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16세 청소년', 우리에겐 왜 선거권이 없습니까

[청소년 참정권 보장을 위한 청소년 릴레이기고 ②]

등록 2017.02.16 14:06수정 2017.02.16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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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는 차민지씨는 동일여고 2학년(만16세)에 재학중입니다. [편집자말]
정의당 청년미래부는 청소년 참정권 보장을 위한 캠페인으로 청소년 참정권 보장을 위한 청소년 릴레이기고를 진행합니다. 단순한 선거연령의 인하를 넘어 우리 사회 구성원의 기본권인 참정권을 보장받아야 하는 이유를 청소년 스스로가 풀어냈습니다. 청소년들의 다양하고도 거침없는 목소리가 가감 없이 독자 여러분께 전달되길 희망합니다. - 기자 말

안녕하세요 어른 여러분. 저는 여고생, 청소년입니다. 많이 들어 오셨을 법한 이야기를 하고 싶진 않습니다. 제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주시길 바랍니다. 전 올해 벌써 만 17세가 되어 주민등록증을 발급받을 수 있어요! 드디어 진정한 어른이 되는 것 같은 기분이 들고 설레기도 하네요.

진정한 어른이란 무엇일까요? 어른을 정의할 수는 있을까요? 사전에서 어른은 "다 자라서 자기 일에 책임을 질 수 있는 사람"이라는데, 우리나라에 진정한 어른은 얼마나 될지 궁금하네요. 이번 정국만 보아도 누가 어른이고 애인지 잘 모르겠더라고요. '나이'가 과연 진정 어른의 기준인지, 또 선거권은 '나이'라는 기준에 맞추어 주어지는 것이 맞는 것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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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 이영봉 부산시당 청년위원장과 권혁준 울산시당 청년위원장, 이승우 경남도당청년학생위원장은 지난 1일 오전 경남도의회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만18세 선거권 연령 인하'를 촉구했다. ⓒ 윤성효


저는 현재 "전국청소년정치외교연합 YUPAD"라는 동아리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저희 동아리는 정치외교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이 주체적으로 모여 결성되었고 전국 각지에 있는 70여 개 고등학생들이 모여 활동을 하고 있는데요. 올해로 10기를 맞이하는 전국 청소년 연합동아리입니다. 저희 동아리는 매주 신문스크랩, 논문 등을 작성하고 1년에 4번씩 전국총회를 열어요.

총회 때는 캠페인을 진행하거나 모의유엔, 모의재판 등을 하며 같은 관심사를 가진 친구들과 함께 꿈을 키우죠. 특히 이번 촛불이 뜨겁게 빛났을 때엔 함께 모여 시국선언을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뜻을 모으고, 피켓을 제작하고, 집회신고를 하며 모든 준비를 마쳤습니다.

시국선언을 할 땐 주위 경찰들과 기자들을 보았는데, 마음이 뜨거워지며 '청소년도 국민이고, 이번 사태를 겪으며 자라날 청소년들이 미래에 '책임'을 지고 국가를 이끌어 나아가야 하겠구나'라고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아직 작은 청소년들의 움직임에 귀 기울여 주는 사람들이 있구나라는 생각에 희망이 생겼습니다.

항상 어른들은 말씀하시죠. "미래를 바꿀 사람들은 우리가 아니라 너희다. 너희가 잘 자라서 우리나라를 이끌어야 하는데 공부도 안 하고 뭐하냐?" 네 맞습니다. 저희는 미래를 바꿔야 하며 그에 대한 '책임' 또한 느끼고 있습니다. 저희는 준비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기회가 없습니다. 지금 이런 '헬조선'을 물려준 어른이 원망스럽기도 합니다.


하지만 저희는 어른스럽게, 책임감을 가지고 이 나라를 다시 희망찬 나라로 바꾸어 나갈 것 입니다. 저희 청소년들은 요구합니다. 19세, 고3 생일이 지나면 만 18세가 되지요. 그들이 충분히 배우지 못했습니까? 혹은 책임을 질 수 없는 판단력을 가지고 있습니까? 여러분이 배웠듯이 저희도 배운 사람들입니다. 또한 저희도 사춘기를 지나, 어른이라는 극한값의 '책임'을 지고 무한대로 질주하는 청춘들입니다.

국가와 사회는 원합니다. 융합형인재, 글로벌인재,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인재를요. 모두들 진정 우리나라를 빛낼 인재를 원하죠. 하지만 정작 인재들이 이 사회에 나왔을 때, 이미 사회는 우리보다 앞선 어른들이 만들어 놓은 틀, 국가체계 속에서 굴러가고 있고, 저희는 그 속에서 빛을 내려다 다들 포기하고 "N포세대"가 되는 것입니다.

그렇게 꺼지지 않는 촛불처럼 빛나야 할 우리 청년, 청소년들이 각자의 빛을 잃고 암흑만이 이 국가에 다가오고 있는 것입니다. 미래 우리 국가의 모습이 변화하려면 우리 청소년들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우리는 어른들과 함께 배우고 함께 성장하고 싶습니다. 같이 한 국가의 기틀을, 모습을 만들어가고 싶습니다. 이번 촛불집회 때 얼마나 가슴이 벅찼습니까. 함께 촛불을 들고 한 곳을 바라보며 빛을 낼 때, 저는 이 국가를 함께 변화시킬 수 있다는 희망을 가졌습니다.

우리나라가 어떤 나라입니까. 빠른 경제성장을 이룩했지만 지속가능한 성장의 과업을 가진 나라, 분단국가로서 통일외교와 국방·군사의 특수과업을 가진 나라, 삼면이 바다에 둘러싸이고 중국과 일본과 부대끼며 살아가 외교안보가 국가의 존망을 결정하는 나라, 저출산고령화로 인해 고령화사회를 넘어 고령사회로 빠르게 변화하는 나라가 아닙니까. 청소년들이 새롭게 변화시키고 해결하며 발전시킬 나라입니다.

진정으로 대한민국의 무궁한 발전과 영광을 위한다면, 선거연령을 만 18세로 인하하는 것은 너무나도 타당한 일입니다. OECD국가 중 우리나라만 19세 선거권이라 18세 선거권으로 바꾸자는 것도 아닙니다. 진정 대한민국을 생각해서, 대한민국의 지속적인 발전과 밝은 미래 속의 대한민국을 만들어 나가고 싶은 생각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그렇다면 오스트리아처럼 만 16세로 선거연령을 인하하는 것도 무리한 요구가 아니겠지요. 만 18세입니다. 만 16세도, 만 17세도 아닌, 만 18세에게 선거권을 부여하도록 하는 것은 너무나 타당하고 합리적입니다.

진흙탕 속 진주처럼, 우리 청소년들이 반짝반짝 빛나며 국가를 다시 세운다면, 진정 하나님이 보우하는 우리나라 만세를 외치는 세계속에서 빛나는 대한민국이 될 것입니다. 어른들의 비율은 점점 늘어나고 점점 젊은 세대들이 줄어듭니다. 이럴때야 말로 젊은 세대의 의견에 더 귀를 기울여야 할 때입니다. 저희는 그저 어른을 따라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제는 불통의 벽, 불신의 벽을 허물 때가 되었습니다. 지금이 바로 그때입니다. 감사합니다.
#18세선거권 #선거권 #선거연령 #정의당청년미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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