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천 뇌룡정 마루에 앉아 가져온 책을 읽어주는 아이 덕분에 다시금 ‘죽은 듯 있다가도 용처럼 나타나고 깊은 못처럼 조용하다가도 우레처럼 소리 낸다'는 뇌룡정에 쓰인 뜻을 음미했다.
김종신
생가지를 나와 근처 용암서원으로 갔다. 서원 앞 흉상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은 뒤 옆에 있는 '을묘사직소'를 살폈다.
"~대비(문정왕후)께서는 신실하고 뜻이 깊다 하나 구중궁궐의 한 과부에 불과하고 전하는 아직 어리시니 다만 돌아가신 임금님의 한 고아에 불과합니다.~" 이 구절에 명종 임금은 격분했지만, 언로를 막을 수 없다는 주위의 만류로 무사하게 넘어갔다는 이야기에 아이는 고개를 끄덕인다.
명종 임금도 격분했지만 언로를 막을 수 없어 서원을 찬찬히 둘러본 뒤 서원 바로 앞에 있는 뇌룡정으로 걸음을 옮겼다. 마루에 앉아 가져온 책을 읽어주는 아이 덕분에 다시금 '죽은 듯 있다가도 용처럼 나타나고 깊은 못처럼 조용하다가도 우레처럼 소리 낸다'는 뇌룡정에 쓰인 뜻을 음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