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진행동, 재벌총수구속과 전경련 해체 집중행동기간 선포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이 재벌구속특위를 구성하고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진짜 주범인 재벌총수 구속과 전경련 해체를 위해 집중적으로 대응하기로 했다.
민주노총과 반올림, 유성범대위, 경제민주화네트워크, 전국유통상인연합회, 전국고물상연합회, 중소상인비상시국회의, 재벌사내유보금환수운동본부 등 시민사회단체가 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오는 6일 재벌총수 소환 청문회를 앞두고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진짜 몸통인 재벌총수의 구속과 전경련해체를 위해 오는 7일까지 집중행동 기간으로 선포하고 투쟁하기로 결의했다.
이날 이들은 "수천만의 국민들이 12월 6일 재벌총수 국정조사 청문회를 주목하고 있다"며 "청문회에서 재벌 총수들의 뇌물죄를 비호하는 정치인들은 박근혜와 함께 국민의 공적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이들은 "변죽만 울린 채 재벌총수들의 뇌물죄를 명명백백하게 밝혀내지 못하는 정치집단 역시 더 이상 발붙일 데가 없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유성호
2016년 11월의 촛불혁명을 촉발한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서도 한국사회의 예외적 권력으로서 존재하는 재벌의 진면목은 여실히 드러났다. 이처럼 온갖 탈법과 불법을 저지르지만 법의 지배로부터는 벗어나 있으며 시민적 권력에 의한 어떤 정치적 규율과 통제도 용납하지 않겠다는 재벌들의 권력욕은 그 자체가 한국사회 내 민주주의의 위기를 심화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따라서 단지 왜곡된 경제구조의 문제 때문만이 아니라 한국사회 내 민주주의의 심화와 진전을 위해서도 재벌개혁에 대한 요구는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과제다.
우리의 경제적 삶과 정치적 삶이 따로 존재할 수 없듯이 사회의 경제적 영역과 정치적 영역은 서로 별개의 영역으로 존재할 수 없다. 이런 측면에서 보자면, 한 사회 안에서 민주주의가 심화되어 간다는 것은 시민적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형식적이고 일반적인 민주적 원칙들이 확립되어 감과 동시에 사회의 경제적 영역과 정치적 영역이 민주주의라는 단일한 사회구성적 원리를 통해 통합되어 가는 과정을 의미할 것이다.
또한 이를 위해서는 민주적 과정을 통해 집약된 시민적 요구에 의해 경제적 영역이 규율되고 통제되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최근 많은 사람들이 '헬조선'이라 부르는 한국사회 내의 가혹한 삶의 조건들은 오히려 반대로 보다 나은 삶에 대한 시민적 요구가 경제적 영역에서는 물론이고 결국 사회가 운영되는 제도들이 만들어지는 정치적 영역에서도 배제되어 왔음을 보여준다. 과연 '헬조선'이라 불리는 지금의 가혹한 삶의 조건들을 누가 만들고, 누가 동의해주었는가?
지난 한달 내내 광장에 나와 민주주의를 요구하며 촛불을 든 시민들인가, 아니면 재벌인가, 관료인가, 직업적 정치인들인가? 이러한 질문에 답을 찾다보면 우리는 어느새 경제민주화란 것이 단지 사회적 부조 차원에서 경제적 약자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 아님을 깨닫게 될 것이다. 그것은 다름 아닌 우리 자신의 삶의 조건을 다른 누구도 아닌 우리들 스스로 결정하는 문제인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한국사회 내에서 경제민주화는 물론 이를 넘어서는 진정한 민주주의의 심화는 나와 우리 삶의 조건을 다른 누군가의 결정에 위임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결정하고 요구하고자 하는 깨어 있는 시민의식과 공동체 의식 없이는 불가능하다.
하지만 지금껏 우리는 우리의 삶의 조건, 따라서 우리가 요구해야 할 우리의 이해가 무엇인지를 주체적으로 생각하지 못하고 재벌의 이해를 곧 우리 자신의 이해로 받아들여 오지 않았던가? 재벌개혁은 필요하지만 재벌기업의 주가는 떨어져선 안 되며, 따라서 나 자신을 위해서라도 지금의 재벌체제는 유지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오지 않았던가? 재벌이라는 거대한 기업집단이 없다면 우리사회는 유지될 수 없으며, 따라서 나와 우리의 삶도 유지될 수 없다고 생각해오지 않았던가?
심지어 재벌 회장들의 불법과 탈법은 용납할 수 없지만, 이건희 회장과 같은 재벌가문의 상속자 없이는 결코 재벌이라는 거대기업은 유지될 수 없다고 생각해오지 않았던가? 한국사회 내에 존재하는 재벌개혁의 당위성에도 불구하고, 사실 이 모든 공포와 두려움이 지금껏 우리들 스스로 재벌개혁을 요구하고 재벌의 해체를 주장하지 못하도록 하는 심리적 장애물이었다.
재벌이 해체되더라도 지금 재벌에 속해 있는 기업들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재벌이라는 지금과 같은 기업집단의 지배구조가 유지되고 있는 이유는 재벌에 속한 기업들을 위해서가 아니라 오직 재벌가문에 속한 상속자들의 지배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다.
또한 이를 위해 많은 불법과 탈법들이 자행되었지만, 그러한 불법과 탈법은 재벌에 속한 기업들의 유지와 존속을 위한 것이 아니라 오직 재벌가문의 상속자들을 위한 것이었다. 따라서 우리는 재벌가문의 상속자들이 직면한 문제와 재벌에 속한 기업의 문제를 분리해 사고할 필요가 있다.
또, 재벌 회장들이 유능한 만큼 수많은 노동자들 또한 얼마든지 유능할 수 있다. 재벌 회장의 리더쉽이 중요한 만큼 수많은 노동자들 사이에서도 그와는 다른 또 다른 리더쉽이 발휘될 수 있다. 재벌의 상속자가 성공하기도 했지만 큰 실패를 낳기도 했다. 마찬가지로 노동자들 또한 성공할 수도 있지만 실패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온갖 불법과 탈법을 무릅쓰고서라도 귀족작위를 세습하듯 기업의 경영권을 반드시 세습해야 할 불가피한 이유란 존재하지 않는다. 기업을 위해서건 사회를 위해서건 말이다.
이제 우리는 한국사회에서 기업이자 권력으로 존재해왔던 재벌들로부터 권력을 회수해 기업이 시민적 요구에 따라 규율되도록 해야 할 때가 되었다. 이는 단순히 재벌체제로 인해 왜곡된 경제구조를 개혁하는 문제가 아닌 한국사회 내 민주주의를 심화시키고 진전시키기 위한 가장 중요한 문제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를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건 재벌체제에 대한 온갖 두려움과 환상을 극복하고 재벌의 이해와 다른 시민으로서 나의 이해가 무엇인지를 분명히 정의하고 인식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우리사회에서 재벌개혁은 언제나 조직된 힘을 갖지 못한 도덕적, 윤리적 문제로만 남게 될 것이다. 오직 자신의 이해를 분명히 깨닫는 사람만이 자신을 위해 요구하고 싸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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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없는 한국 상상할 수 있어야 개혁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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