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풍경
김윤주
자본과 탐욕으로 어지러운 거대한 도시와 현대적 욕망과 유혹의 공간인 백화점, 그 안에서 이루어질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펼쳐내기 위해 작가 에밀 졸라가 선택한 첫 공간은 '생 라자르 역'이었다. 당시 생 라자르 역의 상징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졸라와 같은 해에 태어난 화가 클로드 모네(Claude Oscar Monet, 1840-1926)도 1877년, 78년 무렵, '생 라자르 역'이라는 제목의 기차 역 그림을 여러 점 그렸다.
클로드 모네는 1840년 파리에서 태어났다. 그가 태어난 해를 전후로 파리와 인근 지역에서는, 미술사에서 가장 매력적인 역사를 만들어낼 일군의 예술가들이 일제히 태어난다.
모네보다 한 해 앞선 1839년에는 폴 세잔(Paul Cézanne, 1839-1906)과 알프레드 시슬레(Alfred Sisley, 1839-1899)가, 모네가 태어난 이듬해 1841년에는 오귀스트 르누아르(Pierre-Auguste Renoir, 1841-1919)와 베르트 모리조(Berthe Morisot, 1841-1895)가, 그리고 몇 년 후엔 귀스타브 카유보트(Gustave Caillebotte, 1848-1894)까지.
물론 그들보다 조금 앞선 에드가 드가(Edgar De Gas, 1834-1917), 에두아르 마네(Edouard Manet, 1832-1883), 카미유 피사로(Camille Pissaro, 1830-1903)도 빼 놓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