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여드름에 패치 붙이면 피지 배출 막아 염증 심화 우려
여드름패치의 치료 효과 의료계에서 검증 안 돼
여드름을 진정시키고 상처가 남지 않게 도와준다는 이유로 일명 여드름패치가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패치가 자칫 여드름을 더 악화시킬 수도 있다는 전문가 의견이 나왔다. 적절히 사용하면 여드름 상처 치유에 어느 정도 도움을 줄 수 있지만, 상황에 따라선 독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여드름패치는 여드름 부위에 간편하게 붙일 수 있도록 스티커 형태로 제작돼 있다. 최근엔 약국뿐만 아니라 편의점·화장품 가게·캐릭터숍 등에서도 다양한 종류의 여드름패치 제품을 구매할 수 있어 사용자가 늘고 있다. 문제는 부작용을 호소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는 것.
건양대병원 피부과 명기범 교수는 "순전히 여드름 치료 목적으로 패치를 사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여드름은 피지가 밖으로 배출되고 각질이 떨어져 나가야 치료가 되는데 염증 위에 여드름패치를 붙이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여드름패치 제품 중엔 적정 습도를 유지해 상처를 빨리 아물도록 돕는 상처 치료용 습윤 밴드와 비슷한 성분의 패치도 많다.
여드름 치료는 피부 재생을 목적으로 하는 상처 치료와 원리가 다르다. 여드름 피부는 적절히 각질을 제거해줘야 염증을 예방할 수 있다. 간혹 여드름을 짜지 않은 상태에서 패치를 붙이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잘못된 치료법인 셈이다.
특히 시간이 지나 노랗게 곪아 터지는 화농성 여드름은 사춘기 시기의 호르몬 과잉이 원인이기 쉽다. 이 경우 여드름패치를 붙여도 치유되지 않는다.
건양대병원 피부과 한형진 교수는 "여드름 위에 패치를 붙이면 통풍도 안 될 뿐더러 각질이 떨어져 나가는 것을 막아 속에서 곪거나 염증이 생길 수 있다"며 "모낭염이나 피부 트러블을 유발하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여드름패치 중엔 살리신산 성분을 함유해 여드름 치료에 도움이 된다고 광고하는 제품도 있다. 전문가들은 "피부과에선 권하지 않는 방법"이라 입을 모은다.
한 교수는 "살리신산은 각질 용해(溶解) 효과가 있는 성분"이며 "피부박피 시술이나 면봉에 묻혀 각질을 긁어내 제거하는 데 사용하긴 하나 살리신산을 바르고 그대로 덮어두는 치료법은 피부과에서 많이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여드름을 짜서 피지를 제거한 뒤엔 신경 써서 관리를 해야 한다. 여드름을 짠 뒤 햇빛에 노출되면 색소침착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때 선크림을 바르거나 여드름패치를 사용하는 것은 색소침착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명 교수는 "여드름패치는 학회나 연구를 통해 치료 효과가 검증된 사실이 없다"며 "전문의의 진찰 없이 자가 진단을 통해 검증되지 않은 패치를 사용하다 여드름 치료시기를 놓쳐 더 큰 고생을 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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