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장애인 자기주장 발표대회 현장
문주현
전북장애인부모연대와 전북지역 발달장애인들의 자조 모임인 '나르샤'가 주최한 이날 대회는 전북지역 발달장애인과 부모들이 발달장애인의 권리 보장을 촉구하고, 지역 사회에서 함께 살고 싶다는 마음을 직접 풀어낼 수 있도록 마련한 시간이다. 이날 여러 구호가 대회 중간에 나왔지만, '엄마가 목숨 걸고 지켜줄게'라는 구호가 눈에 띄었다.
"한 엄마가 최근에 암 진단을 받았습니다. 자폐 2급의 자녀가 있는데, 이 아이는 혼자 살아가야 하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보장된 활동보조 서비스 시간은 1달 47시간에 불과합니다. 아이가 안전하게 살기 위해서는 우리 엄마들이 목숨 걸고 지켜주겠다는 마음으로 끝까지 싸우는 방법밖에 없습니다."증언대회에 앞서 전북장애인부모연대 김정숙 대표가 목소리를 높였다. 부모연대는 전북장애인차별철폐연대와 함께 전라북도 장애인 인권보장을 촉구하며 전북도청 앞에서 천막농성에 들어간 지 벌써 3주. 지난주부터는 전라북도와 협의가 시작됐지만, 장애인 인권 보장, 자립생활과 장애인가족 지원, 발달장애인 권리 보장 등 어느 한 분야도 앞으로 나가지 못하고 있다.
"엄마들이 돈 내놓으라고 하는 줄 알아요. 2차 협의에서 발달장애인 자립을 위해 소득보장을 요구했어요. 성인이 되도 일자리를 구할 수 없고, 있더라도 한 달 30만 원에 불과해서 도저히 살 수가 없다고 했더니 '부모들이 부정수급을 해서 소득보장을 해 줄 수 없다'고 답하더군요. 지금 엄마들은 시설에서 우리 아이들이 맞아죽는 것보다 부정수급이라도 해서 함께 사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고 있어요."지난 5월 전북 남원시 평화의집 장애인 폭행 사건은 김 대표의 말에 힘을 실어준다. 발달장애인 생활 시설인 남원 평화의집의 생활교사들은 수 년 동안 발달장애인들을 학대했다가 발각됐다. 가정에서 보살필 형편이 되지 않는 부모들이 이용료를 지불하고 아이를 보냈는데, 일부 장애인들은 심각한 학대를 당해 입소 전보다 장애가 더 심각해지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