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루마인형2한해 소원을 빌면 이뤄진다는 다루마인형은 색깔에 따라 이뤄지는 소원이 다르다
이윤옥
"저는 도쿄에 사는데 다카사키(高崎)에 일을 보러왔다가 유명한 다카사키다루마(高崎だるま, 달마인형)를 하나 사려고 들렸습니다. 해마다 하나 사서 집안에 두었다가 연말에 신사(神社)에 가져갑니다. 올해는 건강을 기원하고 싶어 초록색 다루마를 샀습니다. 다루마는 원래 눈이 없는 상태로 파는데요. 사다가 바로 왼쪽 눈을 칠하고요. 연말에 나머지 눈을 칠한 뒤 신사에 갖다 주고 태우게 합니다." 도쿄에서 왔다는 다나카유지(田中祐二, 60살)씨는 다루마 상점 안을 기웃거리는 기자에게 초록색 다루마를 손에 쥔 채 친절히 다루마에 대해 설명해주었다. JR다카사키역 상점가에 진열된 다루마인형은 빨강, 파랑, 노랑 등 다양한 색으로 한껏 새해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었다.
일본 전국에서 팔리는 다루마 인형의 80%를 이곳 군마현 다카사키에서 만드는데 일본말 다루마(だるま)는 중국 선종(禅宗)의 개조로 알려진 인도 승려 달마대사(達磨大師)에서 나온 말이다. 한국에서는 달마(達磨)라고 부르지만 일본에서 만들어 파는 인형은 다루마라고 부른다.
달마대사는 9년간 면벽을 하고 좌선(坐禪)을 하느라 팔다리가 썩어 문드러졌기에 일본의 다루마는 얼굴 모습만 만들게 되었다고 전해진다. 다루마의 색을 붉게 하는 것은 벽사(辟邪)의 의미로 잡귀를 물리치고자 하는 데서 유래했다. 하지만 지금은 상술이 가해져 붉은색 말고도 황금을 뜻하는 노란색, 입신출세를 뜻하는 푸른색, 건강을 지켜주는 초록색, 흑자경영을 뜻하는 검은색, 축복을 뜻하는 흰색 등 무려 12가지 색의 다루마가 등장했다.
차분하지만 활기차게 새해 맞는 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