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한국지엠, 고용승계 됐지만 비정규직 문제 여전"

30일 극적 타결... 비정규직지회 투쟁보고 "전국 동지들께 감사"

등록 2016.12.31 13:19수정 2016.12.31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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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 안에서 머무르지 않고 전국의 동지들과 연대하고 함께 하겠다. 비정규직 없는 세상, 해고 없는 세상, 함께 만들어 가겠다. 투쟁의 현장에서 다시 만나 뵙겠다."

한 달가량 투쟁해 '고용'과 '근속' '노동조건'의 3승계를 이끌어낸 한국지엠(GM) 창원공장 비정규직들이 이같이 다짐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경남지부 한국지엠비정규직지회(지회장 김희근, 아래 비정규직지회)는 31일 '투쟁 보고'를 통해 합의 내용 등에 대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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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금속노동조합 경남지부 한국지엠창원비정규직지회 조합원들이 15일 오후 공장 안에서 모여 정문까지 걸어나오고 있다. ⓒ 윤성효


한국지엠은 창원공장 8개 하청업체 가운데 4개사와 계약만료하고, 해당 업체는 지난 12월 1일 비정규직 369명에 대해 31일자로 '해고예고 통보'했다.

해고예고 통보받은 비정규직 가운데, 비정규직지회 조합원은 105명이었다. 비정규직지회는 그동안 공장 안팎에서 파업과 천막농성, 집회 등을 벌이며 투쟁했다.

한국지엠과 새로 계약을 맺은 4개 업체는 신규인력 채용 공고를 냈다. 비정규직들이 연말에 길거리로 나앉게 생겼는데, 30일 극적 타결이 된 것이다.

정규직인 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가 나서 합의 이끌어내

정규직인 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가 사측과 교섭을 벌여 힘을 실어 주었다. 이에 금속노조 경남지부와 한국지엠지부 창원지회, 비정규직지회 3주체가 '비정규직 업체 폐업에 따른 총고용 관련 합의'를 했다.


이 3주체는 "한국지엠 창원공장 비정규직 업체 폐업, 비정규직 대량해고에 맞서 총고용 유지를 위해 연대하고, 소통과 연대를 위한 의사 결정 구조 재확립의 필요성을 인식"하기로 했다.

3주체는 "상시적인 의사 결정 구조에서 2017년 이후 투쟁 계획을 논의하고 결정"하기로 했다. 또 이들은 "4개 하청업체는 고용, 근속, 노동조건을 모두 승계하고 이를 신규업체에서 공문을 통해 확인", "총 고용 인원 중 고소고발된 5명은 2월 1일자로 고용승계하고 이를 신규업체가 공문을 통해 확인", "노사는 쌍방 고소고발 취하"하기로 했다.

이같은 합의는 비정규직지회 조합원의 토론 끝에 만장일치로 받아들여졌다. 비정규직지회는 이날 저녁 공장 안에 설치해 놓았던 천막을 철거했다.

"한 달 간 최선을 다해 투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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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근 전국금속노동조합 경남지부 한국지엠창원비정규직지회장. ⓒ 윤성효


비정규직지회는 '투쟁 보고'를 통해 "고용, 근속, 노동조건 3승계를 요구하며 '단 한 명의 해고도 인정할 수 없다'고 전체 조합원이 마음을 모았다"며 "한 달 간 최선을 다해 투쟁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전면파업으로 라인을 세우고, 현장을 돌고, 지지 서명운동을 진행하고 정규직-비정규직-사무직의 지지와 연대를 호소했다"며 "공장 안에만 갇혀 있지 않고 박근혜 퇴진 촛불집회에 전체 조합원이 참여하며 박근혜 구속, 재벌 해체, 비정규직 철폐, 모든 해고 금지를 소리 높여 외쳤다"고 밝혔다.

투쟁하는 동안 휴업도 있었다. 비정규직지회는 "회사는 창원공장에 신차를 배정하지 않고 물량이 줄어들 수 있다며 위기를 조장했고, 심지어 비정규직지회 파업으로 이틀간 휴업을 하기도 했다"며 "정규직과의 노노갈등을 유발하려 했지만, 우려와 달리 노노갈등은 벌어지지 않았다. 정규직 동지들이 그만큼 비정규직 투쟁의 정당성을 알고 지지, 응원해주었기 때문"이라고 감사를 표했다.

또 이들은 "전원의 고용을 지켜내면서 3승계를 쟁취했다는 점에서, 사측의 민주노조 파괴 시도를 막아내고 전체 조합원이 단결을 유지했다는 점에서 일정한 승리를 거두었다"고 덧붙였다.

한계도 있다고 했다. 이들은 "원청의 교섭을 끌어내지 못하고, 정규직지부장에게 교섭권을 위임하였다"며 "우리 스스로의 운명을 우리가 직접 얘기하지 못했던 점은 비정규직 투쟁의 여전한 한계이며 넘어서야 할 과제"라고 말했다.

또 이들은 "5명의 조합원은 2월 1일자로 고용승계하기로 한 점도 아쉬움으로 남는다"며 "회사는 이 투쟁에 대한 지회의 책임을 요구했고, 이를 완전히 막아내지 못했다. 조합원들은 눈물을 삼키며 5명이 합의대로 복직되지 않으면 다시금 전체가 힘을 모아 투쟁할 것을 결의하며 이번 합의안을 수용했다"고 밝혔다.

비정규직지회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5명의 복직이 남아있다"며 "그리고 고용승계가 된 것이지 비정규직 문제는 여전하다. 현장에서 투쟁으로 우리 권리를 지키고 더 많은 비정규직이 노동조합과 함께 할 수 있도록 조직하겠다"고 다짐했다.
#한국지엠 #비정규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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