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고산병 약 효과 없어 비아그라 샀다더니...

윤소하 "2015년 11월까지 고산병약 구입한 적 없어", 의무실장 해명도 거짓?

등록 2016.11.25 10:46수정 2016.11.25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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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박근혜 퇴진' 20만명 촛불 든 날 청와대 본관 비선실세 국정농단 사태 관련 20만명의 시민들이 광화문광장에 모여 '박근혜 퇴진' 제2차 범국민행동을 개최한 5일 오후 청와대 본관의 모습.

'박근혜 퇴진' 20만명 촛불 든 날 청와대 본관 비선실세 국정농단 사태 관련 20만명의 시민들이 광화문광장에 모여 '박근혜 퇴진' 제2차 범국민행동을 개최한 5일 오후 청와대 본관의 모습. ⓒ 권우성


청와대의 '비아그라' 해명이 더 꼬이고 있다.

앞서 청와대는 비아그라와 제네릭 제품(복제약)인 팔팔정을 해외 순방시 우려되는 고산병 예방 및 치료 목적으로 구입했다고 밝혔다(23일). 특히 정식 고산병약인 다이아막스정·아세타졸정도 준비했지만 그 외에 치료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약제를 구비해야 했다는 해명도 덧붙었다. 그러나 청와대가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2015년 12월 이전까지 다이아막스정·아세타졸정을 구입한 적도 없다는 사실이 이틀 만에 드러났다.

이는 윤소하 정의당 의원이 25일 공개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2013년부터 2016년 8월까지 청와대 의무실에서 구입한 의약품 현황을 파악한 결과다.

2013년부터 2015년 11월까지 고산병 약 구입기록 없어

청와대는 지난 2015년 12월 '발기부전 치료제'인  비아그라(60정)·팔팔정(304정)을 대거 사 들였다. 이 사실이 드러나면서 논란이 일자, 청와대는 "비아그라 구입은 아프리카 순방시 고산병 예방용이자 치료용으로 구입했다"고 해명했다. 이선우 청와대 의무실장도 지난 24일 보도자료를 통해 "2015년 4월 남미 순방 시 황열과 고산병에 대한 우려로 주치의를 통해 자문을 요청한 바 있으며 당시 고산병 예방 및 치료를 위해 (정식 고산병약인) 다이아막스정·아세타졸정과 비아그라정·팔팔정 등의 처방을 권고 받았다"고 해명했다.

특히 이 의무실장은 "(2015년 콜롬비아 보고타 방문 당시) 휴대용 산소와 다이아막스, 덱사메타손 등 3종을 고산병 예방을 위해 준비했지만 예상 외로 고산 증상을 호소하는 수행원이 많아 향후 고산 지대 행사에 대한 추가 대책을 고민하게 됐다"면서 "2016년 3월 멕시코 순방과 5월 에티오피아 수방을 대비하고자 '실데나필(Sildenafil)' 성분인 비아그라정과 팔팔정을 구매했고 위 3종에 추가하여 준비했다"고 밝혔다. 즉, 미리 준비했던 고산병 약의 효과가 낮아 추가 약제가 필요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윤소하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청와대 의무실장의 해명은 사실과 다르다. 지난 2013년부터 2015년 11월까지 청와대에서 정식 고산병약인 다이아막스정과 아세타졸정을 구입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앞서 의무실장이 2015년 4월 남미 순방(콜롬비아 보고타) 당시 고산병 예방 및 치료를 위해 준비했다던 다이아막스정의 구입 사실이 파악되지 않은 셈이다. 청와대는 다른 고산병약인 아세타졸정도 2015년 12월 비아그라 등을 구입할 때 함께 사 들였다.


이와 관련, 윤 의원은 "2016년 5월 아프리카 순방 6개월 전인 2015년 12월에 고산병약인 아세타졸정을 비롯해 전문 치료약도 아닌 비아그라와 팔팔정을 구입할 정도의 준비성을 가진 청와대가 2015년 남미 순방 전에 아세타졸정을 한 번도 구매하지 않았다는 것을 이해하기 어렵다"라며 "청와대의 해명에 신뢰가 가지 않는 이유"라고 지적했다.

"서창석 주치의 임명 이후부터 태반주사 등 구입"


또한, 윤 의원은 "서창석 현 서울대병원장이 대통령 주치의로 임명된 이후에 청와대 의무실의 의약품 구매가 급증했다"며 "실제 논란이 되고 있는 비아그라, 태반주사 등은 모두 서창석 병원장이 주치의로 있던 시절에 구입한 것"이라고도 지적했다.

실제로 이병석 세브란스병원 원장이 대통령 주치의로 있었던 16개월 간 청와대 의무실은 의약품 구매를 위해 월 평균 316만 원을 썼다. 그러나 그 후임인 서창석 병원장이 대통령 주치의로 있었던 18개월 동안에는 월 평균 571만 원을 의약품을 구매하는 데 사용했다.

이와 관련, "청와대는 의무실장을 통해 논란이 되고 있는 의약품들을 하나 하나 열거하며 해명했지만 태반주사, 마늘주사, 백옥주사, 감초주사 등에 대해서는 왜 구매했는지, 어떻게 사용했는지에 대해서 해명하지 않았다"라며 "근무자들의 건강관리에 태반주사를 이용한다는 해명에는 설득력이 없다"고 질타했다.

한편, 이에 대해 설명할 수 있는 서창석 병원장은 지난 24일 오전 돌연 출국했다. 서울대병원은 해외 출장이라는 설명만 내놓고 귀국일시나 행선지 등을 밝히지 않고 있는 상태다.
#비아그라 #박근혜 #청와대 #고산병 #최순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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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입사. 사회부·현안이슈팀·기획취재팀·기동팀·정치부를 거쳤습니다. 지금은 서울시의 소식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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