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혜씨 내려오이소, 기춘아 병우아 깜빵 가자"

[부산] 10일 6차 부산시국대회... "촛불이 일상이 됐다"

등록 2016.12.11 12:01수정 2016.12.11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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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차 부산 시국대회 ⓒ 조종완


[기사 수정 : 11일 오후 2시 7분]

박근혜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후 첫 주말인 12월 10일 오후 6시, 서면 쥬디스태화 앞 중앙대로에서 6차 시국대회가 열렸다.

탄핵소추안 가결에 만족할 수 없는 10만 부산 시민들은 '즉각 퇴진'과 '구속'을 외치면서도 1차 승리의 기쁨을 누렸다.

자유발언와 공연이 어우러져 축제와도 같았던 본 대회는 가수 강산에씨의 폭발적인 무대로 마무리되었다.

이어 저녁 8시 행진이 시작되었다. 부산 시민들은 "박근혜를 구속하라, 내각 총사퇴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검찰청으로 향했다. 부산운동본부는 "특검 수사와 헌재 결정을 눈 똑바로 뜨고 주시하겠다는 의미에서 행진 마무리 장소를 검찰청으로 정했다"고 밝혔다.

다채로운 퍼레이드와 노래, 풍물놀이 등이 어우러진 행진은 얼핏 축제처럼 보이기도 했지만 참가자들의 결기는 단호했다.

포승줄에 묶인 박근혜 모형이 등장했으며 이재용, 정몽구 등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공범이자 숨은 주범이라 할 수 있는 재벌들의 모형도 등장했다.


검찰청에 도착한 시민들은 박근혜 모형을 검찰에 인계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본대회에 이어 마무리 집회의 사회를 맡은 노정현씨는 "검찰이 우병우를 못 잡아서, 박근혜를 소환할 법률적 근거가 없어서 손 놓고 있는 게 아니다. 눈치 보는 것이다. 그래서 오늘 부산촛불들이 직접 범죄자를 데리고 왔다"고 말했다.


사회자의 구호에 따라 참가자들은 "당직검사 어디 갔냐, 옛다 박근혜!"라고 외쳤다.

검찰청 앞 마무리 집회에선 밴드 스카웨이커스의 공연과 '새로운 나라로 가는 길굿' 대동마당이 펼쳐졌다. 공식 집회가 종료된 이후에도 시민들은 자리를 뜨지 않고 한동안 남아 축배 없는 축제를 즐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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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연산동에서 아이 넷을 키우는 아빠라 자신을 소개한 연제구의원 노정현 ⓒ 이윤경


지난 4차 시국대회의에 이어 다시 사회를 맡게 된 노정현 연제구의회 의원은 "촛불이, 여러분이 해냈다. 우리 모두를 위해 큰 박수와 함성을 보내자"며 힘차게 시국대회를 열었다.

노정현 의원은 "탄핵안이 가결되었으니 이제 차분히 지켜보자는 목소리도 있고 일상으로 돌아가자는 소리도 나온다. 정당을 강제로 해산하고 국정교과서와 한일 '위안부' 합의, 노동 개악, 백남기 어르신의 죽음 등 관련 책임자는 누구 하나 처벌받지 않았는데 일상으로 돌아가라는 게 말이 되느냐"고 외쳤고 일부 시민들은 "촛불이 우리의 일상이다!"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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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하퍼스 ⓒ 이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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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노조 부양지부 수석부지부장 정혜금, 철도노조 부산지방본부장 장양덕 ⓒ 이윤경


정혜금 금속노조 부양지부 수석부지부장은 "박근혜 탄핵안이 가결됐지만 진짜 권력인 재벌을 그냥 두면 안 된다. 대통령은 임기라도 있지만 재벌은 대대손손 권력을 누리고 있다"며 "헌재가 박근혜의 탄핵을 결정하더라도 재벌 해체의 촛불이 이어지길 바란다"고 했다.

철도 역사상 최장기 파업인 74일의 파업을 잠정 중단하고 현장투쟁으로 전환한 장양덕 본부장은 "불편해도 괜찮다며 철도파업을 응원해 주신 시민들께 감사드린다"고 했다. 장양덕 본부장은 "힘든 시간이었지만 투쟁하지 않으면 불편과 부당은 더 심해질 것이다. 그 누구도 침범할 수 없는 권리를 위해 투쟁할 것이고 꼭 승리해서 무너진 민주주의를 회복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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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래고 3학년 이대웅, 온새미 학교 중2 김효찬 ⓒ 이윤경


마치 랩을 하듯 무대를 돌아 다니며 발언한 이대웅 학생은 "탄핵안 가결이 기쁜 분도 있겠지만 나는 그렇지 않다. 헌재 판결까지는 최소 두 달이 걸릴 것인데 촛불 내릴 것인가? 박근혜 즉각 퇴진을 요구하며 끝까지 뭉쳐서 끝까지 저항하자"라고 말했다.

새누리당 앞에서 1박 2일의 농성을 진행했던 온새미 학교 김효찬 학생은 "초등학생 동생들도 잘못을 하면 사과하고 책임을 진다. 그런데 한 나라의 대통령이  잘못을 뉘우치지 않는다. 반드시 구속시켜야 한다. 탄핵안 가결은 시작일 뿐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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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버닝소다 ⓒ 이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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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민주언론시민연합 대표 복성경, 박근혜정권 퇴진 부산운동본부 공동대표 이정은 ⓒ 이윤경


복성경 부산 민주언론시민연합 대표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서 한겨레와 JTBC 등 몇몇 언론들이 역할을 했다. 하지만 사태가 여기까지 온 것은 언론이 침묵한 탓이었다. 박근혜 정권에서 언론의 역할은 눈 감고 입 다물고 물타기 한 것이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언론만 보면 대한민국은 아무 문제가 없는 평화로운 나라다. 세월호 사건으로 인해 '기레기'라는 단어가 등장했고 반성하는 듯한 몸짓도 있었다. 하지만 통합진보당 해산, 국정교과서, 한일 '위안부' 합의, 노동개악과 사드배치까지 언론은 청와대의 입 노릇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복성경 대표는 "언론자유는 모든 자유를 가능케 한다. 주권자로서 명령하니 당신들이 언론이라면 국민들의 알 권리를 존중하라. 마지막 기회이며 이것을 거부한다면 기레기, 국정농단의 공범자일 뿐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공정보도를 위해 부당해고 된 모든 언론인들이 제 자리로 돌아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정은 박근혜정권 퇴진 부산운동본부 공동대표는 대통령 직무대행을 맡게 된 황교안 총리와 내각 전체를 '박근혜 공범'으로 규정하고 총사퇴를 요구했다. 이정은 대표는 "주권자인 국민들의 준엄한 선언이다. 이들을 결코 용납할 수 없으며 이에 맞서 계속 촛불을 들자"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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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강산에 ⓒ 이윤경


연예계 블랙리스트에 맞서 문화예술인 시국선언에 함께 한 강산에씨는 "근혜씨 뭐합니까? 빨리 내려오이소. 내가 이러려고 음악한 거 아닌데..  기춘아 병우야 니들도 깜빵 가야지"라며 노래했고 응원한다는 말과 함께 그의 대표곡 중 하나인 '거꾸로 강을 거슬러 오르는 저 힘찬 연어들처럼'을 열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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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진 ⓒ 이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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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진 ⓒ 조종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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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진 ⓒ 조종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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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청에 도착한 참가자들이 환호하고 있다. ⓒ 이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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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를 구속하라" 검찰에게 박근혜 모형을 인계하는 참가자들 ⓒ 이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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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나라로 가는 길굿 ⓒ 이윤경


#박근혜_즉각퇴진 #부산시국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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