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수 "MBC 적법하지 않게 통화 입수했을 것"

[4차 청문회] '기밀누설 혐의' 보도 뒷배경에 '사찰-감청' 가능성 동의해

등록 2016.12.15 13:09수정 2016.12.15 13:09
2
원고료로 응원
a 답변하는 이석수 전 특별감찰관 이석수 전 특별감찰관이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 4차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답변하는 이석수 전 특별감찰관 이석수 전 특별감찰관이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 4차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남소연


이석수 전 특별감찰관이 자신의 기밀누설 의혹을 보도한 MBC의 취재방법이 적법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MBC는 이 전 감찰관과 <조선일보> 기자와 나눈 대화를 보도하면서, 이 전 감찰관이 우병우 전 민정수석 감찰 등에 대한 내용을 누설했다고 보도했다. 청와대는 이를 '국기문란행위'로 몰아붙여 사실상 우 전 수석 등에 대한 감찰을 무산시켰다. 이 전 감찰관도 결국 이 일을 계기로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와 관련, 이 전 감찰관은 15일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4차 청문회에서 "MBC가 본인과 <조선일보> 기자와 나눈 SNS 내용을 입수했다는 것과 관련해 하실 말 있느냐"는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SNS를 하지 않았다. 통화 내용의 일부가 MBC에 갔는지 모르겠다"면서 "개인적 생각으로는 적법한 절차가 아닌 방법으로 취득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박 의원이 "감청, 도청, 사찰의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냐"는 되묻자, 이 전 감찰관은 "적어도 적법한 것은 아니다"라며 "상식적으로 판단할 일 아니겠나"라고 답했다. 박 의원이 "감청, 도청, 사찰 등과 같은 취지라고 보나"라고 물었을 때는 "네"라고 답했다.

이 전 감찰관은 우병우 전 수석의 혐의 내용에 대해서도 상당히 신빙성 있다고 봤다. 그는 "우 전 수석과 관련 검찰에 수사 의뢰한 내용이 뭔가"라는 박 의원의 질문에 "(우 전 수석의 가족기업인) 정강 문제와 아들 병역 문제"라고 답했다. 이어, "수사 의뢰했다는 것은 상당한 정도의 소명 필요성이 있다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저희는 그렇게 판단했다"고 말했다.

"미르·K스포츠 첩보에 정권이 나중에 어떻게 감당할지 생각했다"

미르·K스포츠 재단 내사와 관련해서는 "전경련 소속 재벌기업들로부터 몇 백억 씩 모금해 재단 두 개를 만들었는데 그 모금 과정에 안종범 당시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관여돼 있다는 내용의 첩보를 받았었다"면서 "그 당시 첩보를 듣고 든 생각은 재벌기업이 자발적으로 낸 것은 아닌 것 같다는 것이었고 안 수석의 영달이나 노후를 위해 만든 것도 절대 아닐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재단이란게 한 번 만들면 다시 없애는 것이 사실상 어렵고 정권도 2년 밖에 남지 않았는데 나중에 어떻게 감당할지 생각했다"며 "이후 직원들에게 재단의 실질적 주인이 누군인지 알아보라고 확인작업을 진행했었다"고 덧붙였다.

현재 부산 정가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엘시티 의혹과 현기환 전 정무수석 간의 관계에 대해서도 주시했다고 밝혔다. 그는 "엘시티와 현 전 수석과 관련해서도 내사한 적 있느냐"는 최교일 새누리당 의원의 질문에 "현기환 정무수석이 정무수석으로 임명된 다음부터 엘시티에 특별히 관심을 가졌다"고 증언했다.


아울러 "'부산에 이영복이라는 사람이 큰 사업을 하는데, 엘시티가 안 되면 사달이 난다고 무사하지 못할 것'이라고 현기환 전 수석이 말한 것을 보고 받았다"면서 "그 당시는 분양 전이라 내사할 상황이 아니고, 분양 상황을 지켜봐야 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국정농단 의혹을 받고 있는 최순실과 문고리 3인방에 대해 감찰을 못했던 것에 대한 아쉬움도 드러냈다.

그는 "최순실은 왜 감찰하지 않았느냐"는 정유섭 새누리당 의원의 질문에 "특별감찰관실 감찰 대상자는 4촌 이내 친족인데 대상이 아님이 명백하다"고 답했다. 이어, "최순실만 아니라 사실 청와대 정호성·안봉근 전 비서관 등이 (법률상) 다 감찰대상에서 빠졌다"고 지적했다.

'최순실을 언제 알았느냐'는 질문에는 "박 대통령의 가족사는 기본적으로 '스터디'가 돼 있는데 (최씨의) 국정 관여 등 많은 사실은 이 사건이 벌어지기 전까지는 몰랐다"고 답했다. "청와대 비서관 등 어느 정도까지 최순실을 알았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그것까지 추단하기 어렵다. (이재만·정호성·안봉근) 비서관 세 분은 정확히 안 것 같지만 나머지는 (알았다고 말하기)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이석수 #우병우 #박근혜 #최순실 #사찰
댓글2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2007년 5월 입사. 사회부·현안이슈팀·기획취재팀·기동팀·정치부를 거쳤습니다. 지금은 서울시의 소식을 전합니다.

선악의 저편을 바라봅니다. extremes88@ohmynews.com


AD

AD

AD

인기기사

  1. 1 추석 때 이 문자 받고 놀라지 않은 사람 없을 겁니다 추석 때 이 문자 받고 놀라지 않은 사람 없을 겁니다
  2. 2 최근 알게 된 '평생직장', 정년도 은퇴도 없답니다 최근 알게 된 '평생직장', 정년도 은퇴도 없답니다
  3. 3 아직도 '4대강 사업' 자화자찬? 이걸 보고도 그 말 나오나 아직도 '4대강 사업' 자화자찬? 이걸 보고도 그 말 나오나
  4. 4 우리 모르게 큰 일이 벌어지고 있다... 정부는 왜? 우리 모르게 큰 일이 벌어지고 있다... 정부는 왜?
  5. 5 [단독] "김건희 사기꾼 기사, 한국대사관이 '삭제' 요구했지만 거부" [단독] "김건희 사기꾼 기사, 한국대사관이 '삭제' 요구했지만 거부"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