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 든 박근혜 정권 부역자들, 촛불은 일상이 돼야"

촛불이 달집 되어 타올랐다, 14차 부산시국대회

등록 2017.02.12 13:48수정 2017.02.12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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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정권 퇴진 14차 부산시국대회 ⓒ 비주류사진관(조종완)


한파가 몰아친 정월대보름, 14번째 부산 시국대회가 서면 중앙대로에서 열렸다.

시국대회가 시작되기 전인 오후 4시, 서면 곳곳에서 사전행사가 진행됐다. 사회다큐사진집단 <비주류사진관>은 박근혜 정권 퇴진을 위한 투쟁 활동 사진을 모아 20m짜리 대형 펼침막을 제작하고 거리 사진전을 열었다. 노조 간부 40명이 해고 등 중징계를 받은 부산지하철노조는 사전대회를 열어 사측(부산교통공사)과의 투쟁에서 반드시 승리하겠다는 결의를 다졌다.

오후 6시에 시작한 14차 시국대회는 화려한 영상과 다채로운 공연으로 채워졌다. 스카웨이커의 보걸 정세일씨의 잔잔한 노래 공연에 이어 풍물패와 비보이의 배틀이 이어졌다. 쉽게 접하기 힘든 공연에 참가자들은 무대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이후 김재하 박근혜정권 퇴진 부산운동본부 상임대표의 발언도 이어졌다. 마지막 순서는 우창수와 개똥이 어린이예술단의 노래 공연. 어린이 예술단들은 <안아주기>라는 노래를 부르다가 갑자기 무대 밑으로 내려와 어리둥절한 표정의 어른들을 꼭 안아주었다.

안아주기가 그칠 줄 모르고 계속되자 우창수씨는 "노래 끝내야 하니 이제 그만 올라오세요"라 말했고 어린이 예술단은 그제야 무대로 올랐다. 뜻밖의 선물을 받은 시국대회 참가자들은 흐뭇함을 감추지 못했고, 일부는 눈물을 글썽이기도 했다.

본 대회 후 참가자들은 문현교차로로 행진해 달집을 태우는 상징 의식을 한 후 대회를 마무리했다. 부산 시국대회 참가자들이 적폐로 선정한 국정교과서, 한일 '위안부' 합의, 사드, 노동개악, 세월호 7시간 등을 종이에 적어 달집과 함께 태우며 소원을 빌었다.

14차 시국대회는 지난 대회보다 많은 2만2000여 명(주최 측 추산)의 시민들이 참가했다. 주최 측인 박근혜정권 퇴진 부산운동본부는 참가자들의 편의를 고려해 두 개의 영상막을 배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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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행사 비주류사진관 사진전 <부산민주광장 현장기록 헌법 제1조> ⓒ 비주류사진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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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행사 부산지하철노조 결의대회 ⓒ 비주류사진관(조종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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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행사 증강현실 게임인 <포켓몬 고>를 패러디한 <부역몬 고> ⓒ 비주류사진관(이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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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행사 잘가라 핵발전소 100만 서명전 ⓒ 이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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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박근혜정권 퇴진 부산운동본부 시민사업팀장 최지웅 ⓒ 이윤경


최지웅 박근혜정권 퇴진 부산운동본부 시민사업팀장은 "박근혜의 탄핵은 죄의 유무를 따지는 것이 아니라 헌법 가치의 훼손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라며 "제1조가 제일 소중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 주권자의 80%가 탄핵을 원한다면 당연히 실현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날씨는 춥지만 속에서는 천불이 난다. 반드시 2월 안에 탄핵시키자"고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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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스카웨이커스 정세일 ⓒ 이윤경


부산 시국대회에서 공연과 행진 리드를 맡은 스카웨이커스의 보컬 정세일씨는 다음 주부터 다른 지역으로 연대공연을 떠난다며 인사를 건넸다. 정씨는 "다른 곳에서도 열심히 노래하고 같이 싸우겠다. 반드시 2월에 박근혜 끌어 내리고 기쁜 마음으로 3월에 만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정씨는 <그것만이 내 세상>과 <Old Friends>를 열창한 후 앵콜곡까지 총 세 곡을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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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풍물굿패 '소리결' VS 비보이크루 '킬라몽키즈' ⓒ 이윤경


풍물굿패 소리결과 비보이크루 킬라몽키즈의 공연도 이어졌다. 이들의 공연 내내 환호가 끊이지 않았다. 배틀의 형식을 빌렸지만 소리결과 킬라몽키즈는 완벽한 협연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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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풍물굿패 '소리결' ⓒ 비주류사진관(조종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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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비보이크루 '킬라몽키즈' ⓒ 비주류사진관(조종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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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 박근혜정권 퇴진 부산운동본부 상임대표 김재하 ⓒ 이윤경


아래는 박근혜정권 퇴진 부산운동본부를 대표해 무대에 오른 김재하 상임대표의 발언 전문.

"작년 12월 19일 국회에서 탄핵안이 통과되던 날. 모든 것이 변할 것 같았지만 박근혜는 청와대에 그대로 있고 우리 시민들은 추운 광장에 있습니다.

국회 탄핵안 가결 이후 개헌과 조기 대선 운운하면서 정치권은 그들만의 리그를 시작하였습니다. 언론은 촛불과 적폐청산보다는 대선에 관심이 많습니다. 아니, 국민들의 시선을 대선 경쟁으로 돌리려 하고 있습니다. 기성 정치인들은 탄핵이 될지 안 될지도 모르는데 대선에만 관심이 많았습니다. 이제야 다시 광장으로 나옵니다. 참 다행입니다.

그러던 사이 박근혜 일당은 특검을 사사건건 방해하고 있습니다. 헌법재판소에선 탄핵 심판이 어찌 될지 모릅니다. 그토록 숨죽였던 박근혜 일당들이 뻔뻔하게 고개를 들고 있습니다.

2004년 3월 12일 기억하십니까. 그날은 새누리당 바른정당의 전신 한나라당이 노무현 대통령을 탄핵한 날입니다. 우리는 촛불을 들었습니다. 촛불로 탄핵을 기각시켰고 총선에서 야당은 승리했습니다. 그때 우리는 촛불을 내리고 일상 생활로 돌아갔습니다. 개혁은 좌초되고 민주화의 성과는 빼앗기고 10년이 후퇴했습니다. 흘린 눈물이 얼마입니까.

아파트값이 왜 오릅니까. 비정규직이 왜 생깁니까. 촛불은 우리의 생활이고 삶이어야 합니다. 촛불을 들어야 99%인 우리가 삽니다. 촛불을 들어야 우리의 미래인 자식들이 삽니다.

박근혜와 새누리당이 저항하고 기성 정치권이 오락가락할 때 여기 모인 촛불이 박근혜를 탄핵했습니다. 맞지요? 탄핵은 헌법재판소가 아니라 촛불이 합니다. 이재용과 박근혜 구속을 바라십니까. 그렇다면 촛불을 듭시다. 정권교체 원하십니까. 촛불이 정권을 교체합니다. 촛불을 들고 또 듭시다. 토요일마다 주위에 적극 권유합시다. 매일 출근하듯, 매일 공부하듯 토요일에는 촛불을 듭시다.

작년 1차 촛불의 명령은 '탄핵하라'였습니다. 2017년 2차 촛불의 명령은 '박근혜를 구속하라, 정권을 교체하라, 나라를 바꿔라'는 것입니다. 시민 여러분! 촛불을 들고 직접 정치를 합시다.

재벌이 욕 얻어먹고 구속되면서까지 정치권에 왜 돈을 주겠습니까. 권력에 돈을 주고 제도를 사는 것입니다. 우리는 그동안 '똑같은 놈들. 정치인들이 그렇지 뭐. 난 관심이 없어 투표도 안해. 정치는 정치인이 하는 거야'라며 정치를 불신하고 혐오하고 포기하는 동안 재벌과 기득권층은 웃었습니다.

그들에게 정치를 맡기면 박근혜가 살아납니다. 부역 공범세력들이 고개를 듭니다. 여러분이 직접 정치를 해야 이재용을 구속시키고 적폐를 청산합니다. 투표하는 날 하루만으로는 세상이 바뀌어지지 않습니다. 365일 관심을 가지고 참여합시다.

여러분 토요일마다의 집회 지루합니까? 여러분 지치십니까? 우리 촛불에는 무한한 에너지가 있습니다. 우리는 해낼 수 있습니다. 박근혜정권 퇴진 부산운동본부는 촛불의 지도부입니다. 여기 모이신 여러분의 힘을 믿고 힘차게 투쟁하겠습니다. 함께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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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우창수 & 개똥이 어린이 예술단 - 8살의 꿈, 다닥다닥 붙은 집, 시험 빵점 맞은 날, 안아주기, 아무도 ⓒ 비주류사진관(이훈기)


안아주기 - 김자미 시

가만히 안아주면 좋겠어
괜찮아 잘하고 있어
괜찮아 잘하고 있어

토닥토닥 안아주면 좋겠어
넌말야 소중한 사람이야
넌 소중한 사람이야

가만히 안아주면 좋겠더
토닥토닥 안아주면 좋겠어

너도 나도 힘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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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진 본대회 후 문현교차로를 향해 행진을 시작했다. ⓒ 이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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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진 시민풍물패의 길놀이 ⓒ 비주류사진관(이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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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징의식 달집태우기 ⓒ 이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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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이 된 문현교차로에서 촛불시민들의 소원을 담은 달집이 활활 타오르고 있다. ⓒ 비주류사진관(조종완)


#부산시국대회 #박근혜퇴진 #정월대보름 #달집태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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