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권한대행 황교안 국무총리가 2일 오전 서울 국회 본회의에 출석하기 위해 정문을 들어서고 있다.
이희훈
황교안 국무총리 겸 대통령 권한대행이 연일 묵묵부답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황 총리가 ▲ 대선 출마 ▲ 특검의 청와대 압수수색 ▲ 대정부질문 출석 등을 놓고 말을 아끼거나 거절 의사를 밝히면서 비판 여론이 높아지는 상황이다.
황 총리를 둘러싼 가장 큰 논란은 대선 출마다. 반기문 전 유엔(UN)사무총장의 대선 불출마 선언 후 범여권 후보 중에서는 가장 큰 지지율 수혜를 얻으며 그의 입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황 총리는 당초 출마설을 일축했던 것과 달리 최근엔 말을 아끼고 있다. 2, 3일 교섭단체 대표연설이 진행된 국회에 와서도 아무 대답도 하지 않고, 취재진에게 "(넘어지지 않게 계단) 조심하시라"라는 말만 남긴 채 자리를 떴다.
황 총리의 애매모호한 태도에 야권과 바른정당은 물론 새누리당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충청권의 정진석·성일종 의원은 각각 "말도 안 되고 실현 가능성도 없는 미친 짓"(지난달 30일 페이스북), "정치권의 일부 요구가 있다고 해서 (출마를) 결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2일 평화방송 라디오)라고 비판했다.
정유섭 의원도 5일 페이스북을 통해 "아무리 보수가 지리멸렬해졌다 해도 이번 사태를 초래한 박근혜 정부의 법무부장관·국무총리를 국민 앞에 내놓을 순 없다"라며 "다른 후보를 찾아보자"라고 지적했다.
물론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 정우택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는 계속해서 황 총리에게 러브콜을 보내는 상황이다.
공세 이어가는 야권·특검지난 3일 무산된 특검의 청와대 압수수색을 두고도 황 총리는 사안을 회피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황 총리는 특검이 압수수색 불발 직후 보낸 협조 공문에 5일 오후 현재까지 답을 하지 않고 있다.
황 총리가 4일 "현재로는 추가로 더 드릴 말이 없다. 대통령 비서실장과 경호실장이 관련 법령에 따라 특검의 압수수색에 응하지 못한 것으로 안다"라고 말한 것이 현재까지 나온 공식·비공식 의견의 전부다.
고용진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황 총리는 마치 자신에게 압수수색을 승인할 결정권이 없다는 식으로 교묘히 국민을 속이고 있다"라며 "황 총리는 즉각 청와대의 빗장을 해제하고 특검의 엄정한 수사를 보장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고 대변인은 "새누리당의 대선후보 영입설에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고 있는 황 총리의 모습을 떠올려보면 청와대 수문장이라도 돼서 인기를 올려보겠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라며 "검사와 법무장관까지 지낸 인물이 정의와 권력 사이에서 눈치 보는 태도를 보여서는 국민을 납득시킬 수 없다는 점을 분명하게 경고한다"라고 강조했다.
김경록 국민의당 대변인도 이날 "검사 출신으로서 특검이 청와대를 압수수색해야 하는 이유를 모를 리 없을 것"이라며 "검찰 후배들에게 부끄러운 모습을 보일 것인가.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에 협조한 책임을 반성하며, 특검의 압수수색 영장 집행에 당장 협조해야 할 것이다"라고 비판했다.
이날 이규철 특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을 통해 "지난 금요일(3일) 오후에 공문을 보낸 만큼 주말이 지나고 이르면 내일(6일) 정도에 (황 총리의) 답변이 오지 않겠나 생각한다"라며 "만일 답변이 오지 않으면 내일까지 기다려보고 이후에 임의제출 방식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둔 후속 조치를 생각하고 있다"라고 발표했다.
지난해 12월 이어, 이번에도 대정부질문 불출석 논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