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병역거부자의 날 자전거 타기 행사
전쟁없는세상
병역거부에 대한 사회적 인식 변화는 무수한 돌멩이들 가운데 하나다. 전쟁없는세상은 병역거부 운동에서 시작되었지만, 활동의 폭을 점차 넓혀왔는데 그 첫 번째가 바로 전쟁수혜자들에 대한 저항이었다.
전쟁없는세상은 전쟁에 맞서고, 전쟁을 일으키는 다양한 요인들을 제거하는 것을 단체의 목적으로 삼고 있다. 전쟁을 수행하는 군대를 거부하는 것뿐만 아니라 전쟁 산업으로 이익을 얻는 회사나 집단에 맞서는 활동도 하고 있다. 전쟁은 정신 나간 지도자의 광기 때문에 일어나지 않는다. 그보다는 전쟁으로 이익을 취하는 세력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 끊임없이 전쟁을 기획하고, 부추기고, 전쟁 위협을 과장하는 과정에서 발생한다.
전쟁없는세상의 무기감시 프로그램은 바로 이 군수산업체들, 전쟁을 만들어 돈을 버는 기업들의 정체를 폭로하고 그들이 전쟁으로 돈을 벌지 못하도록 저항하는 운동이다. 비인도적인 무기의 대표주자 확산탄 반대 캠페인, 한국산 최루탄 수출 저지 캠페인, 세계군축행동의 날 캠페인 들을 펼쳐왔고 지금은 아시아 지역 최대 규모의 방위산업 박람회인 서울 ADEX에 맞선 저항행동을 2년마다 이어가고 있다. 아직은 서울 ADEX가 실은 살인무기 전시회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 여기서 판매하는 것들은 사람을 죽이는 일 말고는 인류에게 아무런 쓸모가 없는 고철덩어리라는 것을 폭로하고 알리는 정도에 그치고 있지만 미래의 어느 날에는 서울 ADEX가 우리의 저항으로 열리지 못하게 되는 것을 꿈꾼다.
병역거부 운동, 무기 감시 활동과는 사뭇 다른 결의 전쟁없는세상 활동이 하나 더 있다. 비폭력 트레이닝이다. 활동가들의 희생과 헌신이 늘 운동의 좋은 결과를 가져오는 것은 아니며 때로는 그 노력들이 무색할 만큼 사회 변화에 아무런 기여를 못할 때도 있다. 이런 것들을 극복하고자 좀 더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활동하기 위해서, 그러면서도 좀 더 민주적으로 활동하기 위해서 그 방법을 함께 찾아보고 연습하고 노력하는 것이 바로 비폭력 트레이닝이다.
이 활동들을 지금껏 전쟁없는세상 혼자서 해온 것은 아니었다. 오태양 이후로 70명에 달하는 병역거부자들과, 병역거부자들의 지지자와 후원자들이 전쟁없는세상의 활동을 함께 해 왔다. 특히 감옥에 다녀온 뒤에도 병역거부 운동과 평화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병역거부자들은 전쟁없는세상의 주춧돌이다. 또한 군사주의와 군사안보가 아주 막강한 한국사회에서 국방의 신화에 맞서는 평화활동가들은 전쟁없는세상의 가장 든든한 동료이자 벗이다. 전쟁없는세상의 여러 활동들이 소위 '또라이'들의 망상이 아니라 이 사회에 던지는 안보와 평화에 대한 논쟁이 될 수 있었던 건 온전히 평화활동가들 덕분이다.
애초에 평화라는 길은, 고속도로처럼 뻥 뚤린 길이 아니다. 비포장에 울퉁불퉁한 험난한 길이다. 그것은 평화가 그리 쉽지 않은 길이라는 뜻이다. 또한 고속도로처럼 목적지를 향하는 하나의 길, 하나의 정답이 아니라는 뜻이기도 하다. 누군가가 이미 걸었던 길이고, 앞으로 또 다른 누군가가 걸어갈 길이다. 지금은 우리가, 전쟁없는세상과 병역거부자들과 평화활동가들이 함께 걷는 길이 바로 평화다. 강한 군사력만이 평화를 지키는 수단이라 여기는 군사안보 이데올로기에, 돈벌이가 된다면 사람 죽이는 무기를 만들고 사고팔아도 상관없다는 생각들에 맞서는 저항이 바로 평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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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란 무엇인가? 함께 걷는 길, 함께 저항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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