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제원 "황교안 출마? 지지율 4~5%에 착각하고 있다"

[스팟인터뷰] 바른정당 대변인 "사무실로 전화했는데 어떻게 '사적 전화'냐"

등록 2017.01.24 11:21수정 2017.01.24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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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하는 장제원 의원 장제원 새누리당 의원이 지난해 12월 14일 국회에서 열린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제3차 청문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은 과연 차기 대선에 출마할까? 24일 장제원 바른정당 대변인은 그의 대선 출마는 "박근혜 정부 시즌2"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황 권한대행은 최근 '민생 전념'보다는 대권 도전의 여지를 계속 남기고 있다. 그는 전날 마치 대통령처럼 2017년 한해 국정운영 계획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열었고, 이런 행보를 비판하는 논평을 낸 장제원 바른정당 대변인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항의하기도 했다. 바른정당은 같은 날 황 권한대행의 행동이 부적절했다며 공식대응에 나섰다(관련 기사 : '국정 전념한다'더니 야당 대변인에 훈계전화한 황교안).

장제원 대변인은 24일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황교안 대행의 행동은 치졸했다"며 거듭 비판했다. 그는 전날 오후 자신에게 전화한 황 대행의 목소리는 "아주 강압적이고 격앙됐다"며 "저쪽에서는 사적인 전화로 치부하는데 공식적인 항의였다, 저는 황 대행과 어떠한 사적인 전화를 하는 사이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또 "황 대행의 어투는 국회 본회의장에서 야당 의원들이 격하게 말하면 반응하는 것이어서 개인적인 전화로 받아들일 수 없었다"고 말했다.

장 대변인은 황 대행의 대선 출마 여부는 "본인 자유"라고 했다. 다만 "황 대행이 그만 두면 대행의 대행을 세워야 하는데, 이게 대한민국 생각하는 사람이냐"며 "대한민국에 어느 정도 혼란을 줘야 하느냐"고 했다. 또 "황 대행이 대선 행보를 하면 모든 정책에 불신이 생긴다"며 "공정한 대선관리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다음은 그와 나눈 대화를 정리한 내용이다.

"황교안, 아주 강압적인 목소리로 항의... 독재적 발상"

- 어제(23일) 황교안 권한대행이 당 논평 관련해 전화했다고 공개했는데.
"사실 고민 많이 했다. 그런데 이게 개인적인 전화라면 나도 수용하겠는데, 아주 강압적이고 격앙된 목소리로 공식 항의를 했다. '바른정당이 앞으로 이런 식으로 할 겁니까'라고. 제가 얘기를 다 했다. '총리께서 제게 불편한 심정은 이해 못하는 바가 아니나 당의 기조를 말하는 대변인이다, 그걸 더 잘 아시는 분이 당 대표께 국정운영방향의 진정성을 설명하고, 우리가 황 대행을 지켜보자는 결론이 나면 부드러운 논평이 나올 것 아니냐.'

그리고 내가 (당 지도부에) 보고를 안 할 수 없었다. 공식항의라서. 이후 당 대표와 전략본부장, 공보팀장과 논의한 결과 '이것은 야당 재갈 물기이고, 어떻게 보면 자신에 대한 비판에 눈과 귀를 가리는 독재적인 발상 아닌가, 비민주적인 분이 참 걱정된다'는 논평을 내기로 했다."


- 논평 후 황 대행 쪽에서 별다른 반응은 없었나.
"저쪽에선 사적인 전화였다고 치부하는 것 같은데, 저는 개인적으로 황 대행과 어떠한 사적인 전화를 하는 사이가 아니다. 개인 통화는 처음이었고, 의원회관 사무실로 오후 1시 40분~2시 사이에 전화가 왔다. 논평 이후 총리실에서 대응하는 자체도 치졸하다. 무슨 공식 사과를 한다든지 반박을 하는 게 아니고 대응하지 않겠다면서 뒤에선 사적인 전화였다고 하면, 나를 '사적인 전화를 정치적으로 쓰는 나쁜 사람'으로 모는 것 아닌가. 이 발상 자체가 공작적이고, 참 치졸하다."

- 통화 당시 황교안 대행의 반응은 어땠나.
"국회 본회의장에서 야당 의원들이 격하게 말하면 반응하는 어투였다. 그래서 개인적인 전화로 받아들일 수 없었다. 굉장히 고강도로 대응했고, '이런 식이면 가만히 있지 않겠다'는 느낌을 받았다. 조곤조곤 논리적으로 반박하는 것도 아니고, 제가 '길어야 4개월, 짧으면 2개월에 불과한 황 권한대행이 어떻게 모든 국정현안을 해결할 수 있습니까?'라고 논평한 대목을 읽으며 '정말 그렇게 생각하는 거냐'는 식으로 말했다."

"새누리당이 데려가도 대세 지장 없지만... 옳은 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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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권한대행 신년회견 대통령 권한대행인 황교안 국무총리가 23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 인명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오늘(24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황교안 대행이 새누리당 대선 후보로 나온다고 하면 막을 수 없다'고 말했다.
"본인이 출마하든 말든, 새누리당에 가든 자유인데... 한번 보자. 대선에 출마한다면 총리직을 사퇴해야하는 것 아닌가. 그런데 황 대행이 그만 두면 대행의 대행을 세워야 한다. 이게 대한민국을 생각하는 사람인가? 사실 황 대행이 나오면 박근혜 정부 시즌2인데 국민들이 뽑아줄 확률이 몇이나 될까? 일부 대통령을 극렬하게 지지하는 소수가 모여 (대선 후보 지지율) 4~5%가 나오는 것인데 거기에 착각해서... 인명진 위원장은 새누리당이 이미 (쇄신이) 불가능한 정당이기 때문에 마지노선의 지지율이 필요해서 그렇게 얘기한 것 같다."

- 그럼 새누리당이 적극적으로 황 대행을 데려오려고 하지 않을까.
"새누리당에서 데려가라고 해라. 우리가 막을 생각도 없고, 대세에 지장도 없다. 그런데 지금 대행의 대행을 세우는 게 정말 국가를 위해서 옳은 일인가. 저렇게 대선 행보를 해대면... 솔직히 23일 기자회견이 일개 시한부 권한 대행의 기자회견이었나? 국민으로부터 권력을 위임받은 현직 대통령의 신년 구상이죠. 그렇게 해놓고 기자들이 물어봐도 대선 불출마에 대한 확실한 얘기도 안 하고. 이 상황에서 대선 행보를 하면 모든 정책에 불신이 생긴다. 공정한 대선 관리가 아니다. (전날 논평에서 황 대행은) '자신의 입장을 명확히 직시하라'는 얘기가 그 뜻이다."
#장제원 #황교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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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정치부. sost38@oh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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