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미(20), 이다건(18) 자매가 기부하기 위해 25cm 이상 자른 머리카락을 들어보이며 웃음을 짓고 있다.
조정훈
"항상 긴 머리를 유지하고 싶었는데 엄마가 아파서 머리가 빠지는 모습을 보고 머리카락을 기부하고 싶었어요..."자매가 소아암 어린이에게 머리카락을 기부하기 위해 미용실 의자에 앉았다. 대화를 나누며 담담한 모습을 보이던 자매는 긴 머리카락이 잘려나가자 순간, 얼굴이 굳어지는 듯하더니 이내 잘린 머리카락을 들고 웃음을 지었다.
이수미(20)씨와 이다건(18)학생은 지난 13일 오후 대구시 동구 신천동 한 미용실에서 2년 이상 기른 머리카락을 잘라 작은 상자에 소중히 담아 한국백혈병소아암협회에 보냈다.
올해 계명문화대에 입학할 예정인 이수미씨는 "항상 긴 머리를 유지하고 있었는데 엄마가 아파서 머리카락이 빠지는 것을 보고 기부를 결심했다"며 "소아암 어린이를 한 번도 본 적은 없지만 언론이나 인터넷을 보면서 조금이라도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이 머리카락 기부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대구외고에 다니는 이다건 학생은 "외국의 어려운 나라에서 통역 봉사하는 게 제 꿈인데 오늘 그 꿈의 첫 발을 내디딘 것 같다"며 "친구들이 아깝지 않느냐고 말했지만 오히려 친구들에게 권유했다"고 말했다.
머리카락을 자른 뒤 느낌을 묻는 질문에 두 자매는 "우리는 머리가 빨리 자라서 괜찮아요"라며 "비록 큰 도움은 되지 못하겠지만 그래도 작은 봉사라고 생각하니 가슴이 뿌듯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