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드린 때 파란 땡댕이 옷입고 축하자리에서(우측이 어머니)
나관호
그리고는 어머니에게 "나는 행복합니다"라고 따라하게 해드린다. 그러면 웃으며 좋아하신다.
그렇게 어머니 아름의 고민스러운 환경에 처하시면, 머리를 사용하는 응용력(?)을 스스로 만들어 내신다. 직접 헤드폰 코드를 뽑고, 헤드폰 줄을 잘 정리하시고, 일어나고 싶으시면 헤드폰을 벗고 그만 듣겠다는 의사표현도 하셨다. 이만하면 좋아지신 상태가 아니었겠는가.
언어치료 : '칭찬과 격려' 언어는 환자 마음에 기쁨을 준다 1. 노인 중에 어머니(아버지)같이 퍼즐 잘하는 분 못 봤어요. - 웃으신다.2. 어머니(아버지) 얼굴 보니, 젊은 아기엄마(사람) 같으세요. - 이를 보이며 웃으신다.3. 요즘 어머니(아버지) 얼굴 보니, 마음이 편해 보이세요.- 기뻐하신다.4. (옷을 입혀드리고) 분홍색과 자주색 옷이 잘 어울리세요. - 좋아하신다. 5. (화장하시게 하고) 빨간 입술색이 잘 어울리세요.- 젊다고 좋아하신다.6. (손을 잡고 일으키며) 빨래(청소)해 주세요. - 인정받는다고 생각하신다.7. "나는 행복하다. 나는 건강하다."를 따라하게 한다. - 긍정 언어는 힘이다. 8. (퍼즐을 잘 못 맞추실 때) 나도 잘 못 맞춰요. - 동감은 평안을 준다.9. 어머니(아버지) 기억력이 좋아지셨어요. - 화색이 달라진다.10. 아들(내) 말만 들으면, 모두가 편해요. - 모(부)성애는 살아 있다. 무조건 칭찬과 격려 언어를 제주도 여행 때 일이다. 숙소에 도착해 짐을 푸는데 어머니가 어리둥절하신가 보다.
"집에 가, 내 가방 어디 있어?" 이 작은 위기를 기쁨과 행복으로 바꿔드려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잠시 꽃과 나무가 있는 오솔길을 걸어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시원한 곳으로 어머니를 모셨다. 그리고 사진도 찍어드리며 기분 전환을 시켜드렸다.
노인들에게 치매 증세가 나타날 때는 빨리 다른 환경으로 전환시켜 드리면, 그 새로움으로 인해 금세 다른 생각을 만드신다. 기분이 좋으신지 아기처럼 금방 마음이 달라지셨다.
"좋아. 좋아.""얼마나 좋으세요?""이만큼."어머니는 손으로 둥근 원을 그리며 아기처럼 말씀하신다. 웃음이 나왔다. 어머니의 그런 모습을 보니 딸들 키울 때 보았던 모습 같다. 그런데 어머니가 주머니에서 무언가를 꺼내주신다. 그것은 냅킨으로 싼 쿠키 조각이었다. 비행기 안에서 드시던 쿠키였다.
"아들, 먹어.""어머니, 이게 뭐예요?""아들, 먹어."마음이 찡하면서도 내 말의 억양이 조금 높아졌다. 어머니는 항상 무엇인가를 남기신다. 그러면서 손녀들이나 아들 주기 위한 것이라고 하신다. 그때 큰딸에게서 전화가 왔다. 딸아이가 할머니를 먼저 찾는다.
"아빠, 할머니 바꿔주세요.""그래, 잠시 기다려. 할머니에게 사랑 고백하고.""할머니, 사랑해요.""왜 안 와. 엄마, 아빠는 잘 있어?"어머니가 동문서답을 하신다. 아들을 옆에 두고 딸아이에게 엄마 아빠를 찾는다. 정정해 드려야 했다.
"어머니! 예나는 이 아들의 딸이에요. 어머니 손녀요.""맞아. 맞아. 깜박했네.""참, 잘 하셨어요. 괜찮아요.""나는 참, 잘했어"어떤 상황이든지 무조건 '칭찬과 격려 언어'를 사용하면 좋다. 언어치료다. 어머니가 웃으시고 기분 좋아하시면 최고니까. 치매환자 어르신들에게는 실수도 칭찬, 치매가 나타나도 칭찬, 동문서답에도 칭찬이 최고다. 심지어 대변을 벽에 바르는 최악의 상황에서도, 가족들이 당황하지 말고, 칭찬으로 상황을 역전시키면 좋다. '생각과 말'은 힘이다. 그래서 어머니에게 내가 칭찬의 말을 할뿐 아니라, 어머니 스스로 일종의 '셀프치유고백'을 하시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