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영태 "최순실, 대통령 호출에 짜증... 문건도 독대 보고"

"최순실이 '쓸 줄 모른다'며 준 건 아이패드"

등록 2017.02.06 22:47수정 2017.02.06 2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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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의 비선측근 최순실씨는 청와대를 왕래하면서도 짜증을 많이 냈다"고 최씨의 측근이었던 고영태 전 더블루K 이사가 증언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최씨를 적극적으로 호출한 정황이다.

 고영태 전 더블루K 이사가 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열린 '최순실 등 국정농단 사건 9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고영태 전 더블루K 이사가 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열린 '최순실 등 국정농단 사건 9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22부(부장 김세윤) 심리로 열린 최순실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직권남용 등 혐의에 대한 공판에 증인으로 나선 고 전 이사는 최씨 측 변호인의 신문에서 자신이 보고 들은 박근혜-최순실 관계에 대해 증언했다.

'대통령과 피고인(최순실) 사이에 있었던 일을 보고 들은 일이 있느냐'는 질문에 고 전 이사는 "피고인에게 들었다. 많이 들었다"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제가 피고인의 사무실에 있다가 '청와대에 들어가야 한다'거나 하면, 낙원상사 앞에 가면 이영선 비서(청와대 행정관)가 대기하고 있다. 거기에 (최순실을) 내려주면 이영선 비서가 데리고 들어가고, 심지어는 반대쪽인 효자동 쪽, 그 쪽으로 데려다주면 이영선 비서가 픽업해서(차에 태워서) 데려갔다. (청와대에) 들어갈 때마다 짜증을 많이 냈다. 피고한테 '청와대에 들어가야 한다' '청와대에서 대통령이 부른다' '아 피곤한데 스트레스 받는다'는 얘길 들었다."

당시 청와대 부속비서관이었던 정호성 전 비서관과 최씨의 연락에 대해 고 전 이사는 "전화통화를 수시로 자주 했다"고 밝혔다. 고 전 이사는 "어떤 내용에 대해서, 서류 얘기, 문건에 대해서 '이거는 이렇게 해야지' '이건 어떻게 됐어?' '그거 됐어? 빨리 보내봐' 이런 식으로 통화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증언했다.

정현식 전 K스포츠재단 사무총장의 비리에 대한 보고서가 박 대통령에게 전달되는 과정과 관련, 최씨 측 변호인은 '피고인이 청와대에 직접 상신했는지 여부를 알지 못하지 않느냐'고 물었다.

고 전 이사는 "이런 자료가 있으면 피고인이 대통령을 직접 대면해 보고한다는 내용으로 말한 적이 있었다"며 "그래서 청와대에 들어가는 걸 알고 있고 들어가면 (대통령을) 독대하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에 저런 서류를 사무실에서 받아서 이영선 비서에게 전달하거나 본인이 직접 (청와대에) 들어가서 전달하는 걸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추측이냐'는 질문에 고 전 이사는 "피고인이 직접 얘길 한 적이 있다. 이와 같은 일로 다른 문건을 직접 보고했다는 말을 들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과 정 전 비서관이 최씨와의 관계를 '연설문 작성에 도움을 받는 정도' '정책에 대한 의견을 듣는 정도' 라고 주장해 온 것과는 차이가 큰 진술이다. 고씨의 증언이 맞다면 박 대통령은 최씨를 빈번하고도 적극적으로 호출해 최씨가 이에 응하면서도 짜증을 내왔다는 얘기다. 또 단순히 정 전 비서관으로부터 청와대 자료를 받아보는 정도가 아니라 자료 내용에 일일이 간섭하고, 대통령과 독대하면서 각종 자료를 보고하는 '청와대 비서실장' 수준이었다고 추측할 만 정황이다.

"JTBC 태블릿PC는 아예 몰라, 최순실이 준 건 애플"


입 가리고 특검 소환되는 최순실 국정농단 혐의로 구속된 최순실이 지난 1월 26일 오전 서울 강남구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규명을 위한 수사를 하고 있는 박영수 특별검사팀 사무실에서 조사 받기 위해 강제소환되고 있다.
입 가리고 특검 소환되는 최순실국정농단 혐의로 구속된 최순실이 지난 1월 26일 오전 서울 강남구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규명을 위한 수사를 하고 있는 박영수 특별검사팀 사무실에서 조사 받기 위해 강제소환되고 있다.유성호

한편 이날, 최씨 측 변호인은 <JTBC>가 입수해 보도한 태블릿PC와 관련, '최씨가 쓰던 게 아니라 고 전 이사가 갖고 있던 태블릿PC에 청와대 문건 200여 개를 넣어 JTBC에 넘긴 게 아니냐'는 취지로 물었다. 하지만 고 전 이사는 해당 태블릿PC에 대해선 "아예 모른다"고 답했다.

고 전 이사는 자신이 검찰에 임의제출한 태블릿PC, 즉 국회 국정조사 청문회 때 자신이 '깡통 PC'라고 지칭한 태블릿PC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최순실이) 사용할 줄도 모른다고 하길래 (받아서 사용하지 않고) 가지고 있었다"며 태블릿PC 기종은 "애플(아이패드)"이라고 밝혔다. JTBC가 보도한 최씨의 태블릿PC는 안드로이드 기종이다.
#고영태 #최순실 #박근혜 #아이패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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