"했는데 "일본의 북 잠수함 감시 능력"과 "정찰위성 정보"를 이용할 수 있으니 "이 협정은 우리와 일본 모두에 도움이 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북한의 위협을 앞세워 협정의 장점만을 늘어놓고 있는 조선일보의 주장과는 달리, 전문가들은 이번 협정이 사드배치와 더불어 한미일 미사일방어체계(MD)로 귀결되는 일련의 과정이라는 우려를 쏟아내고 있습니다. 여기에 휩쓸리면 결국 대한민국은 중국을 견제하는 미일의 첨병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것이지요. 한일관계에 있어서 상당히 중대한 변화로 연결될 수밖에 없는 이런 협정을, 사상 최악의 국정농단 사태로 그 정당성을 잃었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정부가 국민적 공론화 과정도 없이 급히 추진하고 있는 셈입니다. 게다가 최근 공격적이고 자기 과시적인 행태를 취하고 있는 일본의 행보를 감안한다면 "일본 군국주의 망령에 날개를 달아 줄 것"이라는 여권의 우려는 충분히 합리적인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조선일보는 이런 합리적 우려에 대해 제대로 된 반박이 아닌 비아냥만을 쏟아내며 그저 '반일 정서 영합'으로 치부해 버리고 있습니다. 이런 행태야 말로 대중을 속이는 것 아닌가요?
4. 오늘의 추천 보도 ① 세월호 7시간, 청와대 공개 자료를 봐도 '납득 불가'경향신문이 <세월호 가라앉던 2시간20분 동안 대통령 본 사람도 지시도 없었다>(11/14 https://goo.gl/Btr74I)에서 청와대의 '4·16 세월호 사고 당일 시간대별 대통령 조치사항'을 공개했습니다. 이 기록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참사 당일 청와대 국가안보실과 비서실로부터 '보고'는 받았지만 '지시'는 한 차례도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 외 시간에 이뤄졌다는 지시도 모두 전화지시 뿐이었다고 합니다. 세월호 사고 당일 7시간 동안 대통령이 성형시술을 받았다는 의혹에 청와대는 사실과 다르다며 반박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면 대통령은 왜 그랬는지, 납득할 만한 이유를 설명해야 합니다.
한국일보는 <조원동, 기재부 간부 부인 운영 컨설팅사에 최 단골 성형외과 중동 진출 지원 맡겼다>(11/12 https://goo.gl/9Yge3O)에서는 "최순실씨가 자주 이용한 성형외과의 중동 진출을 시도하다 틀어져 세무조사 등 불이익을 받았다고 주장한 컨설팅사 대표는 과거 조원동 전 청와대 경제수석과 함께 근무한 적이 있는 기획재정부 현직 간부의 부인"임을 폭로했습니다.
<송성각, 부실 이력서 내고도 콘텐츠진흥원장 됐다>(11/12 https://goo.gl/8DNbcl)에서는 2014년 콘텐츠진흥원장 공모 당시 이력서를 근거로 "광고업체를 협박해 지분을 강탈했다는 혐의로 구속된 송성각 전 한국콘텐츠진흥원장이 수준 이하의 이력서를 내고도 원장 자리에 오른" 사실을 보도했습니다.
5. 오늘의 미보도 ① 세월호 인양 연기, 동아·조선은 미보도·중앙은 슬쩍 정부 입장 대변 당초 세월호 인양 시기를 지난 8월 말로 예상했던 해수부가 11일, 연내 인양이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현 인양 장비의 문제점 등이 기술검토 보고서를 통해 지적되어왔음에도, 정부는 그간 이를 무시해왔는데요. 결국 뒤늦게 장비 변경을 결정하게 된 것이죠. 인양 지연 결정 사안 자체를 지면에 보도한 것은 경향신문과 중앙일보, 한겨레, 한국일보였는데요. 이 중 중앙일보는 인양 장비 교체에 대한 문제제기 없이 그저 '작업속도를 높이기 위한 것' 정도로 설명했습니다. 늦장 대처라는 지적은 어디에도 없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