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박하지만 영양 만점 파래, 이렇게 무쳐보세요

파래무침으로 바다 내음을 맛보았습니다

등록 2017.01.09 14:36수정 2017.01.10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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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란값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올랐다고 합니다. 어디 계란값뿐이겠습니까? 요즘 들어 축산물 가격이며 야채, 생선값이 만만찮다고 합니다.


엄동설한 가계 소득은 그대로인데, 물가는 계속 오르고... 주부들은 시장보기가 겁난다고 합니다.

겨울철에 먹는 파래

출근하는 아내한테 생선이나 지져 먹게 사오라고 했습니다. 나는 퇴근한 아내 보따리를 뒤져봅니다. 시장바구니가 생각했던 것이 들어있지 않습니다.

 파래는 녹색채소가 귀한 겨울철이 제철입니다. 가격도 착합니다.
파래는 녹색채소가 귀한 겨울철이 제철입니다. 가격도 착합니다.전갑남

"당신, 뭐 사 왔어?"
"마땅한 게 없어 파래 한 팩, 파래김 한 톳!"
"갈치나 싱싱한 고등어 사 오라고 했는데, 왜?"
"생선값이 만만찮아서 들었다 놨다 하다 그냥 왔네요!"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고작 파래야!"
"파래가 어때서요?"

아내 말끝에 나는 "생선이 비싸도 그렇지..."라는 볼멘소리를 하였습니다. 아내는 금세 "물가가 얼마나 올랐는지 하나도 모르면서!"라고 대꾸합니다. 그러면서 생선이 별로 싱싱하지 않아 그냥 왔다고 웃어넘깁니다. 겨울철 들어 장바구니 물가가 많이 오르긴 오른 모양입니다.


아내 손에 들려있는 파래를 보고 물었습니다.

"그래, 파래는 얼마인데?"
"세 덩어리에 1000원! 무척 싸죠?"


나는 파래가 "그렇게 싸?"라는 말이 절로 나왔습니다.

'소비자 손에 그 가격이니까 산지 어민 손에는 얼마가 쥐어졌을까? 한 오백원?'

바람 찬 바다에서 언 손을 부비며 파래를 채취했을 분들의 수고에 비하면 너무 싸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내는 파래가 값이 싸다고 해서 영양에서 절대 뒤지지 않는다고 일장 연설합니다. 그리고 요즘이 한창 제철이라고 덧붙이면서요.

 파래가 섞인 파래김. 우리는 주로 파래가 함유한 김을 사서 먹습니다. 값도 많이 싸고 파래에 함유한 영양소를 섭취할 수 있습니다.
파래가 섞인 파래김. 우리는 주로 파래가 함유한 김을 사서 먹습니다. 값도 많이 싸고 파래에 함유한 영양소를 섭취할 수 있습니다.전갑남

파래는 녹조류에 속합니다. 멸치와 같은 생선에 많이 들어있는 칼슘이 파래에도 다량 함유되어 뼈와 이를 튼튼하게 해줍니다. 특히, 비타민A가 많이 들어있어 니코틴과 간을 해독하는 효능이 탁월합니다. 빈혈이 있는 분이 섭취하면 파래에 들어있는 철분 때문에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식물성 섬유소 또한 풍부해 장의 연동운동을 도와 변비에도 좋습니다.

맛나고 영양 만점인 파래무침

'몸에 좋은 파래 맛은 어떨까?'

아내는 파래무침을 위해 팔을 걷어붙입니다. 아내 손맛이 사뭇 기대됩니다.

"당신, 소금 한 스푼만?"
"소금은 왜?"
"소금물로 씻어야 파래 원래 맛이 유지되지요."
"일리가 있네!"

나는 소금을 건네주고, 아내 파래무침 솜씨를 빤히 쳐다봅니다. 얼렁뚱땅인 것 같지만 나름 정성을 다합니다.

먼저 양푼에 찬물을 붓고 소금을 풀어놓습니다. 다음으로 소금물에 파래를 넣고 바락바락 문지릅니다. 찬물에 두어 번 술술 헹군 뒤 체에 밭쳐둡니다. 조금 이따 손으로 꼭 짜서 최대한 물기를 제거합니다.

 아내는 파래를 간장에 무쳤습니다. 갖은 양념에 버무립니다.
아내는 파래를 간장에 무쳤습니다. 갖은 양념에 버무립니다.전갑남

 소금물에 헹궈낸 파래를 꼭 짜서 갖은 양념에 무쳐내면 맛난 파래무침이 완성됩니다.
소금물에 헹궈낸 파래를 꼭 짜서 갖은 양념에 무쳐내면 맛난 파래무침이 완성됩니다.전갑남

이제 양념을 할 차례. 다진 마늘, 설탕, 들기름을 준비합니다. 열려놓은 붉은 청양고추를 자잘하게 썰고, 다진 파와 함께 양념에다 섞습니다. 고춧가루로 살짝 매콤한 맛을 더하고, 간은 간장으로 짜지 않게 합니다.

 갖은 양념과 파래를 조물조물 무치면 완성입니다.
갖은 양념과 파래를 조물조물 무치면 완성입니다.전갑남

준비한 양념에 파래를 넣고 조물조물 무쳐내니 금세 만들어집니다. 작은 반찬 통으로 하나입니다. 몇 끼니는 먹을 것 같습니다. 나는 파래무침을 새콤달콤하게 무쳐낼 줄 알았는데, 좀 색다른 요리로 완성합니다. 예전 친정어머니께서 하던 방식이라고 합니다.

아내가 양념 묻은 손으로 한입 건네줍니다.

"맛이 어때? 좀 삼삼하죠?"
"내 입맛에 딱 맞고, 소박하네!"

나는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습니다. 아내 얼굴이 환해집니다.

 파래무침은 밑반찬으로 제격입니다. 영양도 풍부해 겨울철에 먹으면 좋습니다.
파래무침은 밑반찬으로 제격입니다. 영양도 풍부해 겨울철에 먹으면 좋습니다.전갑남

비싸지 않은 가격에 입맛에 맞는 음식이 만들어지다니! 바다 내음이 담긴 파래가 입안  가득 퍼집니다.

아내는 다음번에는 무를 채 썰고 식초를 가미하여 새콤달콤한 맛으로 해 먹자고 합니다. 다 먹고 나면 다르게 파래무침을 할 모양입니다.

채소가 귀한 겨울철에 파래와 같은 해조류가 나와 있어 다행입니다. 밥상물가가 천정부지로 치솟은 요즘, 파래는 영양도 만점이고 참 착한 음식인 것 같습니다.
#파래 #파래무침 #파래 #해조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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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 마니산 밑동네 작은 농부로 살고 있습니다. 소박한 우리네 삶의 이야기를 담아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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