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가족협의회'와 '416연대' 회원들이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운동사무소 앞에서 '세월호 참사 당시 박근혜 대통령의 7시간 행적을 밝힐 것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은 사고 당일 7시간의 행적을 밝히고 독립 특검으로 수사 할 것"을 촉구했다.
최윤석
박근혜 대통령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성공한 '한류 팬'이자 대중문화 덕후의 자리를 꿰찼다. '길라임'이라는 닉네임 뿐만은 아니다. 드라마를 즐겨 본다는 박 대통령은 유명 배우들과 아이돌들을 초청하는 한류와 문화융성 관련 행사에 자주 참석했다. 그리고 그때마다 활짝 웃고 있는 박 대통령의 얼굴은 대서특필됐다.
세월호 참사 이후, 안산고 희생자들의 가족과 친구들이 아이돌 가수의 공연장을 찾았다는 소식이 국민들의 눈시울을 적시기도 했다. 평소 안산고 희생자들이 좋아했던 아이돌 가수의 CD 등이 분향소 제단에 놓여졌고, 희생자 아이들의 방에는 그 한류 가수들의, 배우들의 사진과 포스터가 걸려 있었다. 그렇게 세월호 미수습자 가족들과 유가족들은 2년 넘도록 아픔의 시간을 감내하고 있다.
반면, 박 대통령은 어떠한가. 세월호 1주기이던 지난해 4월 16일, 박 대통령은 남미 순방길에 올랐다. 콜롬비아와 페루, 칠레, 브라질 등 남미 4개국을 도는 와중에 페루 케이팝(K-POP) 동호회 대표들과 환하게 웃으며 기념촬영까지 찍었다. 그것이 성공한 한류팬으로서 박 대통령이 세월호 1주기 때 한 일이다. 그러면서 세월호 유가족들을 외면하고,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활동을 정부가 나서서 망가뜨렸다.
진짜 '길라임'인 배우 하지원은 세월호 참사 직후 피해자들을 위해 1억 원을 기부했다. 공식 행사에서 세월호 리본을 달기도 했다. 그러나 닉네임이 '길라임'인 박근혜 대통령은 '대통령의 7시간'과 관련 "여성으로서의 사생활"이 있다며 엄한 소리를 하고 있다.
앞서 지난 9월 30일 정부는 특조위 활동을 강제 종료시켰다. 현재 특조위는 서울 마포구 서교동 YMCA 전국연맹 건물로 이사한 상태로, 진상 조사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시국을 타고 진상조사 관련 국민 서명도 늘고 있다는 소식이다.
아직 싸움은 끝나지 않았다. "여성으로서의 사생활" 운운하는 박 대통령에게 더 이상의 관용은 필요치 않다. 그간 세월호 유족을 비롯해 국민적 트라우마를 안겨준 데 대한 응징이 필요할 뿐이다. 여야 합의 후에 세부 조율이 필요한 이번 특검에도 세월호 관련 조사가 수반돼야 한다. 세월호 유족들과 국민들이 함께 벌이는 싸움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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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및 작업 의뢰는 woodyh@hanmail.net, 전 무비스트, FLIM2.0, Korean Cinema Today, 오마이뉴스 취재기자, 현 영화 칼럼니스트, 시나리오 작가, '서울 4.3 영화제' 총괄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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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7시간', 싸움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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