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14일 반기문 전 총장은 음성군 원남면 소재 부친의 묘소를 찾 성묘했다.
충청리뷰
반기문 기념사업으로 이미 수백억 원을 지출한 음성군이 농민을 위해 사용해야 할 사업비까지 동원해 '황제 성묫길'을 조성한 것으로 드러났다.
<충북인뉴스>가 확인한 결과 음성군이 군비 수천만 원을 들여 반 전 총장이 1년에 두세 번 정도 찾는 부친 성묫길 350m를 콘크리트로 포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과정에서 음성군은 산지전용허가를 받지 않고 도로를 포장해 산림법을 위반했다. 사업에 필요한 재원은 농가마을 농로나 농지 배수로를 설치하는 주민숙원사업비에서 지출했다. 농민에게 사용돼야 할 주민숙원사업비로 불법 포장도로를 개설한 만큼 음성군은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지난 1월 14일 반 전 총장은 임기를 마치고 귀국하자마자 첫 번째 일정으로 부친(반명환)의 묘소를 찾아 성묘했다. 반 전 총장이 자가용을 이용해 성묫길에 오르는 동안 음성군민 1000여명은 반기문 평화랜드에 모여 환영행사를 준비하고 있었다.
반 전 총장은 지난달 28일 설 명절을 맞아 다시 고향 음성을 찾아 부친의 묘소에 성묘했다. 이렇게 반 전 총장은 1년에 두 세 번 정도 부친의 묘소를 찾아 성묘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 전 총장의 부친 묘역은 음성군 원남면 상당리 보덕산 자락에 자리 잡고 있다. 묘역은 반기문 전 총장의 생가터와 반기문평화랜드에서 약 700m 정도 떨어져 있다. 묘지가 있는 산은 광주반씨 중종이 소유하고 있다.
반기문 평화랜드에서 묘소로 가는 길은 포장되지 않은 시골길이다. 하지만 350m 정도 올라가면 자동차 한 대가 넉넉히 지나갈 정도로 포장된 콘크리트 길이 나온다. 이렇게 포장된 도로는 언덕을 지나 반 전 총장의 부친 묘소 바로 아래까지 이어진다. 해당 도로는 2011년 음성군이 3700만 원을 들여 콘크리트로 포장한 것으로 드러났다.
음성군 관계자는 "2011년 주민숙원사업비 중 유지보수비를 사용해 350m 구간을 포장했다. 사업비로 3700만 원이 지출됐다"고 말했다.
주민숙원사업비로 성묫길 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