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인터넷 방송 인터뷰’ 받아쓴 KBS(1/25)
민주언론시민연합
특히 25일, 박 대통령의 인터넷 방송 '정규재TV' 인터뷰는 큰 논란이 됐습니다. 박 대통령이 기성 언론에는 그동안 질문도 받지 않는 일방적인 기자회견으로 사실상의 '소명'을 해놓고 '친박 매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정규재TV'에만 비공개로 인터뷰를 한 것입니다. 박 대통령이 설 연휴를 앞두고 지지층을 겨냥한 여론전에 나섰다는 비판과 함께, 대통령이 극단적인 정치색을 지닌 인터넷 방송을 여론 창구로 이용하는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그러나 KBS는 이런 지적은 없이 1건의 보도로 대략적인 내용을 받아썼습니다. KBS <박 대통령 "최순실 사건, 누군가 기획·관리">(1/25
http://bit.ly/2jzpmn2)는 "그동안 쭉 뭔가 진행과정을 추적해 보고 이렇게 보면 그렇게 뭔가 오래전부터 기획된 것이 아닌가 하는 그런 느낌도 지울 수가 없어요", "희한하게 경제공동체라는 말을 만들어냈는데 그거는 엮어도 너무 어거지로 엮은 거고요"라는 박 대통령 발언 장면을 보여줬고 "정유라 씨가 박 대통령의 딸이냐는 질문에는 어릴 때 봤지만, 이름을 고친 것도 최근에야 알았다면서 끔찍한 거짓말이라고 부인", "유진룡 전 장관에 대해서는 재직 시와 퇴임 이후의 말이 달라진 것을 보고 개탄스러웠다고 말했습니다" 등 다른 인터뷰 내용도 전달했습니다. 이에 대한 분석은 전혀 없었고 "민주당은 형식은 불법적이며 내용은 적반하장이라고 비판"했다는 야당 측 입장만 딱 한 마디 덧붙였습니다.
그간 박 대통령의 대국민사과에서 봤던 '용비어천가' 보도 그대로입니다. KBS '뉴스9'는 7개사 중 유일하게 방송 시간대가 21시로서 정규재TV 인터뷰가 공개된 20시 30분 이후에 방송됐습니다. 이 때문에 박 대통령의 인터뷰 장면을 생생히 영상으로 전달한 것도 KBS뿐입니다. KBS는 방송 시간대가 19시 40분~20시인 타 방송사에 비해 영상 확보와 인터뷰 분석에 충분한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는 의미입니다. 그런데도 KBS는 비판은커녕, 그 어떤 분석도 내놓지 않았습니다.
3. MBC는 아예 '무보도', 타사는 속보, JTBC는 '실시간 반박'
MBC는 박 대통령의 '정규재TV 인터뷰'를 아예 보도하지 않았습니다. 방송 시간대가 20시인지라 인터뷰 영상이 공개되지 이전이긴 합니다. 하지만 MBC가 과연 공개 이전이라 이 방송을 보도하지 않았을까요? 기존의 박 대통령 기자회견과 같이 마냥 받아쓰기에는 민망하고, 그렇다고 비판을 하자니 부담스럽지 않았을까, 조심스레 짐작할 수 있습니다.
인터뷰를 주최한 정규재 주필은 영상 공개 전에 이미 인터뷰 내용 일부를 언론에 공개했습니다. 따라서 SBS·JTBC·TV조선·채널A는 모두 이를 속보로 냈습니다. SBS·TV조선은 1건, 채널A는 2건을 속보로 내며 "거짓말로 쌓아 올린 커다란 산"과 같은 인터뷰 내용을 전했습니다. 그냥 전달만 하는데 그치지 않고 이들 방송사 모두 "박 대통령의 전격 인터뷰는 '탄핵시계'가 빨라진 상황에서 보수층의 결집과 설 명절 여론전을 위한 것"이라는 해석도 달았습니다.
가장 적극적으로 박 대통령의 인터뷰를 지적한 방송사는 JTBC였습니다. JTBC는 인터뷰 영상이 공개되기 30여분 전에 뉴스를 시작했지만 톱보도 <"거짓말로 쌓아올린 거대한 산" 의혹 부인>(1/25
http://bit.ly/2j6w8od)부터 총 4건으로 박 대통령 인터뷰를 다뤘습니다. JTBC는 인터뷰 영상이 공개되는 시점에 맞춰 실시간으로 보도를 내며 박 대통령 입장을 조목조목 반박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