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 비정규직지회 업무방해금지가처분 논란

등록 2016.12.05 14:08

수정 2016.12.05 14:08

한국지엠(GM) 창원공장 비정규직들이 대규모 해고에 직면한 가운데, 사측이 노동조합을 상대로 낸 '업무방해금지 가처분 신청'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한국지엠은 최근 전국금속노동조합 경남지부 한국지엠창원비정규직지회(아래 비정규직지회)를 상대로 법원에 업무방해 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고, 지난 2일 창원지방법원 제21민사부(정재규 부장판사)에서 심리가 열렸다.

비정규직지회는 5일 보도자료를 통해 "한국지엠의 업무방해 금지 가처분은 노동조합 탄압이다"라며 "재판부는 충분히 검토한 뒤 결정해야 한다"고 했다.

한국지엠이 "하청업체 노동자들이 원청을 상대로 한 쟁의행위는 불법"이라 주장한 것에 대해, 비정규직지회는 "한국지엠 창원공장은 2013년과 2016년 대법원에서 두 차례나 불법파견이라는 판결을 내린 바 있다"며 "하청노동자들의 실제 사용자가 한국지엠이라는 것"이라 했다.

이들은 "한국지엠을 상대로 한 쟁의행위는 불법이 아니며 정당한 행위다"며 "그런데 한국지엠은 이를 호도하며 원청을 상대로 한 쟁의행위가 불법인 것처럼 주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한국지엠이 "본관 앞 선전전과 공장 순회 등 노동조합 활동 일체가 불법"이라고 한 주장에 대해, 비정규직지회는 "한국지엠은 본관 앞 선전전, 공장 순회 등이 업무를 방해하는 불법적 행위라고 주장하는데, 이는 헌법에 보장된 노동3권에 기초한 노동조합 활동을 부정하는 것"이라 밝혔다.

이들은 "노동조합 가입을 촉구하고 임금 및 단체협상의 내용을 선전하는 활동을 했을 뿐이며 회사의 업무를 방해하지 않고 진행되었다"며 "한국지엠은 소음을 발생시켜 업무를 방해했다고 하며 가처분을 요구하는데, 소음에 대한 소명자료도 제출하지 않는다. 실제 한국지엠의 주장과 달리 노조활동에서 업무를 방해하는 기준을 초과하는 소음은 발생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한국지엠 창원공장은 진환 금속노조 한국지엠창원비정규직지회 사무장이 회사에 출입하는 것은 불법이라고 주장했다. 사진은 2015년 10월 21일 창원공장에서 열린 비정규직 집회에 진환 사무장이 들어가려고 하자 회사에서 막으면서 충돌이 일어났을 때 모습.윤성효

또 한국지엠은 진환 비정규직지회 사무장(전 지회장)의 출입이 불법이라 했다. 진환 사무장은 2006년 한국지엠 창원공장 굴뚝농성을 벌였고, 당시 법원은 사측의 요구를 받아들여 '출입금지 가처분'을 받아들였다.

이와 관련해 비정규직지회는 "2006년 이후 굴뚝농성과 같은 일은 벌어지지 않았고, 10년이 지난 시점에서 실질적으로 가처분은 시효를 다 했다고 할 수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현장을 출입한 것은 노동조합 간부로서 단체교섭 등에 참여하려는 정당한 노조활동을 위해서였다"고 주장했다.

또 이들은 "진환 사무장이 '공장 주변 100m 이내에서 고언, 폭언, 물리력 행사' 등 업무방해를 하지 말 것을 요구하는데, 이는 개인의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하는 것"이라며 "100m에는 공원, 버스정류장, 주민센터까지 포함된다"고 분노했다. 아울러 "한국지엠의 업무방해금지 가처분신청은 노동조합 활동을 위축시키고 탄압하는 조치다"며 "가처분 재판은 신중하게 진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정규직지회는 "가처분 결과에 따라 한국지엠 비정규직 노조활동이 심각하게 침해받게 되며, 이는 360명 해고에 대한 선전활동도 영향을 받게 된다"며 "비정규직 노조의 존폐 여부가 결정될 수도 있는 심각한 재판이다"라고 밝혔다.

이들은 "360명 해고통보 후 벌어진 가처분 재판은 더더욱 신중해야 한다"며 "가처분 결정에 따라 지회는 해고를 막기 위한 활동에 족쇄가 채워진다. 잘못될 경우 가족까지 포함해 1000여명의 생존권이 박탈될 심각한 상황이다. 재판부의 신중한 결정을 요청한다"고 호소했다.

한국지엠 창원공장은 4개 사내하청업체에 대해 도급계약 만료하기로 했고, 해당 업체는 360여명의 비정규직에게 오는 12월 31일로 해고할 것임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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