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병우 전 민정수석 청문회장 입장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22일 국회에서 열리는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회 국정조사특별위원회'(이하 국조특위) 제5차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1. 김진의 우병우 칭찬하기! "우 전 수석은 '대학원생' 국조특위 위원들은 '고등학생' 수준"지난 22일 5차 청문회가 있었습니다. 청문회에는 그동안 현상금까지 걸렸던 우병우 전 민정수석이 출석했는데요. '우병우 청문회'에 대한 언론의 평가는 인색했습니다. '우병우의 승리', '맹탕 청문회'란 비난과 꾸준히 제기해 왔던 '청문회 무용론'도 빠지지 않았습니다.
종편 시사토크 프로그램의 기조도 마찬가지입니다. 시사토크 프로그램의 비난은 시종일관 '모른다'고 답한 우병우 전 민정수석 대신, 국조특위 위원들에 쏟아졌습니다. TV조선 <박종진 라이브쇼>(12/22)의 진행자 박종진 씨는 5차 청문회에 대한 평가를 하며 프로그램을 시작했습니다. "문제는 국회의원, 이 청문위원들입니다. 우 수석이 몇 주 동안 꽁꽁 숨어서 철벽 방어 칠 동안에 청문위원들 뭘 했습니까? 허를 찌르는 송곳 질문 하나 없었고요. 하나마나한 질문에 훈계조 호통만 쳤습니다. 우 수석이 이래서 입을 열겠습니까? 아닙니다, 부인하면서 이럴 때는 더 치밀한 증거를 들이대야죠. 괜히 소리만 몇 번 치고 곧장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 버리는 이 솜방망이 공세 가지고는 어림없습니다. 절대 상대가 안 될 겁니다. 이러려고 청문회 했는지요. 이러려고 현상금까지 걸어서 우 수석을 청문회에 데려왔습니까? 답답합니다"라 말했습니다. 맹탕 청문회의 책임을 국조특위 위원들에게만 일방적으로 묻는데요. 이는 박 씨뿐 아니라 종편 출연진 다수의 입장이기도 했습니다.
TV조선 <뉴스를 쏘다>(12/22)에 출연한 김진 전 중앙일보 논설위원은 "(국회의) 완벽한 판정패"라 평가했습니다. 제보도 제3자의 증언도 없으니 우 전 수석에게 통하지 않는다고 설명도 덧붙입니다. 이어 "(의원들이) 미리 예방하지 못하고 철저하게 단속하지 못한 점을 상당히 아쉽게 생각합니다. 그런 식의 답변밖에 나올 수 없을 정도로 여야 청문위원들이 내가 봤을 때는 한마디로 실력 부족이다. 실력 부족이고 표현들이 말이죠. 내가 보면 우병우 수석이 대학원생 정도 되면 청문 위원들 수준은 고등학생이에요. 질문하는 이 어투나 이 맞춤법이나 우병우 수석은 주어하고 서술어가 그대로 다 연결되어 있고 명확하잖아요"라 말했습니다.
진행자 엄성섭 씨도 "(우 수석의) 문장구조가 완벽해요"라 맞장구칩니다. 국조특위 위원들이 우 수석보다 한참 모자라다 평가합니다. 오히려 '기억이 안 난다', '그런 일은 없다', '알지 못한다'로 일관한 우 수석이 칭찬받는 기이한 상황입니다. 심지어 김 씨는 "(우 수석이) 모르면 모른다고 말하잖아요. 나 그런 사실은 이러이러한 정황이었다 말이죠" 라며, 우 전 수석의 '모르쇠'를 두둔하기까지 합니다.
힐난하고 호통치고 제대로 된 질의를 하지 못한 위원들 역시 청문회를 맹탕으로 만든 데에 책임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보다 먼저, 모르쇠로 일관한 우 전 수석의 뻔뻔한 태도를 지적해야 마땅합니다. 우 전 수석은 '송구하다'고 말했지만 곤란한 질문을 위한 '면피용 답변'일 뿐이었죠. 우 수석은 수십 년간의 법조계 경력으로, 오로지 자기 변론에만 집중했습니다. 각종 정황에도 모든 사실을 부정하며, 더 이상의 질의를 불가능하게 만들었습니다. 한 예로, 5차 청문회에서 김경진 의원은 기흥골프장 관계자의 녹취 파일을 제시했습니다. 우 수석의 장모 김장자 씨와 최순실 씨 그리고 비선 진료의 김영재 원장의 부인까지 그 연결고리를 추정해 볼 수 있는 증거였는데요. 우 수석은 음성 변조됐기 때문에 인정할 수 없다고 끝까지 잡아뗍니다.
그뿐만 아닙니다. 국조특위는 사법권이 없습니다. 따라서 강제 구인이 사실상 불가능한데요. 우 전 수석의 의혹을 밝혀줄 핵심 증인 중 한 사람인 장모 김장자 씨는 '건강 문제'를 내세워 결국 출석하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맹탕 청문회'의 책임을 모두 국조특위 위원들에게 물어야 하는 걸까요? 정말 국조특위 위원을 '고등학생'으로 깎아내리고 우 전 수석은 '대학원생' 이라 칭찬할 상황일까요?
이번 청문회는 문제점도 많았지만 분명한 성과도 있었습니다. 먼저, 국민은 '모른다'고 일관하는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무능함을 직접 목격했습니다. 국민은 직접 목소리 내기도 했는데요. 5차 청문회 당시 우 전 수석 가족 회사로 알려진 정강의 이정국 전무의 존재에 대한 국민의 제보도 있었습니다. 더불어 청문회는 탄핵 이후 식을 수도 있었던 관심을 환기해주고 있습니다. 박종진 씨는 '이러려고 청문회 했나' 물었지만, 청문회의 성과 역시 분명히 존재합니다.
그럼에도 종편 출연진들은 일관되게 청문회의 성과를 부정하고 있습니다. 그 의도는 뻔하죠. '청문회 무용론'은 또 다른 '정치 혐오'이기 때문입니다. 지금 종편 출연진들이 따져 물어야 할 것은 따로 있습니다. 불출석, 위증, 위증 교사까지 '맹탕 청문회'를 만든 진짜 실체를 명명백백하게 밝혀 책임을 묻고 처벌하기 위한 '논의'를 시작할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