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하야 대전집회, '갈지(之)자 행보' 야당에도 경고

[대전 촛불행동 열두번째] "귀 막은 야당도 심판 대상"

등록 2016.11.15 05:43수정 2016.11.15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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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대선 실시’ 피켓을 들고, 거리행진에 나선 촛불집회 참가자들 ⓒ 임재근


지난 11월 1일 이후 일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개최되고 있는 대전지역 '박근혜 퇴진' 집회가 100만 민중총궐기 이후에도 지속되었다. 민주수호대전운동본부는 14일 저녁에도 둔산동 타임월드 앞에서 촛불집회를 개최하고 '박근혜 퇴진'을 요구했다. 이날 집회의 구호는 100만 민중총궐기를 기점으로 더욱 선명해지고, 구체적으로 변하고 있었다.

"100만 촛불이 지켜본다. 영수회담 중단하라!"
"영수회담 필요 없다. 박근혜는 퇴진하라!"
"국민이 참여하는 국민내각 구성하라!"
"국민의 명령이다. 조기대선 실시하라!"

사회자의 선창에 따라 참가자들은 이와 같은 구호를 제창했다.

첫 번째 발언에 나선 민주수호대전운동본부 이대식 공동상임대표(민주노총대전본부 본부장)도 이 같은 구호와 동일한 취지로 참가자들에게 호소했다. 이 본부장은 "세상 누구도 알고 있는 대한민국 모두가 알고 있는 지금의 문제는 딱 두 가지로 압축된다"며, "박근혜의 즉각적인 퇴진과 퇴진하고 나서는 국민이 참여하는 내각 만들어서 조기에 대통령 선거 하자는 것이 우리의 요구다"고 말했다.

이어 이 본부장은 야당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을 이어 갔다. 그는 "야당이라는 사람들이 갈지(之)자 행보하면서 거국중립내각 얘기하다가 뜬금없이 무슨 영수회담이냐"며, "정세를 모르면 국민의 소리에 귀라도 기울인다면 제대로 판단했을 텐데, 왜 이러는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4월 총선에 여소야대 만들어주고, 야당한테 힘 많이 실어줬다"며, "야당이 정치 잘 하고, 새누리당 견제를 잘 해줬으면, 그리고 야당이 먼저 박근혜 정권 심판했으면 우리가 이렇게 직접적으로 촛불행동에 안 나서도 되는 것 아니겠냐"고 말하면서, "야당이 자꾸 저러면 야당도 해체되어야 하고, 심판받아야 한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며 야당의 최근 행태에 대해 일갈을 가했다.

민주수호대전운동본부 이대식 공동상임대표가 박근혜 퇴진과 조기 대선 실시를 요구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 ⓒ 임재근


11월 14일, 대전의 박근혜 퇴진 12번째 집회에 500여명의 시민들이 참석했다. ⓒ 임재근


지난 민중총궐기에 다녀왔다는 30대 직장인 강희성 씨는 자유발언에 나서 "(12일 민중총궐기에 참여해서는)사람들이 많아 움직이기도 불편했고, 전화와 인터넷도 터지지 않아 불편했지만, 열정을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100만 명 이상이 모여 다양한 이야기를 외쳤지만, 결론은 더 이상 박근혜에게 국정을 맡길 수 없다는 것으로 귀결되었다"고 말했다.


이날도 여전히 학생들의 자유발언이 이어졌다. 호수돈여고 1학년 강가연 학생은 "요즘은 대한민국을 외쳤을 때, 태극기를 들었을 때 자랑스럽지 못하다"며,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그토록 외쳤던 역사속의 그 분들이 보게 된다면 '이러려고 나라를 위해 한 몸 바쳤나' 정말 회의감 들고 자괴감 드신다고 할 일"이라며 사태를 이렇게 만든 박근혜 대통령에게 "이제 그만 내려오라"고 말했다.

이어 그간 사찰논란을 일으켰던 경찰에 대해서도 한마디 했다. 강 양은 "집회에 참석하는 학생들을 사찰하면서 인권을 유린하는 것을 보면서 참을 수 없었다"며, "시험을 앞두고도 이 자리에 나온 이유는 민주주의와 주권, 자유를 지키기 위해서다"고 말해 참석자들의 힘찬 박수를 받았다.


역사 선생님을 꿈꾸고 있다는 박지연(서대전여고 3학년) 학생은 "수능을 3일 앞두고 있지만, 대학으로 제 미래가 흔들리기 전에 우리나라의 현 상황이 걱정되어 이 자리에 나왔다"고 말했다. 이어 박 양은 "박근혜 대통령은 우리 대한민국의 국민들의 신뢰를 잃었다"며, "우리는 당신을 대통령으로 인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한 "왜곡된 교과서로 아이들을 가르치고 싶지 않다"며, "국정 교과서와 위안부 합의를 철회하여 우리나라 역사에 더 이상 손대지 마라"고 경고했다.

수능을 3일 앞둔 수험생을 포함해 학생들의 참여도 여전히 많았다. ⓒ 임재근


날이 약간 포근해지자 아이들과 함께 참여한 가족들도 많았다. ⓒ 임재근


촛불집회를 마친 참가자들은 은하수네거리-큰마을네거리를 거쳐 대전시교육청까지 행진한 다음 다시 촛불집회 장소인 타임월드 앞까지 2km 정도 거리행진을 진행했다. 시교육청 앞에서는 교육청의 학생사찰에 대한 규탄의 목소리로 함성을 지르기도 했다. 행진을 마친 참가자들은 영수회담 철회 소식들 듣고 환호했다. 이날 촛불집회에는 500여 명이 참석했고, 이번 주에도 촛불집회는 평일 저녁 7시에 계속될 예정이다. 토요일(19일)에는 오후 5시에 집중시국대회로 개최된다.

거리행진에 나선 시민들. “박근혜는 즉각 퇴진하라”, “조기 대선 실시하라” 등의 현수막을 들고 행진에 나섰다. ⓒ 임재근


#박근혜 하야 #박근혜 퇴진 #조기 대선 실시 #민주수호대전운동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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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통일교육문화센터 교육연구소장(북한학 박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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