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과 국민, 잘못된 만남"

[현장] 19일 아산 시민 600여 명 모여 "박근헤 퇴진"

등록 2016.11.19 22:49수정 2016.11.19 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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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가 행진중인 아산시민들. 이들은 행진후 600명 아산 촛불시민 대열에 합류했다.
시가 행진중인 아산시민들. 이들은 행진후 600명 아산 촛불시민 대열에 합류했다. 이재환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퇴진 요구가 거세다. 19일 600여명의 아산 시민들은 온양온천역 앞 광장에 모여 '박근혜 퇴진'을 외쳤다. 아산 시민들은 "국민의 이름으로, 아산 시민의 이름으로 박근혜 퇴진을 명령한다"며 "박근혜는 즉각 퇴진하라"고 주장했다.

오후 5시 무렵. 일찍부터 온양온천역 광장으로 모여든 아산 시민 150여 명은 "박근혜는 물러나라"며 거리행진을 펼쳤다. 거리행진에 참여한 150여 명의 시민들은 아산 제일호텔과 온궁로 문화거리를 지나 광장으로 돌아왔다.

행진에서 돌아온 150 여명의 시민들은 뒤늦게 광장으로 나온 촛불시민의 대열에 합류했다. 최만정 아산시민연대 대표는 "양초를 500개나 준비했는데 모두 동이 났다"며 "적어도 600명 이상의 시민이 모인 듯싶다"고 말했다.

이날 아산 시민들은 자유발언을 통해 그동안 박근혜 정부에 쌓인 감정을 토로했다. 최근 수능시험을 치른 여고생은 "생각해 보니 고등학교 시절 내내 박근혜 정부와 함께 했다"며 "세월호 사건이 터져 수학여행도 못 갔고, 역사공부 좀 열심히 하려고 했더니 국정화하겠다고 했다"고 성토했다.

이 학생은 또 "지난 12일 광화문에 100만이 모여 박근혜 퇴진을 요구했다"며 "박근혜 대통령은 국민의 목소리에 빨리 답하라"고 압박했다. 이에 대해 사회자는 "국정교과서로 배우지 않았는데도 어쩌면 저렇게 혼이 바를 수 있냐"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600여명의 아산시민들이 온양온천역 앞 광장에 모였다.
600여명의 아산시민들이 온양온천역 앞 광장에 모였다. 이재환

이날 중고생들의 발언은 단연 압권이었다. 또 다른 학생도 "박근혜 대통령은 상식이 부족한 것 같다"며 "박근혜 대통령은 국민의 말을 듣고 이쯤에서 퇴진하라"고 말했다. 자유발언대에 선 중학생은 "박근혜는 무능한 대통령"이라며 "대통령은 세월호가 침몰했을 때 도대체 어디서 무엇을 했는지 궁금하다"고 쏘아붙였다.

어른들의 푸념과 한탄도 이어졌다. 아산시 송악면에서 왔다고 밝힌 이정은씨는 "저출산이 문제라고 해서 아이를 셋이나 낳았다"며 "아이 교육 때문에 빚까지 얻어 집을 사고 이사를 했는데 살길이 막막하다"고 말했다. 이어 "박근혜 대통령은 지금도 귀를 막고 있는 것 같다"며 "울분이 터진다"고 덧붙였다.


순청향대학교 학생이라고 밝힌 청년은 "4.19와 87년 6월 항쟁 등 힘들게 얻은 민주주의인데 과거로 퇴행하는 것 같다"며 "박 대통령은 현 상황을 명학히 인지하고 하야하라"고 주장했다. 

선문대학교 1학년이라고 밝힌 남학생도 "국민의 신임을 잃은 대통령은 더 이상 대통령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런 시국에도 외압이 두렵고, 일신의 안위를 지키려고 입을 다물고 있다면 그것 자체가 부끄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복기왕 아산시장이 화답하고 나섰다. 복기왕 아산시장은 이날 시장이 아닌 '시민의 자격'으로 발언을 했다. 복기왕 시장은 "어린 학생들이 촛불을 드는 모습을 보고 어른으로써 부끄러웠다"며 "더 이상 뒤에 숨어 있을 수만은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대한민국이 흔들리지 않도록 국민의 옆에서 함께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자유발언 도중 가수 김건모의 노래 <잘못된 만남>이 광장에 울려 퍼지기도 했다. 이에 대해 사회자는 "박근혜 대통령과 우리 국민의 만남도 '잘못된 만남'이 아닌가 싶다"며 일침을 놓았다. 한편 온양온척역 앞 광장에 모인 600여 명의 아산촛불시민들은 촛불을 흔들어 보이며 장관을 연출하기도 했다.

 아산 시민들이 촛불을 받으려고 줄을 서고 있다.
아산 시민들이 촛불을 받으려고 줄을 서고 있다. 이재환

#아산 #온양온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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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주의자. 개인주의자. 이성애자. 윤회론자. 사색가. 타고난 반골. 충남 예산, 홍성, 당진, 아산, 보령 등을 주로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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