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사드·원전... 박근혜의 적폐 청산하자"

[현장] 롯데백화점 앞 울산촛불집회... 고 정원스님 추모행사도 열려

등록 2017.01.14 19:55수정 2017.01.14 19:55
1
원고료로 응원
a

14일 오후 5시부터 울산 남구 삼산동 롯데백화점 정문 앞 광장에서 열린 촛불집회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 박석철


보수단체가 14일 오후 1시 집회신고를 선점했다가 "너무 춥다"며 다른 곳으로 장소를 옮긴 그 자리, 바로 울산 남구 삼산동 롯데백화점 정문 앞 광장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요구하는 촛불집회가 열렸다. 아래쪽은 장생포 바닷가, 윗쪽은 태화강 하류와 바다가 만나는 곳이라는 지형적 이유에서 바람이 거센 곳이다.

14일 오후 5시 울산시민행동이 주최한 촛불집회는 '박근혜 즉각 퇴진·황교안 사퇴·적폐청산 10차 울산시민대회'로 명명됐고 참가자들은 '박근혜 구속과 적폐 청산'을 외쳤다. 집회는 지난 7일 광화문 인근에서 분신한 고 정원스님 추모행사를 진행하며 서두를 열었다.

임상호 울산시민행동 공동대표는 추모사를 낭독하며 "촛불은 당신을 기억하고, 역사는 촛불을 기억할 것"이라면서 '박근혜는 내란사범'이라는 유서를 남기고 분신한 정원스님의 뜻을 역사로 기억했다.

참가 시민들은 주최 측이 준비한 추모 영상과 조일래씨의 <마른잎 다시 살아나> 등 추모곡을 들으며 고인의 뜻을 기렸다. 그후 시국발언이 이어졌다.

"귀족노동자 운운 반기문, 새누리당과 인식 같아"

a

14일 오후 5시부터 울산 남구 삼산동 롯데백화점 정문 앞 광장에서 열린 촛불집회에서 참가자들이 반기문 전 총장에 대한 피켓을 들고 있다. 노동자의 도시 울산에서는 반기문 총장의 귀족노동자 발언이 알려진 후 감정이 격앙돼 있다 ⓒ 박석철


시국발언 첫 주자로 나선 울산시민연대 센터장이자 현대중공업에서 수십 년 째 현장근무 중인 권진회씨는 "반기문 전 사무총장이 귀족노동자라고 했는데, 실제로 현대중공업 노동자 중에는 최저임금을 받는 사람도 있다. 지금 조합원들이 구조조정 위기에 처해 회사와 싸우고 있다. 시민여러분의 도움이 절실하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지금 정치개혁을 말하는데 두렵고 걱정이 된다"면서 "보수세력은 겉으로는 분열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세를 모으고 있다"고 발언했다. 이어 "보수정권이 국민을 현혹하고 다시 정권을 잡으려 하지만 야당 정치인들은 모두 자기가 잘났다고 하고 있다. 정권을 교체해야 하는데 우려가 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촛불집회 현장에서 만난 현대자동차, 현대중공업 등 지역노동자들은 반기문 총장의 '귀족노동자' 등 발언에 감정이 격앙돼 있었다. 이들은 "최근까지도 새누리당 보수세력들이 노동자를 비하했다. 반 전 총장이 그것과 똑같은 노동인식을 갖고 있다. 우려된다"고 입을 모았다.

"사드와 싸우는 김천 시민들과 연대해야"

울산 북구의회 안승찬 의원이 발언대에 올라 얼마 전 사드배치로 논란인 김천에 들러 이곳 주민들을 만나고 온 소식을 전했다.

안 의원은 "김천에 가서 롯데골프장에서 1인 시위를 하고 있는 농민을 만나고, 마을로 가서 어르신들도 만나보고, 마을 촛불집회에도 참석했다"면서 "현재 이곳에서는 롯데골프장 직원들의 철수가 감지되고 주민들은 긴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주민들은 롯데 회장의 특검 출석과 골프장 제공을 딜하고 있다고 여기고 있더라"고 소개했다.

또한 "김천 어르신들은 '손자손녀들이 놀러올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라도 골프장을 막겠다'고 하는가 하면, '롯데가 골프장 부지를 넘기면 바로 달려가 그곳에서 철수 때까지 앉아서 투쟁하겠다'고 했다"면서 "하지만 이는 어르신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 모두의 문제다. 지금 당장도 중국이 사드 문제로 경제보복을 가해오는 등 시민들에게 불이익이 현실화 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울산시민들이 김천시민들에게 힘을 보태주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a

참교육학부모회울산지부와 울산장애인부모회, 울산시민연대는 시민들을 대상으로 국정교과서 찬반을 묻는 현장설문조사를 벌이기도 했다. ⓒ 박석철


한편 촛불집회 현장에서는 탈핵울산시민공동행동이 신고리원전 5·6호기 건설계획 철회를 위한 시민서명운동을 전개하고, 현대자동차노조는 차량을 이용해 참가시민들에게 커피와 음료를 제공했다. 또한 참교육학부모회울산지부와 울산장애인부모회, 울산시민연대는 시민들을 대상으로 국정교과서 채택 찬반을 묻는 현장설문조사를 벌이기도 했다. 결과는, 모두가 반대에 스티커를 붙였다.

울산촛불집회 박문옥 사회자는 "날씨가 매섭게 춥지만 시민여러분은 촛불을 놓지 말자"고 당부하면서 "박근혜가 퇴진하고 곳곳에 샇인 적폐가 청산되는 날까지 촛불을 들자"고 말했다. 이에 참가시민들은 환호와 박수로 답했다.
#울산촛불집회
댓글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AD

AD

AD

인기기사

  1. 1 "김건희 여사 접견 대기자들, 명품백 들고 서 있었다"
  2. 2 유시춘 탈탈 턴 고양지청의 경악할 특활비 오남용 실체
  3. 3 제대로 수사하면 대통령직 위험... 채 상병 사건 10가지 의문
  4. 4 미국 보고서에 담긴 한국... 이 중요한 내용 왜 외면했나
  5. 5 '김건희·윤석열 스트레스로 죽을 지경' 스님들의 경고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