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 경찰, 세월호 촛불 집회 참석자 출석 지시

경찰 "미신고 집회 불법성 여부 조사"

등록 2017.02.10 12:13수정 2017.02.10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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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성기 홍성문화연대 대표가 경찰 조사를 받기 위해 홍성 경찰서로  들어오고 있다.

민성기 홍성문화연대 대표가 경찰 조사를 받기 위해 홍성 경찰서로 들어오고 있다. ⓒ 이재환


충남 홍성경찰서가 최근 홍성 세월호 촛불문화제, 화상 경마장 시위 등 지난해 홍성군에서 열린 집회와 관련, 5명의 홍성 주민들에게 출석 지시서를 보내 촛불 주민들로부터 반발을 사고 있다. 홍성 세월호 희생자 추모 촛불문화제와 관련해 경찰의 출석 지시서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홍성주민들이 경찰로부터 출석 지시서를 받은 이유는 총 4건의 집회가 미신고 상태로 이루어졌다는 이유에서다. 홍성 주민들은 지난해 7월 홍성 세월호 희생자 추모 촛불문화제에서 '사드 반대' 의사를 피력했다. 또 지난 8월 홍성군 서부면 신리에서 화상경마장 반대 시위를 벌였다. 같은 해 9월 25일에는 홍성 경찰서 앞에서 백남기 농민 관련 문화제를 열기도 했다. 경찰은 9월 29일 홍성 세월호 희생자 추모문화제에 대해서도 문제 삼고 나섰다.   

경찰은 위에서 언급한 4건의 집회와 관련해 "조사할 것이 있으니 경찰서로 출석하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홍성주민들은 "경찰이 헌법에서 보장하고 있는 집회의 자유를 침해하고 있다"며 응하지 않았다. 실제로 5명의 홍성 주민들은 지난해 11월부터 경찰의 출석 요구를 2차례 이상 받았다. 이들은 "경찰의 출석 요구가 부당하다"며 경찰서 출석을 거부해 온 것이다.

하지만 지난 9일 오후 7시, 경찰 출석을 거부하던 민성기 홍성문화연대 대표는 홍성경찰서에 자진 출석해 경찰 조사를 받았다. 이 소식을 접한 20여 명의 홍성 세월호 촛불 시민들은 홍성 경찰서로 집결했다. 이들은 촛불 시민들은 "나도 조사하라"며 민성기 대표의 뒤를 따랐다. 촛불 시민들은 민 대표가 조사를 받는 1시간 동안 경찰서 민원실에서 민 대표를 기다렸다.   

홍성 경찰서 측은 지난해 11월부터 최근까지 집회에 참석했던 홍성주민들에게 총 3차례의 출석 지시서를 보냈다. 최근에 발부된 3차 출석 지시서는 민성기 문화연대 대표에게만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조사를 마치고 나온 민성기 대표는 "경찰이 지난해 홍성에서 있었던 모든 집회를 문화연대가 주도한 것이 아니냐고 집중 추궁했다"고 밝혔다. 민 대표는 또 "경찰이 지난해 말부터 지속적으로 출석 지시서를 보내는 것은 집회 자체를 위축시키려는 의도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며 "위축되지 않고 지금까지 늘 해 온 것처럼 세월호 촛불문화제를 이어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용일씨도 지난해 11월 7일, 홍성경찰서로부터 지난해 8월 18일, 홍성군 서부면 신리에서 화상경마장 반대 관련 미신고 집회에 참여한 것으로 확인되어 조사할 일이 있으니 경찰서로 출석해 달라는 요청(출석지시서)을 받았다. 김 씨는 지난해 8월 신리 화상 경마장 반대 시위에 더불어민주당원 자격으로 참석했다.


"미신고 집회? 애초부터 문화제였다"

이와 관련해 김용일씨는 "신리 마을에서 열린 집회는 민주당 및 녹색당원들의 정당 연설회로 진행됐다"며 "정당연설회는 집회 신고도 필요 없고 장소를 가릴 필요도 없다"고 주장했다. 당시 정당연설의 내용은 화상경마장을 반대하는 것으로, 정당(더불어민주당)의 입장을 밝힌 것일 뿐 집회와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과는 무관하다는 것이다. 


그는 이어 "홍성군민들과 함께 반대하는 것에 동참한 것뿐"이라며 "설령 미신고 집회라 할지라도 폭력성이 없다면 국가에서 집회의 자유를 보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홍성경찰서의 입장은 단호하다. 이와 관련해 홍성경찰서 관계자는 "미신고 집회 문제로 조사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홍성 세월호 촛불집회도 지난 3일 이후부터는 집회 신고 기간이 지난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또 "미신고 집회 기간 중 벌어진 일에 대해 불법성 여부를 수사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홍성문화연대 신인섭씨는 "집회신고를 한 이유는 복개 주차장에 걸어 놓은 현수막을 함부로 떼어 가는 사례가 빈발해 현수막을 지키기 위해 일부러 집회 신고를 낸 것"이라며 "세월호 희생자 추모문화제는 애초부터 집회신고가 필요 없는 문화제 형태로 진행됐다"고 반박했다. 
#민성기 #홍성세월호촛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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