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영태 전 더블루K 이사가 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열린 '최순실 등 국정농단 사건 9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22부(부장 김세윤) 심리로 열린 최순실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직권남용 등 혐의에 대한 공판에 증인으로 나선 고 전 이사는 최씨 측 변호인의 신문에서 자신이 보고 들은 박근혜-최순실 관계에 대해 증언했다.
'대통령과 피고인(최순실) 사이에 있었던 일을 보고 들은 일이 있느냐'는 질문에 고 전 이사는 "피고인에게 들었다. 많이 들었다"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제가 피고인의 사무실에 있다가 '청와대에 들어가야 한다'거나 하면, 낙원상사 앞에 가면 이영선 비서(청와대 행정관)가 대기하고 있다. 거기에 (최순실을) 내려주면 이영선 비서가 데리고 들어가고, 심지어는 반대쪽인 효자동 쪽, 그 쪽으로 데려다주면 이영선 비서가 픽업해서(차에 태워서) 데려갔다. (청와대에) 들어갈 때마다 짜증을 많이 냈다. 피고한테 '청와대에 들어가야 한다' '청와대에서 대통령이 부른다' '아 피곤한데 스트레스 받는다'는 얘길 들었다."당시 청와대 부속비서관이었던 정호성 전 비서관과 최씨의 연락에 대해 고 전 이사는 "전화통화를 수시로 자주 했다"고 밝혔다. 고 전 이사는 "어떤 내용에 대해서, 서류 얘기, 문건에 대해서 '이거는 이렇게 해야지' '이건 어떻게 됐어?' '그거 됐어? 빨리 보내봐' 이런 식으로 통화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증언했다.
정현식 전 K스포츠재단 사무총장의 비리에 대한 보고서가 박 대통령에게 전달되는 과정과 관련, 최씨 측 변호인은 '피고인이 청와대에 직접 상신했는지 여부를 알지 못하지 않느냐'고 물었다.
고 전 이사는 "이런 자료가 있으면 피고인이 대통령을 직접 대면해 보고한다는 내용으로 말한 적이 있었다"며 "그래서 청와대에 들어가는 걸 알고 있고 들어가면 (대통령을) 독대하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에 저런 서류를 사무실에서 받아서 이영선 비서에게 전달하거나 본인이 직접 (청와대에) 들어가서 전달하는 걸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추측이냐'는 질문에 고 전 이사는 "피고인이 직접 얘길 한 적이 있다. 이와 같은 일로 다른 문건을 직접 보고했다는 말을 들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과 정 전 비서관이 최씨와의 관계를 '연설문 작성에 도움을 받는 정도' '정책에 대한 의견을 듣는 정도' 라고 주장해 온 것과는 차이가 큰 진술이다. 고씨의 증언이 맞다면 박 대통령은 최씨를 빈번하고도 적극적으로 호출해 최씨가 이에 응하면서도 짜증을 내왔다는 얘기다. 또 단순히 정 전 비서관으로부터 청와대 자료를 받아보는 정도가 아니라 자료 내용에 일일이 간섭하고, 대통령과 독대하면서 각종 자료를 보고하는 '청와대 비서실장' 수준이었다고 추측할 만 정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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