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본관
이정근
'대통령의 7시간'이 최대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청문위원들이 작심하고 파고들었지만 아직 다 파헤치지 못했다. 본인이 '난 그 시간에 뭐했다'라고 밝히면 궁금증이 해소될 일이지만 본인은 입을 꼭 닫고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다. 의혹이 불거질 때마다 대변인이 나서서 "그 시간에 그건 안했다"라고 변명하고 있으니 의혹이 증폭되고 설이 꼬리를 물고 있다.
청문회를 통하여 밝혀진 박근혜대통령의 하루 일정을 퍼즐 맞추듯 맞추어 보면 늦게 일어나 미용사를 불러 꽃단장하고 오후에 집무실로 출근하여 일정을 소화하고 다시 관저로 돌아와 밤늦게까지 보고서를 살펴본 것으로 유추해볼 수 있다. 공식 일정이 없는 날엔 아예 출근도 하지 않고 관저에 머물러 있었던 것으로 추측된다. 일찍 출근한 김기춘 전 비서실장이 "일주일에 대통령을 한 번도 뵙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라는 증언이 이를 뒷받침해주고 있다.
비정상이 관례화 되니 '최순실과 3인방' 등 비선들이 날뛰고 주치의도 아닌 의사가 '보안손님'이라는 명패로 얼굴을 가리고 도둑고양이처럼 살금살금 청와대를 드나들었다.
비정상의 일상화는 최순실과 문고리 3인방에겐 호기다. '혼밥'과 '방콕'은 이들의 활동 영역을 넓혀준다. 전성시대가 따로 없다. 영애시절부터 몸에 밴 비정상을 정상으로 돌리려는 진언은 독약이다. 그들은 그 누구보다도 그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때문에 비정상을 부추기고 그들은 호가호위한 것이다.
▲왕의 남자 공길과 처선을 모티브로 한 영화 포스터
이정근
여기에서 갑자기 처선이 생각나는 건 왜일까? 그는 임금을 지근거리에서 모시는 환관의 우두머리였다. 연산이 천한 것들을 궁으로 불러들여 음란한 연희를 벌이자 목숨을 걸고 극간했다.
"전하! 이 늙은 종이 4대째 임금을 섬겼지만 고금에 전하처럼 하신 분이 없으셨습니다."그는 연산의 할아버지 세조때 부터 궁에 들어와 예종, 성종을 모셨던 내시부의 상선이었다. 공길의 음탕한 공연에 취해있던 연산이 크게 노하여 활을 당겨 옆구리를 쏘았다. 처선이 피를 흘리며 절규했다.
"늙은 내시가 어찌 죽음을 아끼겠습니까만 전하께서 오래도록 보위에 계시지는 못하실 것 같아 한스럽습니다."격노한 연산에게 혀가 잘려 죽어가던 처선의 목소리가 메아리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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