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일 전 새누리당 의원(자료사진).
권우성
이상일 전 새누리당 의원은 2일 "유력 정치인들의 표리부동하고 위선적인 태도에 반기문 전 총장이 환멸을 느꼈을 것"이라고 했다.
반 전 총장을 도와온 그는 이날 기자들에게 보낸 글에서 "반 전 총장이 정치 교체의 뜻을 접은 건 우리 정치 풍토, 기성 정치인들의 행태에 절망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정치인들의 눈에 사람을 미워하는 게 보이더라, 정치인들 중에 솔직하게 얘기하는 사람이 없더라'는 반 전 총장의 발언은 "절망과 환멸의 토로였다"고도 밝혔다.
지난달 12일 한국으로 돌아온 반 전 총장은 진보와 보수를 아우르겠다며 다양한 인물들을 만났다.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의원,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 바른정당 김무성 의원과 오세훈 최고위원, 손학규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 등도 그 중 하나였다.
이 가운데 개헌을 연결고리로 '빅텐트'를 함께 세울 것으로 꼽혔던 김종인 의원은 반 전 총장과 회동한 것 자체를 부인했고, 박지원 대표는 반 전 총장과 연대할 가능성을 두고 "셔터를 닫았다"고 표현했다. 반 전 총장이 직접 영입에 나섰던 오세훈 최고위원은 당직을 정리하지 못하고 캠프 합류를 차일피일 미뤘다. 손학규 의장은 '진보적 보수주의자'라고 한 반 전 총장에게 "정치적 입장과 노선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요구하기도 했다.
2일 이상일 전 의원은 "몇몇 유력하고 유명한 정치인의 말과 태도는 반 전 총장을 만났을 때와 밖에 나와 언론과 얘기했을 때가 판이하게 달랐다"며 "이들은 자기 위상을 높이기 위해 반 전 총장의 체면을 깎아 내리고 그에게 모멸감을 주는 말들을 서슴없이 뱉었다"고 했다. 또 "이들의 표리부동하고 위선적인 태도에 반 전 총장은 환멸을 느꼈을 것"이라며 "허위 사실과 가짜 뉴스로 공격하는 정치권 인사들의 야비함에도 절망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저는 나쁜 정치의 때가 묻지 않은 반 전 총장이야말로 이 나라의 정치를 바꿀 수 있다고 강조했다"며 "'반기문 정답론'을 주장했던 저는 그의 대선 불출마 소식에 절망했다"고도 털어놨다. 이어 "<중앙일보> 정치부 기자로 1995년 외교부를 출입하며 반 전 총장을 처음 만났는데 이번에 더 가까이서 그의 면모를 볼 수 있었다, 이 분이 대통령이 되면 정치가 달라지겠구나란 생각을 했다"며 거듭 아쉬워했다.
또 "반 전 총장의 도전은 실패했지만 정치를 교체하겠다, 분권과 협치의 틀을 마련하는 헌법을 만들어야 한다는 그의 생각은 순수했다"고 했다. 이 전 의원은 "함께 일하고 그를 지지했던 분들의 마음 속엔 '그것이 옳은 길'로 남았다"며 "반 전 총장이 많은 이들의 마음 속에 뿌린 '정치교체의 씨'를 잘 가꾸는 게 후배들의 몫"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반 전 총장이 이 나라와 국민을 위해 그간 성취한 모든 것을 꼭 쓸 수 있도록 많은 분들이 응원해달라"며 글을 끝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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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정치부. sost38@oh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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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측근 "그를 만난 몇몇 정치인, 언론엔 딴 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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